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첨단 반도체 장비 처음 봐요...직접 만들어 볼래요"
“학교에서는 이런 첨단 반도체 장비를 직접 볼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서 직접 설계하고 조립까지 할 수 있다니 너무 설레요.” “열심히 배워서 취업할래요.” 반도체아카데미에 첫발을 딛고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회사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의 제품을 본 학생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이곳 차세대 반도체 장비 설계 및 제어 소프트웨어 전문가 양성 과정에 60여명이 참여했다. 27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교육장을 지디넷코리아가 단독 취재했다. 지난 26일 성남시 판교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반도체아카데미에 입교한 직후 처음 이뤄진 현장 체험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은 7만㎡(약 2만1천평) 반도체 중고 장비 유통 단지(Cluster·클러스터)를 갖췄다. 건물에는 6만㎡ 항온·항습 장비 전시장과 1천700㎡ 청정실(Cleanroom·클린룸), 복리후생 시설 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산업 수요를 기반으로 현장 맞춤형 인력을 빠르게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일 반도체아카데미 교육기관을 출범했다. 실습 70% 및 이론 30% 비율로 배운다. 반도체 장비 사양 설정부터 설계, 개발, 조립 과정을 익힌다. 최고 경쟁률 11대 1을 뚫고 입교한 학생들은 “학교에서는 노후 장비만 보다가 기업에 오니 첨단 반도체 장비를 마주했다”며 신나했다. 한경대 전자공학전공 졸업생 김진현씨는 “대학에 있는 반도체 장비는 오래된 물건들”이라며 “이런 첨단 장비를 직접 보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론만 접하다 실제로 보니 다르다”며 “반도체에 관심 있으면서 전자·기계를 전공한 사람에게 매우 유익하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나노에너지공학과를 지난 2월 졸업한 한주형씨는 “열심히 해서 취업하고 싶다”며 “코딩으로 반도체 장비를 제어하는 법을 배우면 나만의 기술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공정을 공부하다가 장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학교에서 화학·물리·배터리·반도체를 접했는데 노광 공정 수업을 들으면서 반도체가 적성에 맞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오는 8월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를 졸업할 예정인 윤성원씨는 “반도체 장비 설계나 설비 엔지니어를 꿈꾼다”며 “학교에서는 장비를 직접 볼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서 직접 설계하고 조립까지 할 수 있어 굉장히 좋다”고 들뜬 목소리를 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중고 장비뿐 아니라 기업이 현재 쓰는 장비까지 학생이 볼 수 있게 선뜻 내어주겠다며 ASML·KLA와 협의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ASML과 미국 KLA는 서플러스글로벌 공간을 빌려 직원들에게 각각 자사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와 계측기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특히 ASML은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ASML, KLA 등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 장비를 직접 보고 경험하면 학생들이 무척 좋아할 것”이라며 “여기서 잘 배운 인재가 우리 회사에도 들어오길 기다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반도체아카데미는 교육생 인재 정보를 확보해 채용까지 연계하기로 했다. 학생은 정부 지원금으로 무료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