[타보고서] 수입차 고질병 고친 볼보…티맵 2.0 달고 안전 주행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은 상당수는 쓸모없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대부분 구글을 탑재한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한다. 하지만 한국은 구글지도를 제한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입차 인포테인먼트는 유독 한국에서만 불편함을 줬다. 값비싼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첨단 차량 인포테인먼트가 주는 불편(?)함은 안전과 직결된다. 가령 처음 가는 길에서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는 순간이나 주행 중 차량 내 에어컨이나 음악을 조작할 때 시야 분산을 주는 상황이다. 볼보는 이 같은 문제점을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먼저 해결했다. 티맵 인포테인먼트 2.0을 통해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국내 미디어에 '볼보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열고 새롭게 업데이트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2.0'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2.0은 2024년식부터 적용된다. 걱정할 것은 없다. 이미 출고한 고객들도 OTA(무선) 업데이트가 제공된다. 볼보는 이를 애플에 비유했다. 애플은 구형 아이폰에도 새로운 IOS를 출시할 때마다 업데이트 리스트에 넣고 서비스를 제공했다. 스마트폰의 수명보다 긴 시간을 업데이트로 챙긴 것이다. 볼보도 이 같은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2024년식 볼모 모델부터 우선 적용된 티맵 2.0은 개인화 루틴이 가능해졌다. 미리 설정한 명령어 한마디만으로 목적지 길 안내와 음악 재생, 차량 제어 등 운전 중 필요한 갖가지 편의 기능이 한 번에 작동된다. 매일 일정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기능도 설정할 수 있다. 실제로 시승차에 탑승한 기자는 “아리아 볼보 시승하러 가자”라고 말하니 운전석 옆 중앙 9인치 터치스크린 센터 디스플레이에 티맵(TMAP) 내비게이션이 표시됐다. 동시에 차량 에어컨도 작동됐다. 개인화 설정에 맞춰진 래퍼 로꼬의 신곡 '볼보(VOLVO)'가 플로(FLO) 앱을 통해 재생되기도 했다. 시승모델은 볼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40, XC60이다. 정확한 내비게이션과 음성 하나로 차량을 조작하는 것은 운행 중 안전과도 직결된다. 볼보가 2020년 SKT, 티맵모빌리티와 3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개발에 나선 것도 모두 안전 때문이다. 악사손해보험에 따르면 운전 중 스마트폰으로 GPS 경로를 안내받는 운전자는 절반이 넘는데, 이는 사고와도 연관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발표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를 보면 국산차 보유자는 68%가 순정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에 반해 수입차 보유자는 38%만이 순정을 사용했다. 볼보는 운전자의 시야분산도 줄이면서 앞으로 차량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업데이트로 바뀐 티맵 2.0이 적용된 센터 디스플레이는 마치 태블릿PC 한 대가 달린 느낌이다. 새롭게 추가된 티맵 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처럼 여러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티맵 스토어에서 설치할 수 있는 비발디 웹 브라우저는 차량에서 인터넷을 볼 수 있다. 유튜브도 볼 수 있고 평소에 궁금했던 검색도 할 수 있다. 볼보는 이 기능을 운전자들이 가장 기다렸다고 했다. 볼보는 연내 차량에서 배터리 충전과 주유 결제를 할 수 있는 '인 카 페이먼트'와 차량 정비 예약 등을 제공하는 고객전용 앱 '헤이 볼보'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차후에는 OTT 플랫폼도 도입해 볼보차가 단순한 운송공간을 넘어 일상공간으로 진화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볼보는 지금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선해 왔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 2.0 업데이트가 가장 큰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업데이트 직전에 경험했던 티맵 인포테인먼트는 시기상조라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변화에서는 정말 국산차와 비교해도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한줄평: 수입차 내비의 무덤, 한국에서 한 줄기의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