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용인 시스템반도체 1기 팹 2029년 첫 가동 목표"
미국과 중국 등 전세계가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파운드리와 팹리스 성장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합니다. 한국은 메모리 시장에서 70%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2~3% 점유율로 미비한 수준입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매우 큽니다. 따라서 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가 시스템반도체 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우리 반도체 산업이 나아갈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정부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단기 목표로 2029년 1기 파운드리 팹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순차적으로 나머지 4개 팹을 건설하는데, 2042년이면 총 5개의 팹이 완성된다. 또 2027년까지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한국형 IMEC(반도체종합연구소)도 설립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전담 조직(TF)을 꾸렸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300조원 규모로 용인에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2042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 팹을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팹리스 기업 등을 최대 150개를 유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골자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기획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 고위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에서 "먼저 2029년 첨단 파운드리 팹 1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이후 2042년까지 총 5개 팹을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며 "현재 목표하고 있는 2029년 1기 팹 가동 시점에 맞춰 팹리스-소부장-후공정 등 시스템 반도체 핵심 협력기업이 산단에 적기 입주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시스템 반도체 공격적 투자 필요...국내 파운드리 캐파 확보 절실 자율주행차, 로봇, 빅데이터, AI 등 4차산업혁명 시대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특히 파운드리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분야와 같은 급격한 가격하락을 보이지 않아 경기변동과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에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전년 대비 15% 하락한 데 이어 올해 약 36% 하락이 예상된다. 반면 파운드리 가격은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지난해 약 9% 인상됐고, 올해 또 18% 상승한다고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성장시키려면 제조시설(파운드리) 구축이 절실하다. 이번 국가적 클러스터 조성은 국내에 지속적인 파운드리 캐파(CAPA)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다. 정부는 팹 5개 구축과 더불어 팹리스-소부장-후공정 등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아우르는 최대 150개의 협력기업을 동반 입주시켜 공동 기술개발 등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에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존 생산단지(기흥·화성·평택·용인·이천)와 더불어 인근 소부장, 판교 팹리스 밸리와 연계한 588만평의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대만 정부와 TSMC가 조성한 신주과학단지(200만평)와 타이난 클러스터(316만평), 미국의 뉴욕 클러스터(159만평), 텍사스 클러스터(153만평)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큰 규모의 산업단지다. 산업부 관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메모리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공격적 투자를 통한 경쟁국 추격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으나, 공장 대형화 등으로 보유 중인 산단 입지(평택 등)가 2029년에 고갈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국내서 팹 증설투자 한계상황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국가안보 자산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미래 성장성, 기존 산단부지의 고갈 시점, 캐파 확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번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은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7년까지 한국형 IMEC 설립...글로벌 기업 유치 가능성 열려 미국, 독일 등지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보조금을 지급하며 TSMC,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도 글로벌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반도체 연구개발, 실증, 양산성 검증, 교육 등 기능을 제공하는 한국형 IMEC 설립을 2027년을 목표로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용인, 평택, 기흥, 화성)와 하이닉스(용인, 이천)가 메가 클러스터를 주도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 참여 유인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클러스터에 한국형 IMEC을 2027년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한국형 IMEC 활용 등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 유망 글로벌 기업의 관심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 메가 클러스터 내에는 4대 글로벌 장비기업이 입주해 있거나 신규 투자계획을 보유 중이기도 하다. ASML(화성 EUV 클러스터), 램리서치(용인 테크놀러지 센터), TEL(화성 R&D 센터), AMAT(경기 R&D 센터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전담조직 구축...5년간 인프라 확보에 주력 정부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돕기 위해 '경기도 반도체 지원 전담조직(TF)'을 꾸리고, 지난달 23일 출범식을 가졌다. 반도체 지원 TF에는 경기도, 용인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한국나노기술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8개 기관이 참여하며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단장을, 김현대 경기도 미래성장산업국장이 부단장을 맡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신규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감안해 별도의 전담조직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전담조직은 인허가 애로사항 점검, 전력·용수 등 인프라 확보방안 검토 등을 통해 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고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별개로 국토부는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해 금번에 발표한 총 15개의 국가산단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국토부 차관 주재의 범정부 지원단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