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 중단 위기..."누적 부채 500억 이상"
고객과 판매자가 라이브 영상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쇼핑 플랫폼 '보고'(VOGO) 운영사 '보고플레이'가 누적 부채 500억원 이상으로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다. '계획된 적자'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 초특가, 페이백, 적립금 혜택 등을 앞세워 덩치를 키워 지난해 말 기준 거래액 2천300억원, 회원 수 100만을 돌파했지만 설립 3년이 지나지 않아 스타트업 데스밸리를 넘지 못한 셈이다. 보고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C-lab으로 지난 2020년 설립된 라이브커머스 쇼핑 플랫폼이다. 지난해 5월에는 포스코기술투자, 디티앤인베스트먼트, SK증권, IBK 기업은행과 일본 벤처캐피탈 코로프라넥스트로부터 총 110억원 규모 시리즈A를 유치하기도 했다. '산 만큼 돌려준다?'…과도한 페이백·적립 이벤트 수익 발목 잡아 '초특가 라이브쇼핑'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이 업체는 상품에 따라 결제금액의 최대 100%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혜택으로 저렴한 구매를 찾아 나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회원 수 역시 2021년 10월 30만 명에서 지난해 10월 100만 명으로 급성장했고, 같은 기간 누적 거래액도 800억원에서 2천30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스타트업 업계에도 찬 바람이 불자, 이 같은 수익 모델은 오히려 덫으로 작용했다. 대규모 할인 행사로 인한 비용 증가로 현금 흐름이 악화된 데다, 수익성을 중시하게 된 현 시장 상황에서 추가 투자 유치 마저 난항을 겪는 것. 업계에 따르면, 보고플레이 부채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435억원에서 12월 말 기준 526억원으로 늘어났다. 10월 대규모 할인 행사에 연이은 마케팅과 할인 등으로 불어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 보고 앱에서는 고객센터 전화 응대, 커뮤니티 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또 예정된 라이브 방송을 보여주는 라이브 캘린더에도 1월 12일을 마지막으로 예고된 방송이 없는 상태다. 이번 서비스 중단 위기로 보고에 입점해있는 소상공인 등 업체들에게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규 투자 확보·시장 변화에 대응 못 했다…한 달 내 서비스 정상화할 것” 사태가 커지자 류승태 보고플레이 대표는 지난 22일 보고 앱을 통해 "신규 투자 확보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면서 “한 달 내로 서비스를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류 대표는 “대표로서 운영에 부족했던 점을 깊게 반성하고 있으며, 고객과 대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는 입점사, 파트너사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현재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채권자 협의 및 신규 자금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보고플레이가 입점 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 판매 대금은 3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정산 입점사는 615곳에 달한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외형 매출을 늘리기 위한 쿠폰 발행 등 전략에 과도하게 의존을 했는데, 이것이 반복되다보니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