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샀는데 리퍼 상품이네?"...명품 재판매 피해 호소↑
백화점 매장에서 구매한 '명품'이 새 제품이 아닐 수도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백화점 제품을 '새 상품'으로 간주해 구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구매한 제품이 알고보니 '리퍼브' 제품이었다는 구매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리퍼브란 판매장에 전시됐거나 고장 또는 흠이 있어 소비자가 반품한 것을 다시 고치고 손질해 소비자에게 정품보다 싸게 파는 상품을 뜻하는데,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정가에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앞서 지난 3일 광주 신세계백화점 내에 입점해 있는 버버리 명품 매장에서 중고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해 논란이 한 차례 일었다. 제보에 따르면, 보증서가 2개가 담겨져 있었고 더스트백에는 립스틱 자국이 남아있는 중고제품을 다른 고객에게 설명없이 재판매한 것. 이후 비슷한 피해 사례를 당했다는 제보가 꼬리를 물었다. A씨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서 산 티파니 목걸이에 스크래치가 났는데, 팔 수 있는 물건이라고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B씨는 "잠실 롯데백화점 불가리매장에 갔는데, 사용감 있는 반지를 내놓고 직원에게 사용감 있어보인다 하니 이거 원하는 사람 많아요 식의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C씨는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몽클매장에서 구매한 패딩 후드가 재단불량인데 사측은 고객한테 도로 당당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이 중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명품 D사 구두를 구매한 김 모(30대)씨는 집에 돌아와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밑창에 사용한 듯한 흔적이 남아있어, 불쾌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사실 명품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고객이 상품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검수를 하지않고, 재판매 된 제품이라고 하면 제가 더 꼼꼼히 봤을텐데 그런 얘기는 일절없었다"면서 "대부분 직원이 알아서 검수해주고 포장된 상태로 받는데, D사에서 구매한 구두의 밑창은 사용한 흔적이 엿보여 리퍼 상품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말처럼 백화점에 입점돼 있는 명품브랜드사들은 리퍼제품임을 소비자들에게 사전 고지를 대부분 하지 않았다. 직접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브랜드 D사 매장을 방문, 리퍼블리싱 제품에 대한 판매 여부를 알아봤다. 기자가 "혹시 리퍼 제품은 사전에 고지해주나요?" 물으니 "리퍼제품을 별도로 표기하지는 않는다. 워낙 우리 제품같은 경우에는 인기가 많아 설령 리퍼제품이라 하더라도 개의치않고 구매해간다"고 답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E씨는 "명품의 경우 리퍼제품이라 하더라도, 분기별로 거의 가격이 인상되니 재고가 있으면 그냥 가져간다"며 "사용감이 크게 없으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고객한테 일부러 고지를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객에게 사전에 리퍼 제품에 대한 설명이 없는 부분도 아쉽지만, 재판매 된 제품을 다시 정가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 내에 입점돼 있는 명품 제품의 경우 최소 몇백만원 단위부터 가격대가 형성되는데,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 만큼 새제품을 받고자 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인 샤넬과 에르메스에 리퍼상품 판매정책을 물으니 "아직까지 고객이 리퍼 제품으로 인한 불만을 표한 민원이 접수 된 경우는 없었다"며 "내부 부서에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백화점에서 새 상품과 다르지 않는 상태라면 리퍼 제품을 새 상품처럼 판매하기도 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백화점 입장에서는 명품 브랜드사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으니 별다른 제재를 하기 힘든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리퍼 제품임을 고지해야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이를 새상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것은 엄연히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