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가뭄에 VC "회수 시장 활성화·규제 개혁·모태펀드 증대 필요"
회수 시장 활성화·스타트업 규제 개혁·모태펀드 증대 등 국내 벤처 투자 시장 회복을 위한 정부 역할을 촉구하는 업계 목소리가 나왔다.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벤처캐피탈포럼에서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민간 벤처 투자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회수 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딥테크 기업에 대한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매출과 이익이 없더라도 세계적 기술을 가진 기업은 상장을 시켜줘야 더 많은 창업가가 생겨나고 업계도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윤 협회장은 규제 개혁 필요성도 촉구했다. 그는 “2012년 화장품법이 개정되며 원료 사용이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됐고 기업의 자율적 연구개발(R&D) 활동이 증가했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중소벤처 기업 중에서 좋은 화장품이 많이 나왔던 것도 포지티브규제에서 네거티뷰 규제로 바뀐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투자, 경제는 심리적 부분이 많이 좌우한다. 정부가 벤처 산업 의지가 확고하다는 메시지를 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는 예산 증액을 통한 것”이라며 “정부가 모태펀드를 증대한다면 벤처 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상장 제도 규제 완화 등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주문하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구영권 부사장은 “규제보다는 시장 논리로, 좋은 회사가 위반 사항 없다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보편화된다면 우리 입장에서도 공격적으로 투자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정도에 투자 심리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초기 기업 같은 경우는 기업가치가 의외로 떨어지지 않고 괜찮은 팀이 나오면 여전히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라면서도 “시리즈B 이상 투자 건은 다른 투자사와 함께 진행하는데, 주도하는 곳이 없어 결국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위축된 투자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정 대표는 “결국 피크는 하강과 만나게 되는데, 그간 시장에 거품이 많이 껴있고 우리 모두가 하강을 예측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오히려 이 순간이 기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모태펀드 증액 등 자본 증액도 있지만, 결국 민간이 좀 더 스타트업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의 축을 옮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출자를 할 때 세제 혜택이 강화되거나 인수합병(M&A) 활성화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 M&A는 심각하게 낮은 상황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엑시트 중 M&A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인 반면, 미국은 40%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 역시 투자 심리 회복 시기와 관련해 “자연적으로는 내년 하반기겠지만, 정책적 노력을 통해 내년 상반기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엑셀러레이터 세제 혜택과 개인 투자 조합 대형화에 대한 고민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개인투자조합에 대한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회수 제도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