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안전 생각한 '라이더 특화 보험' 연내 내놓을 것"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음식을 배달받는 소비 문화는 어느새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 밤늦게 '국민 간식' 치킨이 눈앞을 아른거려도 집 현관문을 나설 필요가 없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앱 중 하나를 선택해 몇 번 터치만으로 맛있는 배달음식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다. 플랫폼을 활용한 배달이 일상화되는 데 숨은 주역이 있다. 바로 라이더다. 라이더들은 빠른 배달을 숙명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로 위를 누빈다. 헌데 짚어볼 부분이 있다. 배달 수요가 늘고 라이더 숫자가 매년 커지면서 이와 비례해 사고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륜차 사고 사상자수는 2018년 약 1만9천명에서 재작년 2만4천243명으로 늘어난 실정이다. 그런데 유상운송용 보험료는 약 178만원으로, 가정용 보험료(16만원) 대비 11배 수준에 이른다. 높은 보험료 때문에 가입률은 40%를 밑돌고 있다. 보험 가입이 필수인 라이더들이 비싼 보험료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얘기다. 배달 서비스 공제조합 출범…“라이더 안전성 보장 + 보험료 경감” 라이더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내고 안전한 배달 시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배달 서비스 공제조합이 올 6월 출범했다. 조합은 민간 보험사 대비 20% 저렴한 월·시간단위 보험 상품을 출시해 라이더 안전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보험료 경감을 꾀한다는 목표다. 배달 업계가 총출동해 해결사로 나섰다. 조합원사는 ▲우아한청년들(배민) ▲쿠팡이츠서비스 ▲플라이앤컴퍼니(요기요) ▲로지올(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만나코퍼레이션(만나플러스) ▲슈퍼히어로 ▲스파이더크래프트 등 9곳이다. 초대 조합 이사장은 주용완 강릉원주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조합은 재작년 생활물류산업서비스발전법이 제정된 후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와 플랫폼 사업자들은 1년간 협의체를 꾸려 조합 운영 방향을 모색해왔다. 대개 전통적인 공제조합이 수혜자 펀딩을 통해 추진된다. 버스공제의 경우, 버스 회사가 출자자면서 공제 가입자다. 배달 서비스 공제조합은 다르다. 공제(보험) 수혜자는 라이더들이고 조합원사가 출자자로 참여한다. “연내 라이더 위한 서비스 출시” 지난달 지디넷코리아가 만난 주용완 배달 서비스 공제조합 초대 이사장은 “단기 계약을 맺거나 일회성 라이더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며 “변화하는 배달 산업에 걸맞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Q. 조합 설립 배경은. "배달 산업은 팬데믹을 거쳐 25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보험에 있어서는 시작 단계다. 라이더들이 비싼 보험료로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운행하는 경우가 잦다. 이때 사고가 발생하면 라이더도, 국민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배달 사고로 전 국민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이 탄생했다." Q. 사업 개시 일정은. "연내 서비스 출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스템 개발, 공제 상품에 대한 세부 검토를 거의 마쳤다." 디지털 보험회사로 발돋움…SaaS 형태로 값싼 보험 상품 제공 조합 지향점은 디지털 보험회사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티맥스핀테크와 함께 모바일 이용이 잦은 라이더가 간편하게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사용자경험·인터페이스(UX·UI)와 오픈 플랫폼을 통한 표준 대외 연계 지원, 인공지능(AI) 챗봇 상담을 통한 24시간 지원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공제가입 플랫폼이 예열하고 있다. Q.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 특징은. "현재 보험사나 여타 공제조합은 기업 서버를 클라우드가 아닌, 자체 보유하고 있는 서버에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이다. 우리는 다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인력 운영 효율성,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SaaS화로 시스템 구축 비용을 줄여, 값싼 보험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Q. 라이더들은 어떤 수혜를 누릴지. "시중 보험사와 내용은 같지만 보험료는 평균 20% 할인 적용한 상품을 접할 수 있게 된다. 1개월 단위로 단기 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안전 운행 시 다음 달 바로 반영되는 월단위 상품도 내놓으려 한다. 상품 조회와 가입, 보상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앱도 준비하고 있다.” Q. 민간 보험사와 경쟁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놓고 건전한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륜차에 대한 불합리한 요율 산정과 선택적 보험 인수를 시행했던 보험사들도, 조합 출범 후 보험료를 인하하는 추세다." 라이더 운행 데이터 활용한 부가 서비스도 준비 Q. 조합원사 추가 가능성은. "문은 활짝 열려있다. 현 조합원들도 새로운 사업자가 합류하면, 함께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Q. 보험 상품 외 추가 서비스 출시 계획은. "라이더에 특화된 부가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자율적인 안전 운전 유도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바탕으로 운행 관련 데이터, 안전교육 참여도를 공제 상품과 접목해 개인별 안전운전 진단 컨설팅, 할인요율을 적용하려 한다. 배달 서비스 공제조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마이데이터 종합 기반 조성 사업' 실증서비스 과제를 여러 기업·기관과 수행하고 있다. 배달 종사자 마이데이터 기반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활용 방안 연구를 토대로 라이더 복지를 확대하고자 한다." Q. 정치권 내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점이 있다면. "우수 사업자가 더 좋은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본다. 정부에서 여러 공제조합 모델을 발굴해 직접 플랫폼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차원에서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 가게끔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다. 세제 혜택 등도 이를 장려하기 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