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산 노리는 韓 기업...폴란드 또 간다
국내 방산 기업들이 동유럽 방산 시장에서 또 한 번 수주 잭팟을 터뜨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폴란드 크리니차 포럼 민관합동 한국사절단'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 중이다. 참가 대상은 폴란드와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기업 대표급 이상 또는 방산, 인프라, 원전, 에너지 분야 협력 관심 기업이다. 전경련은 공지에서 "크리니차 포럼은 지난 7월 폴란드 경제사절단 후속 조치의 일환"이라며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명예 후원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로서, 방산·인프라·원전 및 에너지 등 핵심 분야에서 폴란드와의 협력 확대를 도모할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여러분을 9월에 열리는 크리니차 2023 경제포럼이라는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또 다른 행사에 초대하고 싶다"며 "크리니차 포럼은 폴란드와 유럽 지도자들에게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정부, 그리고 국민들이 서로 얼마나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줄 기회"라고 강조했다. 해당 포럼은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서 취임 후 참여하는 첫 해외 경제사절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참여 기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로템, LIG넥스원, 풍산 등 주요 방산기업 참여가 점쳐진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 규모는 40~50명 규모로 예상된다"며 "방산 외에도 에너지, 인프라 등 기업을 포함하며, 지난달 폴란드 경제사절단 때 보다 소폭 줄 거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러·우크라 전쟁 후 국방예산 급증…폴란드 교두보 삼아 NATO 공략 폴란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 무기를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양국 전쟁이 장기화되자 주변 국가들이 군방예산을 늘리며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폴란드를 교두보 삼아 국방 예산이 빠르게 증가하는 동유럽 국가는 물론 나아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까지 공략할 수 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독일, 폴란드, 일본 등 주요국들의 국방예산이 급증했다. 특히 폴란드는 올해 국방예산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NATO 동맹국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년 내에 NATO 가이드라인인 GDP 대비 국방예산 비중을 2% 이상으로 빠르게 상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9월 5~8일 열리는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3)는 기회의 장이다. MSPO는 폴란드에서 1993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이 주도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크리니차 포럼과 마찬가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이 참가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방산의 주축이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3조2천억원)을 맺은 데 이어 11월엔 5조원 규모 다연장로켓인 천무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연말까지 폴란드 정부와 추가 협상을 통해 2차 실행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한화헤어로스페이스는 올 초 루마니아에도 K9 자주포를 공급하는 성과를 내는 등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해 K2 전차 등으로 4조5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양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 올해 역대급 방산 수출 기록이 세워질 수 있다. 정부는 올해 방위산업 수출 목표액을 200억달러(약 26조4천억원)로 잡았다. 지난해 나온 역대 최고 방산 수출 기록(170억달러)을 깨고 새로운 기록을 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확답은 할 수 없지만, MSPO에서도 추가 수주가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