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반도체법·IRA 기업투자 불확실성 최소화 합의
우리 정부가 미국과 미국 반도체법, 수출통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서 한국 기업투자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한미 양국간 반도체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민관 반도체 협력포럼을 설치하고 기술 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 계기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오후(현지시각)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제1차 한미 공급망 산업대화(SCCD)'를 개최했다. 금일 회담을 통해 양국 장관은 반도체법과 수출통제, IRA 이행 과정에서 "기업 불확실성 및 경영부담을 최소화" 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장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반도체법 이행(NOFO, 가드레일 등) 과정에서 기업 투자 불확실성과 경영부담을 최소화 ▲반도체 수출통제 이행 과정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교란을 최소화하고 반도체 산업 지속력(viability) 및 기술 업그레이드를 유지 ▲한미 양국간 반도체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민관 반도체 협력포럼을 설치하고 3대 반도체 첨단기술(차세대 반도체, 첨단 패키징, 첨단 소부장) 분야에서 R&D, 기술실증, 인력교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 미 반도체법,수출통제...기업 경영부담 최소화에 합의 지난 3월 발표된 미국 반도체지원법 지원금을 받는 조건에는 ▲미국으로부터 1억5천만 달러(2천억원) 이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예상을 초과하는 이익을 낼 경우 미국 정부와 공유 ▲재무 건정성 검증 ▲중국에 반도체 첨단기술 투자 금지 및 10년간 생산능력 투자 5% 이내로 제한 등 까다로운 조항을 내걸고 있다. 이 장관은 가드레일과 관련해 "우리기업의 글로벌 사업경영상 애로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고, NOFO와 관련해서도 과도한 기업정보 제공, 초과이익환수 등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국은 반도체법에 따른 의무사항 등에 대해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과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이 장관은 작년 10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시 우리 기업들에 대해 적용한 1년간의 포괄허가 조치가 올 10월에는 종료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는 후공정(테스트,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과 파운드리(8인치) 공장이 있으며, 다롄에는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플래시 공장이 있기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중국 내 우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1년 포괄허가 만료 이후에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교란을 최소화하고, 반도체 산업 지속력(viability) 및 기술 업그레이드를 유지"하기 위해 보다 예측가능하게 수출통제 조치를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 IRA 가이던스 제정, 철강232조 쿼터 요청 이 장관은 IRA와 관련해 ▲해외우려기업(FEOC) 가이던스 제정 ▲투자세액공제 적용시 우리 기업 우선 고려 ▲핵심광물 FTA 국가 확대를 요청했다. 배터리 부품(2024년부터), 핵심광물(2025년부터)에 대해 적용 예정인 해외우려기업 가이던스가 아직 발표되지 않아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공급망을 교란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이던스를 조속히 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투자세액공제 혜택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세액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미 상무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IRA 요건충족을 위해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 주요 핵심광물 부존국이며, 우리 배터리 기업들의 공급망과 연계된 국가들을 IRA 핵심광물 FTA 국가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우리 정부는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진행하는 데 있어 양질의 한국산 철강 수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철강 232조 쿼터를 신축적으로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 ■ 반도체,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 강화 양국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한미 공급망산업대화(SCCD) 내에 민관 반도체 협력포럼을 설치해 양국 기업, 대학, 연구소 등으로 참여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차세대 반도체, 첨단 패키징, 첨단 소부장 등 3大 첨단반도체 기술 분야에서의 R&D, 기술실증, 인력교류 등을 추진한다. 또 로봇, 3D 프린팅 등 신산업 분야 협력강화에도 합의했다. 양국 기업 쇼케이스를 연내 개최하고, 동 분야 기술 발전을 위해 국제표준, 인증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 직후에는 양국 장관이 임석한 가운데 반도체, 전기차 분야 3건의 MOU가 체결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NY Creates(뉴욕지역 반도체 연구 선도기관) 및 BRIDG(플로리다 州 반도체, AI 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관) 등과 반도체 산업·공급망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은 UL 솔루션스(안전, 보안 분야 글로벌 선도 시험인증 기관)과 전기차 충전기 및 배터리 시험인증에 관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 장관은 "지난 1년간 반도체법 이행, IRA 등 핵심 현안에 대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금일 美 러몬도 장관과 기업경영 불확실성과 경영부담 최소화, 기업들에 호의적인 경영 환경 창출 등 구체적 협력방향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부는 앞으로도 상무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강화해 우리 기업의 애로가 실질적으로 해소되고, 반도체 등 한미 간 첨단산업 협력이 한 단계 더 격상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