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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까지 치솟은 통신비 감면...국민 복지 떠안은 기업

취약계층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보편적 역무에 따른 요금감면 규모가 올해 1조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에서 법으로 지원 대상과 감면 기준을 정하는 복지제도인데, 비용은 민간 회사인 통신 3사가 분담하고 있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이 이를 따르고 있으나 날로 커지는 규모가 문제다. 지난 2017년에 처음 도입될 당시 3사가 합산 4630억원의 감면액을 부담했는데, 9년 새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최근 통신 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별도기준으로 3조원 가량이다. 즉, 통신사업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성 규모의 절반 가까이 요금감면에 쓰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부담한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액은 총 1조 3572억원이다. 5000억원이 안되던 감면액 규모는 제도 시행 4년만인 2020년 9632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했고, 올해 예상되는 감면액 규모는 1조 5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고령화 속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감면액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은 전기통신사업법상 보편적 역무에 포함된 제도다. 법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기초연금 수급자 등이 통신비를 감면받는다. 이 제도가 도입된 이듬해인 2018년 7월부터 기초연금 수급자가 감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감면액 규모의 급격한 증가는 충분히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약 70%가 기초연금 수급자에 해당하며, 요금제의 50%를 월 최대 1만 1000원 감면받고 있다. 공기업이 제공하는 전기를 비롯해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에서도 취약계층 요금감면에 기초연금 수급자를 포함하지 않지만 통신 산업에서만 포함됐다. 고령화는 한국 사회 전체가 고민할 대목이다. OECD 기준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1위다. 요금감면 제도가 도입된 2017년에 한국은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지난 2024년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도달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실제 이통 3사의 요금감면 대상자 가운데 어르신들이 50~60%를 차지하고 있는데, 2035년에는 주민등록인구 가운데 노령층이 30% 비중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아니라 특정 산업에서만 제공하는 요금감면 복지 규모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만 65세 이상 어르신의 수도권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비용 조달 문제를 두고 사회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고 이미, 국민연금 역시 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해 연금 수급이 시작되는 연령을 이미 상향 조정했다. 통신비 요금감면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르신들이 쓰는 소액의 요금제 지원 수준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이동전화 서비스의 취약계층 요금감면은 결합할인과 선택약정할인이 중복으로 적용되면서 10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쓰더라도 실제 납부액이 거의 없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 복지 통신사가 전액 부담, 계속될 수 있나 다른 나라가 시행하는 취약계층 요금감면 제도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명확하다. 감면 대상자 수는 2023년 기준으로 한국은 776만 명에 이르는데, 인구 3억 명이 넘는 미국의 감면자 수 규모가 한국과 비슷한 편이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전체 인구에서 감면 대상자가 0.1%도 차지하지 않는다. 저소득층, 상이군인, 장애인 중심으로 감면이 이뤄지는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만 고령층 감면이 포함된 이유로 풀이된다. 요금감면 대상 서비스는 한국이 이동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이 해당하는데 미국은 유선전화,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 감면받을 수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감면 대상 서비스는 유선전화뿐이다. 요금감면 규모도 한국은 몇 배씩 증가하는 상황인데 미국, 스페인, 프랑스는 전체 감면액이 줄어들고 있다. 프랑스는 2020년 말로 요금감면 제도를 중단했고, 스페인은 감면 대상에서 결합 서비스를 제외했다. 미국은 과도한 요금감면을 억제하기 위해 이미 10년 전에 감면 총액 상한을 설정했다. 무엇보다 감면 비용을 조달하는 방식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과 스페인, 프랑스는 이동통신사가 전액 부담하는 한국과 달리 보편적 역무 기금을 활용해 요금을 감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페인과 프랑스는 기금 조성에 통신사가 일부 분담하고, 미국은 전체 음성 가입자에 청구한 비용으로 요금을 감면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요금감면 제도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취약계층의 통신 접근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도다. 그런 가운데 다른 나라와 달리 감면액 규모가 계속 불어나도 모든 비용은 기업에 전가되는 식이다. 아울러 감면 대상자가 늘어마녀 통신사의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통신사 3개 회사가 연간으로 거둘 수 있는 이익의 절반까지 치솟은 감면액을 고려하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점치기도 어렵게 된 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26.09.21 16:38박수형 기자

유튜브 보는데 요금감면은 통신사?...'통신 복지→디지털 복지' 개편돼야

통신사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감면 규모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정부가 지원 대상과 수준을 정하고 특정 민간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회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제도 개편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거나 통신사 외에 다른 디지털 사업자가 재원을 분담하는 방안부터 별도의 복지기금을 만들거나 이용자에게 디지털 이용권을 지급하는 방식까지 다양하다. 이를테면 이용빈 전 의원은 부가통신사업자도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보편적 역무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정헌 의원은 정부와 디지털 생태계 사업자가 재원 마련에 참여해 이용자에게 디지털 이용권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고, 김장겸 의원은 디지털 복지기금을 신설해 부가통신사업자도 재원을 분담하고 복지 범위를 콘텐츠와 디지털 플랫폼 이용까지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르지만 통신 3사가 요금을 직접 감면하고 비용까지 부담하는 현행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같다. 정부의 재원 부담을 늘릴지, 디지털 산업 전반으로 분담 주체를 확대할지, 요금감면 대신 이용자가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할지 등이 제도 개편의 선택지로 제시된 셈이다. ICT 기금 개편 수순, 논의장 마련됐다 국회에서 제시된 요금감면 개편안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재원 마련 방식이다. 별도의 디지털 복지기금을 신설하거나 정부와 디지털 사업자가 함께 재원을 마련하는 등 통신사에 집중된 부담 구조를 바꾸는 방안이 공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에서도 기존 ICT 기금 체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기획예산처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2026년 기금평가 결과에서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은 통합 권고를 받았다. 두 기금은 산업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역할을 구분하기 어려워졌고 통신사가 납부하는 주파수 할당대가를 주요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겹친다는 이유다. 아울러 기금의 재정 여건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ICT 산업 무게중심이 AI, OTT를 비롯한 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데 기금 부담은 기간통신사와 방송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기금을 단순히 하나로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원을 누가 부담하고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까지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기존 기금 분담 구조를 플랫폼과 OTT 등 디지털 사업자로 넓히고, 사용처 역시 디지털 포용과 보편적 디지털 접근 등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 요금감면 재원 문제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김장겸 의원이 별도의 디지털 복지기금 신설을 제안한 만큼 새로운 기금을 만들 것인지, 기존 ICT 기금을 개편해 활용할 것인지도 따져볼 수 있다. 다만 현재 기금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요금감면 비용을 기존 기금에 단순히 얹는 방식은 어렵다. 기금의 부담 주체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재원 확보 방안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통신사 부담 나누고 지원 범위 넓히고 기금 체계 개편과 별개로 요금감면 제도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정부의 직접적인 비용 분담부터 기금의 부담 주체 확대, 별도 기금 신설,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식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다. 기금을 활용한다면 분담 주체를 디지털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현재 방발기금과 정진기금의 부담 구조를 일정 규모 이상의 디지털 사업자까지 넓히는 방식이다. 예컨대 방발기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로 부담 대상을 확대하고, 정진기금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가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 앞서 발의된 법안처럼 국내 매출액과 월평균 이용자 수 등을 고려해 부담 범위를 정하되 전년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사업자는 제외하는 방식이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디지털 사업자에 공적 비용을 분담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는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자에 자국 매출 5%를 기금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연합은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디지털네트워크법을 추진하며 산업 생태계 비용 분담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시장 변화에 맞춰 비용 분담 주체를 넓히는 움직임이 주요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별도의 디지털 복지기금을 만드는 방안도 있다. 김장겸 의원이 제안한 방식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간통신사와 부가통신사가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취약계층의 통신비 외에 디지털 서비스 이용 지원에 사용하는 내용이다. 기존 통신요금뿐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이용료와 콘텐츠 구독료, AI 등 앱 서비스까지 지원 대상으로 넓힐 수 있다. 지원 대상 서비스의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있다. 이정헌 의원이 제안한 디지털 이용권은 사업자가 통신비를 직접 깎아주는 현재 방식과 달리 일정한 지원액을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이를 이동통신이나 초고속인터넷 요금에 사용할 수도 있고, 제도 설계에 따라 AI 서비스와 OTT, 콘텐츠 등 자신에게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감면 기준, 부담 방식 개편도 고려해야 기금 개편과 함께 요금감면 대상과 수준, 통신사가 부담하는 비용을 직접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표준 요금제 수준을 기준으로 최대 감면액을 설정하면 이용자 간 감면금액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결합할인, 선택약정 등과 중복되는 부분을 조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 기존 제도를 활용해 통신사의 부담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현재 전파사용료 면제 대상에서 빠진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까지 면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정부가 2018년 요금감면 확대 당시 전파사용료 감면 근거를 마련한 만큼 별도 제도 신설 없이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미국처럼 요금감면 지원 규모에 총액 한도를 두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감면 대상 증가에 따라 지원 규모가 계속 불어나는 것을 막고 일정한 재원 범위 안에서 제도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여러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정부도 요금감면 제도 개선 논의를 본격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업계와 구성한 민관협의체에서 보편적 역무에 따른 요금감면 제도 개선을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논의하고 있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요금감면 제도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민관협의체에서 하나의 아젠다로 두고 있다”며 “부처에서도 여러 차례 검토한 사안이고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많이 나와 그동안 제기된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가 현재 시점에도 맞는지 살펴보고 국회서 계속 제기된 요금감면만 언제까지 할 것인지, 이동통신 요금 외에 다른 서비스로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바우처에 대한 근거를 법에 두고 의미있는 규모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6.09.21 14:55박수형 기자

"농촌에 인터넷 깔아야 하나"...스타링크가 던진 보편서비스 논쟁

미국에서 저궤도 위성통신을 농촌 지역의 인터넷 보편서비스로 인정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정부 지원 없이도 스타링크가 미국 농촌 대부분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게 된 만큼 매년 약 45억 달러(약 6조원)가 드는 기존 농촌 통신망 지원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전통적인 통신사와 광케이블 고정무선 사업자들은 위성 신호가 닿는다는 사실만으로 보편서비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모든 이용자에게 충분한 용량과 안정적인 품질,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보조금 존폐를 넘어선다. 스타링크를 광케이블이 닿지 않는 곳을 메우는 보완재로 볼 것인지, 광케이블과 나란히 농촌 보편서비스를 책임질 기간통신망으로 인정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18일(현지시간) 라이트리딩닷컴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3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보편적서비스기금(USF)의 고비용 지원(High-Cost, 하이코스트)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이코스트는 인구가 적거나 지형적인 문제로 통신망 구축 운영 비용이 많이 드는 농촌 지역에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연간 약 45억 달러가 투입돼 전체 USF 지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FCC는 현재 이 제도의 전면적인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타링크 있는데 왜 망을 구축하나”, 스페이스X 선전포고 스페이스X 주장의 출발점은 농촌 인터넷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인구가 적고 가구가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광케이블이나 유선망을 구축하면 가입자 한 명을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급격히 높아졌다. 민간 사업자가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 도시와 농촌의 통신 격차를 메워왔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가 이 전제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한다. 가구마다 수십 킬로미터의 광케이블을 끌어오지 않아도 위성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유다. 통신전문매체 피어스네트워크는 “스페이스X의 주장을 단순한 보조금 삭감 요구가 아니라 하이코스트 존재 이유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라며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가 사실상 농촌의 초고속인터넷 접근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기존 제도가 시대에 뒤처졌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실제 스타링크가 미국 농촌 인터넷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피어스네트워크가 시장조사업체 뉴스트리트리서치와 리콘애널리틱스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 스타링크 신규 가입자의 상당수가 소규모 농촌 인터넷 사업자에서 이동하거나 기존에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던 이용자로 나타났다. 농촌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스타링크가 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는 음성전화 역시 기존 지원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동통신과 인터넷전화(VoIP)를 통해 광대역 연결만 있으면 음성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과거 유선전화망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원 논리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이코스트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남는 USF 재원을 이용자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데 투입하자고 요구했다. “농촌의 문제가 더 이상 인터넷망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통신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로 바뀌었다”는 게 스페이스X 논리다. 기존 보조금 없애자면서...스타링크도 정부 지원금 받는다 스페이스X가 모든 농촌 인터넷 보조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IT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초 각 주 정부에 424억 5000만 달러(약 57조원) 규모의 연방 광대역 구축사업 BEAD에서 스타링크가 지원금을 받기 위한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스페이스X는 BEAD 지원 지역의 이용자가 실제 스타링크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원 대상 지역에서 100Mbps 다운로드와 20Mbps 업로드 서비스를 요청받은 뒤 10영업일 안에 제공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하면 지원금의 50%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10년에 걸쳐 받는 방식도 제안했다. 저소득층에는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하고 월 80달러 이하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조건도 내놨다. 반면 BEAD 지역을 위해 별도의 위성 용량을 비워두지는 않고 전체 스타링크 망 운영 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하이코스트와 BEAD는 목적과 지원 방식이 다른 제도다. 하이코스트는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통신망 구축과 지속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반면 BEAD는 통신 서비스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 새로운 초고속인터넷을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입장을 단순히 보조금에는 반대하면서 자신은 보조금을 받으려 한다고 해석하기에는 차이가 있다. 두 주장을 함께 놓으면 스페이스X가 원하는 방향이 선명하게 확인된다. 농촌에 정부 돈을 쓰지 말자는 것보다 광케이블 등 특정 지상망을 장기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스타링크 같은 저궤도 위성통신도 비용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바꾸자는 주장에 가깝다. “신호만 잡히면 보편서비스가 될 수 있나” 지상 통신망 사업자들은 스페이스X가 접속 가능성과 보편서비스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무선인터넷서비스사업자협회(WISPA)는 FCC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미국 전역에서 제공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지역에서 충분한 용량과 적정한 가격, 안정적인 품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꼬집었다. 가입자가 늘어나도 특정 지역에서 충분한 네트워크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 기상이나 장애 상황에서도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WISPA는 “저궤도 위성통신을 지상망 구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활용할 수는 있지만 위성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농촌망 지원을 없애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농촌 지역의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투입한 정부 재원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농촌에 설치된 광케이블과 유선망 상당수가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원을 받아 구축됐는데 운영 지원까지 중단하면 자체적인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지역에서 기존 망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리로 스페이스X는 그간 농촌 지역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FCC는 지난 2022년 스타링크가 농촌디지털기회기금(RDOF)에서 따낸 지원금을 승인하지 않았다. 스페이스X가 약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4년 사이 스타링크의 규모와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피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6월 기준 전 세계 164개국에서 스타링크 가입자 1030만명을 확보했다. 아울러 FCC는 올해 들어 스페이스X의 차세대 스타링크 확대와 아마존의 위성망 추가 배치를 승인하는 등 위성 브로드밴드의 용량 확대를 잇달아 허용했다. 위성이 미국 전역 어디서든 일정 수준 이상의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모든 농촌 가구까지 지상망을 구축하고 계속 운영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게 스페이스X가 던진 질문이다. 반대로 현재 접속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용량과 품질, 가격, 안정성까지 보장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지상망 업계의 반론이다. 이 논쟁은 스타링크가 광케이블이 갈 수 없는 곳을 연결하는 보조망에 머물지, 광케이블을 깔지 않아도 되는 지역을 결정하는 보편서비스망으로 올라설지에 달렸다. 결국 미국의 연 45억 달러 농촌 통신지원 체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26.09.19 08:49박수형 기자

[르포] 전화통화도 어렵던 다도해 섬 뚫은 초고속인터넷

[진도(전남)=박수형 기자] 진도에서 뱃길로 약 40분, 150개 가량의 섬으로 이뤄진 조도군도. 다리로 연결된 상조도와 하조도는 과거 전기도 들지 않던 섬이다. 지금은 1300여 명이 거주하지만, 전화가 있는 집도 2~3가구에 지나지 않았다.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된 것도 2002년 월드컵 이듬해부터다. 상조도, 하조도 주민들은 전복과 톳 양식, 해풍이 길러낸 쑥 농사를 업으로 삼고 있다. 섬에서 나고 자라 환갑을 넘긴 주민자치회장 박영남 씨는 어려서 촛불 아래 책을 폈고 장을 보려면 진도 5일장 날짜에 맞춰 배에 몸을 실었다고 했다. 그보다 전에는 목포까지 뱃길로 다섯 시간이 걸려야 뭍에 사는 이들과 비슷한 생활이 가능했다. 이 섬에서 육지와 동일한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건 고작 10년이 지났다. 광 인프라(FTTH) 기반의 기가인터넷 서비스는 2015년에야 시작됐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주민은 인터넷 예약이 30~40% 비중을 차지하고, 초등학교 3학년 자녀 교육은 인터넷 도움을 빌린다고 했다. 교사와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학습 콘텐츠를 웹에서 찾는 식이다. 섬 주민들은 장을 보러 배를 타지 않고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전복과 해풍 쑥과 같은 농수산물은 인터넷으로 판매하게 됐다. 박영남 씨는 “전화 통화 한 통도 끊기지 않고 제대로 어려웠던 지역에서 인터넷으로 초본 등본을 떼고 영상통화를 하고 지낸다”며 “바다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날씨 정보는 라디오에만 의존했는데,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육지와 다를 바 없는 삶이 가능한 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상조도 꼭대기에 걸린 파라볼라 안테나 조도군도의 인터넷 통신은 상조도 해발 210미터 높이의 도리산 전망대에 설치된 KT 통신철탑이 가능케 하고 있다. 이곳은 360도로 펼쳐진 다도해 전망을 살피는 사진작가들의 명소로 불리는 곳인데, 이 일대 섬의 인터넷 신호를 공급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도리산 전망대는 과거 팽목항으로 불리던 진도항에서 출발해 남서쪽 8킬로미터 거리의 하조도 창유항에 배를 내려 상조도와 하조도를 잇는 길이 510미터의 조도대교를 지나 이를 수 있다. 하늘 높이 솟은 철탑에는 20개 안팎의 파라볼라 안테나가 설치됐고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의 안테나는 전남 진도와 해남을 바라보고 있다. 육지와 섬 사이에 해저케이블을 놓을 수도 있지만 남서 해안 특유의 강한 조류와 양식을 비롯한 어민들 어업활동으로 쉽지 않아 마이크로웨이브라는 통신으로 인터넷을 주고받는다. 조도군도가 육지와 인터넷으로 연결된 주된 경로는 진도와 연결된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이다. 해남은 진도와의 연결에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이원화 통로다. 육지의 인터넷 신호를 이처럼 상조도에 닿으면 KT 철탑에서는 다시 인근의 작은 섬으로 인터넷 신호를 뿌려준다. 상조도에서 인터넷으로 연결된 섬은 모두 17곳이다. 인구가 많은 섬에는 주파수 대역을 여러 개 사용해 데이터 전송 채널을 늘려 기가인터넷 서비스까지 공급된다. 인터넷 신호가 닿을 수 있다면 초당 100메가비트의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고, 인구가 극히 적은 경우 일반 집전화(PSTN) 서비스만 신청받아 제공하는 섬도 있다. “가장 험남한 곳에, 가장 든든한 연결” 상조도, 하조도를 비롯해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같이 수백 개에 이르는 섬에서 소비자가 월 몇만 원의 요금을 내겠다고 해도 통신사가 선뜻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상조도 중계소 철탑을 하나 세우고 고치는데 수십억 원이 들고 운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역무가 법으로 보장돼 있고, KT는 국가가 지정한 보편 역무 의무사업자로 전국 도서와 산간 지역 서비스 제공을 맡고 있다. 가사도, 관매도, 독거도, 맹골도 등이 포함된 조도군도 외에 KT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반도 섬은 440개에 이른다. 인구가 100가구에도 못 미치는 섬이 이 중 75%를 차지한다. 휴전선 인근 백령도와 연평도는 인천에서 마이크로웨이브 신호를 내보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 이런 곳에서는 일반적인 육지에서 맨홀 뚜껑 아래 관로로 연결된 광케이블이 건물까지 닿아있어 단자를 꼽으면 통신이 이뤄지는 환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이크로웨이브라는 무선 통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빗방울이 굵어지면 전파의 회절이 발생해 품질이 떨어져 통신 신호를 조절해야 하고 언제든 해상의 강풍과 염해, 낙뢰에 대비해야 안정적인 서비스가 유지되는 곳이다. 육지에서는 목포에서 KT 직원이 수시로 살피고 협력사 직원이 섬에 상주하며 전송장비 유지보수와 주민들의 불편을 수시로 살피고 있다. KT 네트워크부문의 김민규 목포운용팀장은 “도서지역은 고객 수요가 적어 망 구축이나 운영 비용을 경제성으로만 따져 사업을 할 수 없는 곳”이라면서도 “그럼에도 통신은 국민 생활과 안전에 밀접하 필수적인 인프라라고 생각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기본적인 통신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곳에서는 2003년부터 FTTH 방식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고 보편적 역무는 100Mbps까지지만 2015년부터 1기가 인터넷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인터넷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육지와 동일한 통신 환경을 구축해 누구나 AI와 디지털 교육을 이용할 수 있고, 지리적인 환경 격차를 줄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2026.06.28 09:05박수형 기자

올림픽·월드컵 지상파 중계 의무화 법안 과방위 통과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강화하는 법안이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소급 입법 위헌 논란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한 가운데 여당 주도로 의결됐다. 보편적 시청권 관련 방송법 개정안은 월드컵, 올림픽 등 국민관심행사에 대해 하나 이상의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실시간 중계를 포함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중계방송권자는 행사 6개월 전까지 방송권 범위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협의해야 하고 방미통위는 중계권 계약과 재판매 공동계약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소급 입법 논란이 일었던 공포 후 6개월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을 넣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장 내달 개막하는 북중미월드컵은 법 적용을 피하게 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표결 전 회의장 퇴장에 앞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충권 의원은 “JTBC가 중계권을 비싸게 파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정훈 의원은 “특정 방송사가 막대한 금액을 들여 중계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과잉입법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은 이에 대해 “보편적 시청권은 지난 동계올림픽 때 방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국민 알권리가 보장받지 못했는데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법제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07 17:53박수형 기자

LTE로 KT 시내전화 쓴다...도서·산간 통신 사각지대 해소

유선망 기반의 시내전화 서비스에 LTE 무선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주나 관로 설치가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에서 시내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LTE를 활용한 시내전화 서비스를 실증특례로 지정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보편적 역무에 해당하는 유선전화 일부 구간을 무선으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통신주나 관로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시내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선전화 보편적 역무 대상자인 KT와 이용자가 유선망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야 했다. 시내전화 이용을 위해 유선망을 구축하는 신청은 연간 1550건 수준으로 평균 공사비는 290만원에 달한다. 그런 가운데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LTE 망을 활용해 라스트원마일 투자를 줄이면서 시내전화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게 됐다. 아울러 국민들의 통신 서비스 이용에 대한 부담도 대폭 줄였다는 평가다. 이는 유선 기반 시내전화 제공 구조를 무선망으로 확장할 수 있게 한 최초의 사례로, 기술 방식에 관계없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중립성 원칙'을 통신 정책에 적용한 것으로 향후 보편적 통신서비스 제공체계의 기술중립 전환 기반을 다졌다는 의미가 크다. KT는 실증을 통해 고령층, 취약계층 등 기존 통신 환경에서 소외되기 쉬운 이용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통신 접근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실증기간 동안 통화 품질과 이용자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형민 KT CR실장은 “이번 실증특례 지정은 유선망 구축이 어려운 지역의 통신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KT는 앞으로도 보편적 통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위에서는 AI 기반 중증외상 환자 케어시스템과 내외국인공유숙박 등의 안건도 처리됐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 폐쇄된 장소에서 개인정보와 민감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영상을 수집·활용하려면 정보주체의 사전동의가 필요하지만 중증외상센터의 경우 장소의 특성상 의식이 없는 긴급 환자가 많아 사전동의를 받기 어렵다. 이를 고려해 사후동의를 전제로 비식별화된 영상의 의료 AI 학습 등 활용이 가능토록 했다. 또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는 도시민박업을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내외국민 공유숙박 서비스를 기존 실증특례에서 임시허가로 전환한다. 이밖에 케이블TV 비역방송에서 커머스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증특례도 임시허가로 전환, 관련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차관은 “ICT 규제샌드박스는 오늘로 규제특례 지정 300건을 달성하며, 신기술‧서비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규제혁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AI의 개발, 학습,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발굴·개선하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축적된 실증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합리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2026.05.06 14:35박수형 기자

월드컵 JTBC 단독중계 피했다...KBS 공동 중계

KBS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에 나선다. 월드컵 개막 52일을 앞두고 JTBC의 제안을 KBS가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을 가입해야만 시청할 수 있는 종합편성채널 외에 지상파 채널이 가세하면서 지난 올림픽과 달리 국민적 관심사인 행사를 두고 보편적 시청권 논란에서 벗어나게 됐다. JTBC는 20일 오후 “지상파 방송 중 우선 KBS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공동 중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다른 지상파 방송사에도 KBS와 합의한 같은 조건으로 최종 제안을 했다”며 “그 결과에 따라 월드컵 중계 채널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S 역시 “월드컵을 공영방송인 KBS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게 됐다”며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지만,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극적인 합의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약 1900억 원에 확보한 JTBC는 디지털 재판매 수익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중앙그룹과 지상파 3사가 절반씩 나누는 방안을 제시한 뒤 다시 지상파방송사 한 곳당 140억원을 제안했는데 KBS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6.04.20 20:35박수형 기자

김종철 위원장 "청소년 SNS 금지로 과몰입 문제 해결 못해"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청소년의 SNS 사용에 대해 “(해외 일부 국가와 같이) 계정 삭제나 이용금지 등의 규제 일변도 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대상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SNS 이용을 금지한다고 해도) 청소년들이 우회하는 방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정보미디어 환경에거 기술 발전을 규제가 선도할 수 없다는 점도 자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경험이 있다”면서 이용을 억지로 막는 게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편향된 알고리즘 등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주법원에서 청소년의 SNS 과몰입을 초래하하고 중독성을 갖게 하는 설계 구조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에 손해배상 책임과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내놨다”며 “굉장히 중요한 법적 책임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주의 16세 미만 SNS 계정 삭제 조치에 이어 다른 나라들이 많이 따라가고 있는데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청소년들과 만나 이에 대한 입장도 청취했다”며 “이 문제는 맞춤형으로 규제와 보호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연령별로 단계적으로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아동층과 청소년을 달리 볼 필요가 있다”며 “또 SNS 문제로 국한할 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미디어 정상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고 미디어 역량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실효성을 갖출 수 있어 사회적 합의라는 토대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최근 올림픽 단독중계 논란에 현안으로 떠오른 보편적 시청권 문제를 두고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에 대해 당장의 성과는 없으나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끈다. 김 위원장은 “월드컵 중계권 협상의 가시적 성과는 내놓을 게 없다”면서도 “오늘 아침 조찬 간담회에서 미래 지향적인 논의 토대는 구축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사들은 올해 월드컵 중계만 보고 논의하는 게 아니라 JTBC가 확보한 2030년까지의 중계권 전체를 새로운 조건에서 공동중계가 가능한 원칙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굉장히 비관적인 상황에서 희망의 씨앗을 가진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송사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재정적인 손실이 분명히 예견되는 점에 따라 전망이 여전히 밝지 않은 게 사실이다”면서도 “(방송사들에) 단순히 중계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과 손해로만 논의해선 안 되고 공적 책임과 연대적인 가치 토대 위에서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위원회 출범 이후 여전히 상임위원 다수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점을 두고 “희망컨대 빨리 조직 구성이 이뤄지길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가 가동될 수 있도록 운영규정과 같은 필요한 사항을 우선적으로 다뤄야 하고 행정기관으로서 법제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며 “방송 3법을 비롯해 방송미디어통신 분야에서 여러 법이 개정됐는데 후속 법령을 갖추지 못한 점이 시급한 과제”라고 토로했다. 이어, “또 방송 생태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안과 통신 분야에서 행정공백으로 인해 누적된 문제는 모두가 1호로 다뤄야 할 문제”라며 “(조직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 산하 기관으로 가칭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에 대해서 “최근 넷플릭스의 BTS 공연 중계로 우리 (플랫폼이) 맡지 못한 점은 위기나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졌다”며 “좋은 규제와 산업 진흥을 위해 산하기관이 반드시 필요하고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공감대를 이루고 있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뜻이 모아질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2026.03.30 16:58박수형 기자

월드컵 이후도 독점중계?..."보편적 시청권 재설계 필요"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JTBC가 단독 중계하면서 시청권에 제한이 생겼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는 방송법 내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의로 번졌는데, 기존 법제에서 포섭하지 못한 OTT까지 스포츠 중계에 가세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맞게 법제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올림픽 중계방송권 독점 논란과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보편적 시청권 제도'에 따르면 현재 보편적 시청권 제도 전반을 검토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설계 방향은 국민 관심 행사에 추가 비용이 이뤄지지 않는 시청, 주요 관심 행사에 대한 기준 재검토, 기존 방송 외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포함 등이 주요 골자다. 현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방송법에 따라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운용하는데 국민 주요 관심 행사로는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WBC, 성인 남자 국가대표팀 아시안컵 등이 꼽힌다.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유사한 제도를 운용하는데 현지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은 미디어법에 따라 보편적 시청권 범위를 디지털 플랫폼과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의견 수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입법조사처는 보편적 시청권 정의를 개정해 국민들이 별도의 비용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료방송이나 별도의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야 하는게 기본 원칙이란 뜻이다. 중계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영방송의 중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통합, 사회 다양성, 방송의 공적 가치 등을 고려해 국민 관심 행사 지정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고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패럴림픽과 같이 사회 소외계층으로 이뤄진 행사와 여자국가대표팀 경기, 기타 문화 행사 등을 포함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방송 채널 중심의 현행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맞게 온라인 플랫폼 및 서비스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고, 서비스 채널을 방송중계권과 디지털 중계권으로 세분화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3.29 15:09박수형 기자

최민희 "보편적 시청권 강화...중계권 확보 사전 승인 받아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안 두 건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중계방송권이 특정 사업자에 집중되면서 국민의 시청 접근권이 제한되는 문제를 개선하고 주요 국민관심행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적 파급력이 큰 행사를 '중대한 국민관심행사'로 지정하고, 국민이 추가 비용 없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수단을 확보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중계권 확보 과정의 과열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사전 승인제도를 도입하고 지상파 방송 등 보편적 매체를 통한 시청 접근성을 높이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중대한 국민관심행사로 지정된 행사를 중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중계를 포함'하고 '둘 이상의 전국 단위 지상파방송사업자를 포함'한 보편적 방송수단을 확보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OTT 확산과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로 국내 방송광고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현행 규제는 광고 유형을 과도하게 세분화해 신유형 광고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방송광고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제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기존 7개 광고 유형을 3개로 단순화해 새로운 광고 형태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새로 도입되는 광고 유형은 ▲방송프로그램외 광고 ▲방송프로그램내 광고 ▲복합형 광고 등 3가지다. 현재 프로그램 시작 전후 광고와 중간광고는 방송프로그램외 광고로, 간접광고와 가상광고 등은 방송프로그램내 광고로 분류되고, 이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기 어렵거나 해당되지 않는 광고는 복합형 광고로 분류하는 식이다. 방송광고로 시청자 권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시청자 영향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해 추후 제도 개선을 하도록 하는 등 이용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최민희 의원은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민적 행사가 특정 사업자에 의해 제한되는 상황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 권리인 만큼, 실질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의 경직된 규제로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정비하되 시청자 보호는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3.27 17:04박수형 기자

북중미 월드컵 보편적시청권 보장 간담회 열린다

올 6월 개최되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관련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한 대국민 의견 수렴 공개 간담회가 열린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바람직한 월드컵 중계 및 보편적 시청권 제도개선 방안 등에 대한 대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공개 시민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25회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유료방송 채널에서 단독 중계됨에 따라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 보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 및 제도개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도 방송사 간 중계권 협상 난항에 따라 국민 시청권 보장 및 제도개선 추진을 위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는 조영신 동국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시민단체, 방송미디어통신 전문가, 체육계 관계자, 청년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최근 국민 관심 행사에 대한 시청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 “국민의 미디어 주권을 실현하고 누구나 올림픽, 월드컵 등 문화적 공공재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들의 지혜와 뜨거운 관심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2026.03.18 13:46박수형 기자

[이성엽의 IT프리즘] 보편적 시청권의 위기와 대안의 모색

23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지만, 예년과 달리 올림픽의 열기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이번 대회의 중계 구조 변화도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국내에서는 JTBC가 2026~2032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그동안 유지돼 온 지상파 3사의 공동 중계 관행이 깨졌다. 과거에는 KBS·MBC·SBS가 '코리아풀(Korea Pool)' 컨소시엄을 통해 중계권을 공동 확보함으로써 과도한 입찰 경쟁을 억제하고, 누구나 TV를 켜면 경기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JTBC가 단독으로 중계권을 확보하고 이후 지상파 3사 간 재판매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시청 경로가 과거보다 제한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는 상업적 계약이지만, 공적 성격이 강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접근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도입했다. 2007년 SBS의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 논란 이후 방송법에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국민관심행사) 등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로 보편적 시청권을 정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관심행사로 올림픽·월드컵 등을 고시한 바 있다. 또한 방송법은 중계권자가 국민관심 행사를 방송할 때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고, 국민 전체 가구의 일정 비율 이상이 시청 가능한 수단, 즉 보편적 방송수단을 확보하지 않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실시간 방송을 하지 않는 행위, 중계권 판매·구매를 거부·지연하는 행위, 뉴스·해설용 자료화면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보편적 방송수단'과 '가시청 가구 비율'이다. 방통위 고시는 올림픽·월드컵 같은 국민관심행사는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시청 가능한 수단으로 방송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서 90%는 지상파만이 아니라 케이블·IPTV·위성 등 유료방송을 모두 포함하는 가시청 도달률이다. 현재 한국은 유료방송 가입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JTBC 같은 종편도 케이블·IPTV를 통해 약 95% 수준의 가시청 가구를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JTBC가 올림픽을 단독 중계해도 보편적 시청권 기준을 충족한다. 최근 동계 올림픽 단독 중계 논란에 대한 비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법이 의도한 보편과 국민이 체감하는 보편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법은 가구 도달률 90%면 된다고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유료방송·OTT에 가입하고, 채널·앱을 찾아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 올림픽을 보편이라고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유료방송 가입을 하지 않은 가구, 인터넷 기반 OTT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취약계층의 접근권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 정의에 무료 수신이 가능한 수단을 통한 시청 보장을 명시하고, 국민관심행사에 대해서는 무료 지상파 채널 중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둘째, 중계권을 단독 확보한 사업자와 타 방송사업자 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방송법은 중계권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가격이나 조건이 '공정·합리적'인지에 대한 판단과 조정이 쉽지 않다. 법 위반이 명백한 경우에는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지만, 협상 과정에서의 가격 수준이나 거래 조건을 둘러싼 이견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는 실효적 분쟁 해결 메커니즘은 미흡하다. 무료 지상파 중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TV 미보유 세대와 코드 커팅의 증가를 고려할 때 특정 매체를 중심으로 보편성을 구현하는 방식이 과연 현실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행 제도가 매체가 아닌 도달률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형식적 접근 가능성뿐 아니라 실질적 이용 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쟁점은 갈등의 핵심인 재판매·프로그램 제공 협상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할 것인가이다. 현행 제도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건에 따른 제공을 요구하고 있으나, 실제 협상 과정에서 적용될 절차와 기준은 추상적이다. 따라서 협상 개시 의무와 협상 기한을 명확히 하고, 재판매·프로그램 제공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계권과 보편적 시청권 분쟁을 전담하는 전문적 조정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가격과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협상은 어디까지나 민간이 주도하되, 협상의 규칙과 절차라는 레일은 공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합의가 실패하는 경우 일정 요건 아래 제한적 의무 서브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하거나, 보편적 시청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 재허가 심사에서의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재판매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조건에 협력할 경우 도달률과 시청률이 상승하고, 이는 전체 광고 시장의 확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생 구조가 작동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방송의 산업성과 공공성의 충돌이다. 올림픽이 지닌 공공적 의미를 고려할 때 그 감동을 많은 국민이 쉽게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시장 경쟁과 투자 유인을 존중하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논란은 특정 사업자의 이해득실을 넘어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공공성과 시장성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협상 구조와 분쟁 조정 장치를 정교화하고 방송사업자들 역시 단순한 독점 경쟁을 넘어 협력적 생태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26.02.23 14:57이성엽 컬럼니스트

단독중계의 함정…김 빠진 올림픽, 월드컵은 버틸까

종합편성채널 JTBC가 단독 중계하는 동계올림픽이 이전과 같은 관심을 못 끌면서 단독 중계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다. 지상파방송 3사 공동 중계와 달리 올림픽 경기 TV 시청에 제약이 많았고, 중계권 협상을 두고 방송사간 논쟁으로 번졌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직접 제한적인 시청이 이뤄지는 점에 유감을 표하며 제도개선을 시사했다. 하지만 올여름에 치러질 북중미 월드컵도 JTBC가 홀로 중계권을 확보한 터라 유사한 논란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청자 눈에서 멀어진 올림픽 그 동안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는 개막식부터 뜨거운 중계 경쟁이 벌어졌다. 지상파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해설위원 섭외부터 예능 프로그램까지 올림픽 관련 콘텐츠로 채웠다. 각사들이 시청률 끌어올리기에 힘을 쏟으며 자연스레 올림픽 소식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개막식부터 분위기가 썰렁했다. 지상파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불발되면서 JTBC만 올림픽 중계에 나서다 보니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자체가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 실제 올해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1.8%에 머물렀다. 직전 대회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청률 지상파3사 합계 시청률 18%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탈리아와 중국의 시차에 따른 이유도 크지만, 올림픽 개막조차 몰랐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든 점도 빼놓기 어렵다. 올림픽 개막 이후 10일부터 사흘간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 정도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절반이 넘는 52%가 “(별로+전혀) 관심 없다”고 답했다. 44%의 응답자가 “(많이+약간) 관심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직전 파리올림픽 53% 대비 9% 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국민적 관심사는 왜 보장되지 못했나 예전과 같지 않은 관심이라도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여전히 국민적인 관심이 매우 큰 행사다. 방송법과 하위법령에서도 보편적 시청권 조항에서 올림픽은 월드컵,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함께 국민관심행사로 분류된다. 관련 조항에 따라 올림픽은 시청가구 9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이 점만 따지고 보면 JTBC의 단독 중계가 법을 위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료방송에 가입해야만 하는 조건으로 일부 계층의 시청권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법에서 방송으로 포섭되지 않는 OTT와 같은 뉴미디어로 스포츠 중계가 옮겨가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다양한 종목의 중계를 위해 방미통위가 지난해부터 방송사 공동 중계를 위한 중재에 나섰으나 합의를 이끌기 어려웠다. 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가 꾸려져 중계방송권 공동계약 권고를 할 수 있으나 2024년 말 보장위원회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 운영으로 새로 위원회를 꾸리지 못한 점이 문제가 됐다. 결국 법으로 보장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이 행정 공백과 방송사 간 갈등으로 지켜지지 못한 것이다. 올여름 월드컵도 공동 중계 무산될까 올림픽 단독 중계에 따른 불편에 방미통위는 공동 중계 협상을 중재하면서 권고 이상의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여러 문제 제기에 따라 학계와 함께 해외의 보편적 시청권을 살피면서 새로운 제도 틀을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법개정이 이뤄지더라도 당장 6월에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의 독점 중계를 제도적으로 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도 JTBC가 홀로 중계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둔 터라 법 개정이 빠르게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법이 개정되더라도 월드컵 이후에나 시행될 전망이다. 방송미디어 업계에서는 월드컵 공동 중계 협상이 이번 동계올림픽보다는 쉽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월드컵이 동계올림픽보다 시청자 관심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상파방송 역시 동계올림픽에 비해 기대 광고 수익이 높은 편이라 적극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편이다. 단독 중계에 따른 문제 제기로 방송사들이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공영방송의 새로운 이사회 구성이 이뤄지면 이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광고시장이 위축되는 현재 산업 환경을 고려하면 공동 중계 협상을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 급변한 미디어 환경, 제도개선 불가피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는 제도개선 논의가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분위기는 확실하게 조성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방송이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광고 기대 수익에 맞춰 중계에 나서는 방송사의 지위도 다시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에는 확 바뀐 미디어 환경에 대한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게 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제도는 늘 시대를 뒤따라 가지만 현실을 어느 정도는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제도 논의는 다방면으로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전국가구의 일정 비율 이상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엇보다 많이 쏟아진다. 야구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 WBC 중계권을 넷플릭스가 독점으로 차지했는데 한국도 멀지 않은 현실로 평가된다. 즉, 유료 구독 모델 기반인 OTT를 가입해야 국민관심행사 시청이 가능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독 중계의 문제로 꼽힌 인기 종목만 방송이 이뤄지는 점도 검토할 부분이다. 단일 채널에서 중계될 경우 여러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는 게 어려운데, 과거 지상파방송 3사가 할 때도 시청률에 따라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인기 종목 위주로 편성이 이뤄졌다. 파리올림픽 당시 방통위가 순차 편성을 권고했으나 방송사들은 광고가 붙을 만한 경기 중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밖에 날로 치솟는 중계권 비용과 보편적 시청권이 공적 영역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이나 여러 국가와 권역을 통한 단체 협상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 고시에 담기는 국민관심행사 지정에 대해 주기적인 재평가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 흐름도 담을 필요가 있다.

2026.02.20 15:56박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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