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중국 정부 압박에 20억 달러 규모 '마누스' 인수 철회 착수
메타가 20억 달러(2조7000억원) 규모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수 계약을 백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정부가 내린 강제 매각 명령에 따른 조치다. 14일 테크리퍼블릭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중국 AI 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이펙트와의 운영 분리를 완료하고 데이터 공유를 전면 중단했다. 메타 내부 프로젝트에서 버터플라이 이펙트가 개발한 AI 에이전트 '마누스(Manus)'를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 조치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중국 베이징과 우한을 기반으로 성장한 AI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개발한 마누스는 사용자 지시를 바탕으로 웹 탐색, 조사, 분석, 일정 설계, 웹사이트 제작 등 여러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지난해 중반 인력을 싱가포르로 이전한 뒤 같은 해 12월 메타와 20억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거래는 글로벌 빅테크가 차세대 AI 에이전트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올해 중국 규제 당국이 기술 수출 통제와 외국인 투자 규정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아 조사에 착수했고 이후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리면서 거래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핵심 창업진에 대한 통제도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버터플라이 이펙트 공동 창업자인 샤오홍 CEO와 지이차오 최고과학자는 지난 3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소환을 받아 베이징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출국 제한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업 결합이 아니라 전략 기술 유출 가능성이 걸린 민감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거래 무산은 AI를 둘러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기업 거래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중국 정부는 해외 법인 구조를 갖췄더라도 핵심 기술과 지배권이 외국 기업으로 넘어가는 상황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특히 생성형 AI와 자율형 에이전트 기술이 국가 전략 자산으로 재분류되면서, 향후 중국발 AI 스타트업에 대한 해외 투자와 인수합병(M&A)은 한층 더 높은 규제 장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메타 측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법률을 준수해 절차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타 대변인은 "이번 거래는 관련 법률을 전적으로 준수해 진행됐다"며 "이번 조사와 관련해서도 적절한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