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심위원 편파 임명, 방심위 공공성·공정성 심각한 위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두 명을 해촉하고 여당 추천인 이정옥·문재완 신임 방심위원을 임명하자 더불어민주당과 학계가 편파적인 임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방심위 여야 구조가 6대1이 되면서 공공성과 공정성을 기대하기 힘들고, 이는 선거방송 심의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원내대표실에서 방심위 현안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그동안 5기 방심위 야권 추천 위원들과 여권 추천 위원들의 대립이 계속돼왔다. 류희림 방심위원장 가족과 지인이 방심위에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한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회의가 계속 파행됐고, 이 가운데 김유진·옥시찬 위원은 해촉됐다. 김유진 위원은 지난 3일 방심위 전체회의 안건 일부를 기자들에게 일부 공개했다는 이유로, 옥시찬 위원은 지난 9일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셀프 민원 의혹을 제기하며 욕설을 해 해촉됐다.(관련기사☞윤 대통령, 해촉 방심위원 자리에 여권 추천 문재완·이정옥 위촉) 이날 김재영 언론정보학회 회장 겸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심위가 방송이나 통신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기구”라며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방심위가 공정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심의기구 자체의 정당성이나 정체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류 위원장이 임명된 후 3개월 동안 전체 심의 내용 중 공정성이 차지하는 내용은 74%”라며 “문화 다양성이나 방송의 건전성 등은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계 입장에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정성 심의 자체에 대해서 심각한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김유진·옥시찬 방심위원에 대한 해촉 건의안을 재가한 뒤, 22일 이정옥 전 KBS 글로벌전략센터장과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대통령 추천 몫 방심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번 방심위원 임명으로 방심위는 여야 6대1 구조가 됐다. 방심위원은 임기 3년으로 총 9명을 정원으로 둔다. 현재 야권 추천 위원 2명의 임명이 미뤄지고 있다. 홍일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방심의 구성원 중 옥시찬, 김유진 두 위원이 지난 17일 해임된지 불과 5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2명의 새로운 위원을 임명했다”며 “방심위원 비율을 6대 1의 비대칭 구조로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국가기관 또는 이런 협의제 기구에 대한 인식이 전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장은 “언론 탄압으로 언론이 위축되면 언론과 언론인의 위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공론장이 허물어지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윤성옥 방심위원은 “불공정한 방송 심의는 불공정한 방송을, 이는 불공정한 선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전 방심위원은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으면 위원직을 마음대로 쫓아낼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며 “방심위가 하루 아침에 독재 국가의 언론 검열기구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신미용 변호사는 “방심위는 방통위 설치법 상 독립적으로 사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방심위의 조직 구성이나 재원 등을 근거로 볼 때 이 기관은 국가기관 성격을 갖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이날 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심위원장과 방심위에 대한 위촉권을 갖는 이로써 선택적으로 가리는 것에 대해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대통령 재임기간이기 때문에 소추가 안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임기가 끝난 후 집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승래 의원은 “방심위도 국가 기관”이라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