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2일 이재용·최태원과 네덜란드 ASML 본사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과 함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반도체 산업 동맹 강화를 논의하고, 방위산업 역량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3박 5일간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초청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고, 남동부 벨트호벤 소재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방문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ASML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린룸'을 외국 정상에게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첨단 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이번 네덜란드 방문에서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협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 SK 총수가 직접 나서서 ASML을 방문하는 배경은 EUV 장비를 원활하게 확보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ASML은 전세계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EUV 노광 장비는 극자외선으로 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고용량, 저전력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핵심 장비로 꼽힌다. EUV 장비는 1대당 최소 2천억 원에 달하는 고가이며,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수량이 약 50여대 정도뿐이다. 이런 이유로 주문부터 도착까지 1년~ 1년 반이 소요된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은 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보니, 업계에서는 ASML을 '슈퍼 을'이라고 부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ASML 본사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가 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EUV 반도체 장비를 직접 확보하기 위해 2020년 10월 ASML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2022년 6월에도 방문해 협력 확대를 논의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부터 반도체 제조 공정과 장비 개발 분야에서 ASML과 협력했고, 2012년 ASML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도 2016년 11월, 2022년 11월 방한해 삼성전자와 협력을 논의하고, 경기도 화성에 부품을 수리해 재활용하는 재제조센터, 교육시설인 트레이닝 센터,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을 확정 지은 바 있다. 이들 센터는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이 ASML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2021년 D램 생산라인에 EUV 기술을 적용해서 칩을 생산하고 있듯이 ASML과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태스크포스(TF)팀으로 운영해 오던 EUV 전담팀을 올해부터 상설 조직으로 운영하는 등 EUV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ASML 방문과 별도로 진행되는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간 회담 및 업무 오찬에도 이재용, 최태원 회장이 동행하며 반도체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