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단골 '플랫폼 국감'…짝퉁 유통·정보 유출 지적
매년 국회 국정감사 단골로 등장한 플랫폼 기업인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증언대에 올라, 소비자 피해와 자영업자 출혈경쟁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집중 질타를 받았다. 네이버는 상임위원회 세 곳에 소환됐고,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4년 연속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계열사 대표·임원들은 전날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농해수위는 김정우 네이버쇼핑 이사를, 복지위는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 총괄 부사장을 각각 불러냈다. 당초 복지위에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출석 전날 이를 철회했다. 산자위는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대표를 국감장에 세웠다. 그간 국감에서 플랫폼을 겨냥한 고용 복지·미흡한 상생 정책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면, 올해는 소비자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의원들 질의가 쏟아졌다. 국감 세 차례 소환된 네이버…'의료정보 유출·짝퉁 상품' 도마위 농해수위 국감에선 네이버쇼핑 원산지 표시 위반이 문제됐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는 재작년 입점업체 원산지 위반에 대해 자체 모니터링과 계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 들어 외려 위반건수가 늘어났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 안전성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큰데, 이는 수산물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대형마트나 홈쇼핑처럼 업체 원산지 위반 단속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우 이사는 “네이버쇼핑 판매자 대부분 소상공인”이라며 “지나친 관리 감독에 따라 입점 장벽이 높아져 온라인 판로가 막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이사는 “앞으로도 모니터링과 페널티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관과 협력해 대책을 마련하고, 판매자가 원산지 표기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복지위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이버의 실손보험 청구서비스를 통한 의료정보 유출 문제를 꼬집었다. 상대방 주민등록번호를 알면 네이버를 통해 손쉽게 민감한 개인 건강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봉석 부사장은 “구멍이 있던 것 같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1차 조치를 끝냈고, 추가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자위는 짝퉁 상품 유통 문제를 꺼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한 샤넬 향수 성분 시험 성적서를 제시하며 “메탄올 0.2 이상이면 판매가 금지되는데 이 제품(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메탄올이 0.28 함유했다”며 “시신경에 아주 치명적인 오염물로 실명 위험이 있다”고 했다. 김주관 대표는 “가품 유통을 막고자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사전 판매 중단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마트스토어 내 만연한 허위리뷰에 대해 묻자, “일부 인지하고 있다”며 “신고 접수된 건에 대해 확실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자위 국감대 선 메타·배민…"소비자 피해 지속 점검" "상생안 마련" 약속 산자위 국감에는 네이버 외 플랫폼 기업인들이 증인대에 올랐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에는 불법 위조 상품 유통 문제가 제기됐다. 허욱 페이스북코리아 대외정책 부사장은 “우려되는 이용자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해서 점검하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허 부사장은 “게재되는 콘텐츠양이 많다 보니 시스템이 불완전한데, 이런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겠다”며 “시스템을 고도화해 상표권자, 이용자 신고를 통해 훨씬 높은 수준으로 콘텐츠를 감지하도록 의견들을 본사에 전달하겠다”고도 했다. 배민은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국감에 불려나갔다. 올해는 자영업자 간 과도한 경쟁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 입점업주를 위한 광고상품 울트라콜(깃발)이 영업 외 지역에도 홍보(깃발꽂기) 가능한 구조라, 지역 내 점주들 사이 무분별한 광고 경쟁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고객중심경영부문장(부사장)은 “배달 권역을 반경 7㎞로 제한하고, 이 안에서만 깃발을 꽂을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발 스타트업 시장 진출을 방해한다는 질문에, 함 부사장은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영세 업체나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데이터 연동 관련) 비용감면 방안이 있는지 가이드라인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가짜 후기 작성과 플랫폼 입점업체 리뷰조작을 놓고, 프리랜서 마켓 크몽 박현호 대표는 "이전부터 꾸준히 필터링하고 있다"며 "위반 시 경중에 따라 업체 영구 제명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달 말 예정된 산자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 국감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 국감'이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포털 가짜뉴스와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 등이 문제로 거론된다. 배민은 함 부사장에 이어, 26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종합 국감에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증인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 대표는 배민 라이더들이 업무 수행 시 사용하는 앱 알고리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점에 대해 증언한다. 환노위는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도 참고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