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국회 본회의 바로 오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 국회 본회의에 바로 오른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해 논의를 마친 뒤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랐지만 110일이 지나도록 심사가 이뤄지지 않자 과방위에서 본회의 직회부 의결에 나선 것이다. 21일 오후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국회법에 따라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60일 이상 법사위에 머물게 되면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 표결이나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다. 법 개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회의장에서 퇴장했고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 전원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 건을 가결했다. 공영방송 정치독립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기존 공영방송의 이사회 지배구조에서 여야 교섭단체 추천 인사로만 꾸려지는 것을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KBS 이사는 11명을 여야가 7대 4의 비율로,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9명은 여야가 6대 3으로, 또 EBS 이사 9명은 7대 2로 추천권을 행사해왔다. 이같은 이사회 구성을 두고 총 21명의 이사로 늘려 정치권 추천 비중을 둘이고 학계, 협업단체, 시청자위원회 등에서 추천한 이사 몫을 늘리는 게 관련 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공영방송을 국민에 돌리는 것이라 강조하고,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노조가 영구 장악하기 위한 시도라고 맞서왔다. 법안은 또 사회가 구성한 100명의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를 신설해 2~3인의 사장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가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을 보낸 후보가 사장으로 제청, 선임하는 내용도 담겼다. 과방위의 이날 의결에 따라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여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본회의에 회부될 경우 다수당인 민주당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여당은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향후 정치적 다툼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날 결정이 있어도 앞으로 30일 기간이 있고 여야가 합의하면 본회의 직전 수정안을 낼 수도 있다”며 “여야가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