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AS 해결 25년 걸릴 수도"…삼성·TSMC 컨소시엄의 경고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반도체 주요 소재인 PFAS(과불화화합물) 대체재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PFAS는 반도체 공정 전반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는 물질이나, 동시에 환경오염물질로서 대체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PFAS 사용을 효과적으로 감축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컨소시엄의 연구 결과, 일부 공정에서 PFAS 대체재를 양산하는 데 최대 2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PFAS 컨소시엄'은 최근 반도체 산업 내 PFAS의 영향에 대한 기술적 연구 첫 단계를 완료했다. PFAS는 불소 기반의 합성 화학물질이다. 내열성·방열성 등이 뛰어나 1900년대 중반부터 자동차·의료·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분해되지 않는 특성 탓에 환경오염물질 및 유해화학물질로도 지목되고 있다. 특히 PFAS가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시점은 미국 3M이 지난 2022년 쿨런트(냉각수) 가동 중단을 선언하면서다. 통상 반도체 공정은 고온의 환경에 노출이 되는 일이 많다. 때문에 칠러 장비에 쿨런트라는 소재를 넣어 열을 식히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쿨런트의 주 원료 중 하나는 PFAS다. 이에 벨기에 정부는 환경 오염을 우려해 지난해 3월 현지 3M 쿨런트 공장에 무기한 가동 중단을 내렸다. 3M은 여러 환경 대책을 마련하며 가동을 정상화하려고 했으나, 결국 2025년 말까지 PFAS 제조를 완전히 종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M은 전 세계에서 쿨런트 생산의 80%가량을 차지해 온 기업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공급망 불안을 우려해, 반도체 산업 내 PFAS의 활용도를 분석하고 대체재 개발을 모색하는 컨소시엄을 조성했다. 해당 컨소시엄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를 중심으로 40개 이상의 주요 반도체 기업이 참여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법인,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ASML, 램리서치 등 주요 협력사들이 힘을 모았다. 쿨런트 내 PFAS 사용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되기는 했으나, 컨소시엄은 PFAS가 반도체 공정 전반에서 쓰이고 있다는 관점으로 정확한 연구에 나섰다. 1차 연구는 약 1년 6개월 간 총 10개의 백서를 발간하면서 최근 마무리됐다. 백서를 통해 컨소시엄은 반도체 박막 증착, 식각, 세정 등 다양한 전공정 분야에서 PFAS 소재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패키징용 소재, 계면활성제, 윤활제 등에도 PFAS가 함유된 제품이 쓰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SIA는 "PFAS 물질이 반도체 수천 개의 반도체 공정 분야에서 쓰인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대부분의 경우 이 물질은 쉽게 대체할 수 없다는 특성과 기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SIA는 이어 "PFAS 대체재를 실제 양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에서 최대 25년이 걸릴 수 있다"며 "PFAS 기반 소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어, 물질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PFAS를 비롯한 환경오염물질 대체제 연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PFAS 사용 문제가 떠올랐을 당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대체재 개발을 관련 협력사들에게 요청해 현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환경에 대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품 판매가 아예 불가능해질 수도 있어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