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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지금] 오픈AI 이어 앤트로픽도 '실제 해킹'…AI 통제 비상

오픈AI에 이어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도 사이버보안 시험 도중 외부 기관의 실제 시스템을 침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능 AI의 공격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낮춘 평가가 잇따라 보안 사고로 이어지면서 AI 모델의 인터넷 접근과 실행 권한을 통제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31일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사이버보안 평가 기록 14만1006건을 자체 조사한 결과 '클로드' 모델이 3곳의 운영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사례 3건을 확인했다. 이번 사고는 앤트로픽이 외부 평가업체 이레귤러와 클로드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양사는 모델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격리 환경에서 평가가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실제 환경에는 외부 연결 경로가 열려 있었다. 클로드는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다는 지시를 받았지만 외부에서 발견한 실제 시스템을 시험 대상으로 판단해 공격을 이어갔다. 사고에는 클로드 오퍼스 4.7과 미토스 5, 내부 연구용 모델이 각각 관여했다. 오퍼스 4.7은 실제 운영 시스템에 접근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인증정보를 확보하고 운영 데이터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했다. 미토스 5는 실제 인터넷일 가능성을 감지했지만 시험 환경이라고 판단해 공개 파이썬 저장소 파이파이(PyPI)에 악성 패키지를 배포했다. 해당 패키지는 적발되기 전 외부 시스템에 다운로드돼 실행됐다. 반면 가장 최신인 내부 연구용 모델만 대상이 실제 시스템이라고 판단한 뒤 작업을 중단했다. 이는 AI가 현실과 시험 환경을 구분하도록 지시하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막기 어렵고 외부 시스템 접근을 기술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은 "모델이 독자적인 목표를 추구한 것은 아니고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려 했다"며 "일반 서비스에 적용하는 안전 모니터링과 분류기도 모델의 순수한 사이버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이번 평가에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픈AI의 미출시 모델도 격리된 평가 환경을 벗어나 허깅페이스와 다른 외부 서비스에 접근해 논란이 됐다. 해당 사고는 미국 의회와 백악관까지 대응에 나설 정도로 파장이 컸다. 미국 의회에서는 AI 비상 중단 장치 도입을 요구하는 'AI 킬 스위치법'이 발의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보호 조치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픈AI 모델은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을 이용해 격리 환경을 벗어난 반면, 앤트로픽 모델은 평가 환경의 설정 오류로 열린 인터넷 경로를 통해 실제 시스템에 접근했다. 침해 경로는 달랐지만 두 사례 모두 평가 단계에서 모델의 외부 활동을 차단하지 못하면서 AI 기업의 자체 시험 환경과 외부 평가업체의 네트워크 설정, 접근 권한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강력한 AI 모델을 평가할 때는 그 능력에 맞는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다"며 "현재 독립 평가기관 METR와 사고에 대한 제3자 검토를 진행하는 동시에 모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전제 아래 개선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7.31 16:53장유미 기자

[기고] AI 패권 전쟁, '필수불가결 AI'로 승부하라

지난 6월 12일, 워싱턴발 서한 한 장이 한국 AI 생태계를 뒤흔들었다. 미국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에 최상위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앤트로픽 글로벌 보안 협력체에 참여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접근 권한이 불과 열흘 만에 사라졌다. 혈맹이라 불리는 동맹국조차 예외는 없었다. 대한민국 반도체와 통신을 지탱하는 첨단 AI 인프라가, 태평양 건너 어느 관료 서명 한 번으로 하루아침에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이 눈앞에서 확인된 순간이었다. 19일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은 미 상무부로부터 수출통제 해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세계 유료 이용자들은 미국시간 7월 1일(한국시간 7월 2일) 부터 순차적으로 페이블5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초기 일정 기간은 정액 구독이 아닌 사용량 기반 종량 과금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해프닝은 봉합된 듯 보인다. 그러나 봉합 조건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위기감은 더 짙어진다. 미 상무장관은 앤트로픽이 향후 출시할 모델 보안 위험을 정부와 사전 협의하고, 모델에서 발견되는 이상 활동을 정부에 보고하기로 합의한 뒤에야 통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즉 접근이 복원된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 상시적 감독과 재량 아래 '허가'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19일간 겪은 마비는 우연한 소동이 아니라, 앞으로도 언제든 재연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세상은 인공지능(AI)이 국가 생존을 결정짓는 'AI 대전환' 시대에 진입했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G2 체제 속에서 세계 각국은 '소버린 AI'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로서 AI 주권을 지키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해 왔다. 이번 사태는 그 절박함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그것도 실시간으로 증명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을 바라보는 미국과 유럽의 시선에는 이미 '기술 민족주의' 혹은 '신보호무역주의'라는 오해와 경계가 서려 있다. 미국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독자적 행보는 자칫 통상 마찰이나 기술 고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 국내 AI 업계에서도 "외산 기술을 들여와 국산 상표만 붙인다고 소버린 AI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소버린'이라는 구호만으로는 국제 사회 신뢰도와 시장 선택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소버린'이라는 배타적 성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이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전략적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해답이 바로 '필수불가결 AI(Mission-Critical AI)'다. 필수불가결 AI 초고신뢰성 지향…"없으면 나라도 멈출 수 있다" '소버린'이 국가 주권을 강조하는 정치적·방어적 용어라면, '필수불가결'은 산업적 실리와 기술적 필연성에 집중하는 용어다. 필수불가결 AI란 단 1초의 오차, 단 0.1%의 불량도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는 제조·에너지·국방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서 작동하는 초고신뢰성 AI를 뜻한다. 쉽게 말해 '멈추면 안 되는 AI', '없으면 공장도 나라도 멈추는 AI'다.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가진 제조 분야는 필수불가결 AI의 가장 강력한 전쟁터다. 반도체, 조선, 배터리 등 한국이 세계를 호령하는 제조 현장은 0.1%의 불량도 허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정부도 이미 이 흐름을 읽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자동차·IoT가전·기계로봇·방산 등 4대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아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 딥엑스는 현대차 로보틱스랩과 손잡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검증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로봇에 탑재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이곳에서 쓰이는 AI는 단순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범용 생성형 AI와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외부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온디바이스 기술과 저전력 AI 반도체가 결합된 '피지컬 AI'가 그 핵심이다. 이러한 전략적 명칭의 전환은 대외 관계에서 강력한 레버리지가 된다. 미국을 향해서는 "우리는 당신들의 경쟁자가 아니라, 미국 제조 부활(Reshoring)을 돕는 필수적인 안전장치이자 파트너"라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 유럽AI법 데이터 품질 검증, 인간의 감독 등 요구 기준 엄격 규제의 칼날을 세우는 유럽에는 더 구체적인 카드가 있다. 지난 6월 EU AI법의 고위험(High-risk) AI 시스템 요건이 본격 발효됐다. 제조 현장 안전 구성요소에 쓰이는 AI에는 위험관리 체계, 데이터 품질 검증, 인간의 감독 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애초부터 '0.1%의 불량도 허용하지 않는' 신뢰성을 설계 목표로 삼아온 한국의 필수불가결 AI는 이 요건을 위협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도달해 있는 표준으로 제시할 수 있다. "우리는 AI법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모범 사례"라는 명분이 그것이다. 즉 '주권'을 내세워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성'을 내세워 상호 의존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결국 기술의 완성은 사업화에 있다. 아무리 훌륭한 주권론도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면, 그리고 상대국이 접근을 차단하는 순간 무력해진다면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19일 만에 접근이 복원됐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그 복원조차 미국 정부의 승인과 감독을 조건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주권은 고립된 성벽 안의 독점권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기술 없이는 세계의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불가대체성(Irreplaceability)에서 나온다. 정부와 기업은 이제 '소버린 AI'라는 용어에 담긴 애국적 열망을 '필수불가결 AI'라는 냉철한 실리 전략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폐쇄적 자국 중심주의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전 세계 산업 현장의 심장을 장악하는 기술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미토스·페이블 사태가 던진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 번 서한 한 장이 다시 날아왔을 때, 우리 손에 대체 불가능한 카드가 쥐어져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AI가 세계의 비즈니스를 멈추지 않게 만드는 '신뢰의 엔진'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6.07.05 11:00김재수 컬럼니스트

"美 AI 독주 끝나나"…지푸 GLM-5.2, 앤트로픽 턱밑 추격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지푸AI가 새 대형언어모델(LLM) 'GLM-5.2'를 앞세워 글로벌 AI 모델 경쟁의 중심에 섰다. 앤트로픽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 '클로드 페이블 5'를 중국 모델이 언제 따라잡을 수 있는지를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지푸AI 창업자가 공개 설전을 벌이면서다. 2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탕제 지푸AI 창업자 겸 수석과학자는 중국 AI 모델이 올해 안에 앤트로픽 페이블 5에 필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머스크가 중국의 페이블 5 경쟁 모델 등장 시점을 내년 1분기쯤으로 예상하자, 탕 창업자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번 발언은 지푸AI가 최근 공개한 GLM-5.2가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두각을 나타낸 직후 나왔다. GLM-5.2는 7440억 개 파라미터를 갖춘 대형 모델로, 벤치마크 업체 코드 아레나의 프런트엔드 코딩 역량 순위에서 글로벌 2위에 올랐다. 1위는 앤트로픽 페이블 5다. 시장조사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인덱스에서도 지푸AI는 앤트로픽과 오픈AI에 이어 글로벌 3위 AI 연구소로 평가됐다. 중국 AI 모델이 최상위권에 오른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GLM-5.2를 두고 '중국 AI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중국 모델이 글로벌 상위 3위권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제프리스는 GLM-5.2의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와 코딩, 장기 자율 워크플로 처리 능력을 주요 강점으로 꼽았다. 머스크는 중국 모델이 표준화된 벤치마크에서 페이블 5를 빠르게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실제 업무 환경에서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유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더 높은 문턱이라고 봤다. 이는 벤치마크 순위보다 기업 고객의 생산성과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상용화 역량이 AI 모델 경쟁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머스크는 이 기준에서 중국 모델이 내년 1분기 페이블 5 수준에 근접하더라도 매우 인상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앤트로픽의 성장 배경도 같은 기준에서 설명했다. 단순 성능 지표보다 고객이 실제 업무에서 체감하는 유용성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다. 그는 앤트로픽이 "유용한 지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 점이 매출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했다.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푸AI의 부상은 미국의 대중 AI 통제 강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앤트로픽은 이달 초 과학 및 프런티어 AI 연구 관련 질의를 기존보다 성능이 낮은 오퍼스 4.8 모델로 제한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이후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페이블 5 접근을 모든 사용자에게 차단했다. 탕 창업자는 앤트로픽의 제한 조치 직후 엑스(X)를 통해 GLM-5.2를 공개하며 이 모델이 완전히 개방됐다고 밝혔다. 미국 빅테크가 폐쇄형 모델과 접근 제한을 강화하는 사이 중국 AI 기업이 오픈웨이트 전략을 앞세워 영향력을 넓히려는 구도다. 자본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푸AI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3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순손실 예상도 수정해 2028년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홍콩 증시에 '놀리지 아틀라스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으로 상장된 지푸AI 주가는 지난 22일 장중 42% 급등해 2980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종가는 15.1% 오른 2410홍콩달러였다. 지난 1월 상장 이후 주가 상승률은 1700%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이번 논쟁이 단순한 모델 순위 경쟁을 넘어 미중 AI 패권 구도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최첨단 모델 접근과 AI 칩 수출을 제한하며 기술 우위를 지키려 하고 있다. 중국은 자체 모델 고도화와 오픈소스 생태계 확대로 우회로를 찾는 모습이다. 탕 창업자는 "프런티어 지능은 모두의 것"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집중뿐이며, 특히 지능이 진정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6.23 09:53장유미 기자

앤트로픽 사태가 부른 경고…코히어 CEO "AI 빌려 쓰면 통제권 잃을 것"

앤트로픽 모델 접근 제한 논란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새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최고경영자(CEO)가 국가와 기업이 소수 빅테크 AI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경제 안보와 산업 경쟁력, 데이터 주권을 흔들 수 있다고 봐서다. 고메즈 CEO는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 기고문을 통해 최근 앤트로픽 모델 접근 제한 사례를 언급하며 "각국은 소버린 AI를 선택할지, 디지털 종속을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며 "기업과 민주 국가가 소수 대형 기술 기업에 계속 의존하는 구조는 회복력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또 그는 AI를 에너지와 핵심 광물처럼 국가 전략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도 밝혔다. 산업화 시대에 민주국가들이 특정 에너지 공급원이나 핵심 광물 병목에 의존하는 위험을 인식했던 것처럼 AI에서도 소수 중앙집중형 사업자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더불어 고메즈 CEO는 G7이 고도화된 연구와 개방형 환경, 유연한 공급망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링크드인을 통해 "최근 앤트로픽 모델 접근 제한은 코히어가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며 "디지털 주권은 단순한 시장 경쟁이나 특정 기업·국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경제 안보와 국가 주권을 형성할 기초 기술을 누가 통제하느냐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앤트로픽 접근 제한 논란은 미국 정부가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해 외국 국적자 접근을 차단하는 수출통제를 발동하며 확산됐다. 앤트로픽은 실시간으로 사용자 국적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 고객의 두 모델 접근을 중단했다. 페이블5는 일반 이용자용 모델, 미토스5는 일부 검증 기관에 제한 제공되는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단순한 서비스 장애가 아니라 고성능 AI 모델 접근권이 정부 정책과 공급자 판단에 따라 한순간에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고메즈 CEO는 소버린 AI 확보를 위한 기준을 이번에 제시했다. 단순히 자국 내 데이터센터에 AI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디지털 주권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봐서다. 특히 그는 우선 모델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범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AI 모델은 공급자가 정한 일정에 따라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국가별 언어와 규제, 정책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데이터 통제권도 중요 요소로 꼽았다. 데이터가 자국 내에 저장돼 있더라도 외부 사업자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주권이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영 자율성도 강조했다. 특정 공급자의 서비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정책 변화나 서비스 중단 시 이용자가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고메즈 CEO는 동일한 AI 시스템을 다양한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고메즈 CEO의 발언이 최근 소버린 AI 논의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과 공공 AI 인프라 확보, 국산 대형언어모델(LLM) 육성 등을 중심으로 AI 자립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고메즈 CEO는 "진정한 디지털 주권은 선택과 통제에 관한 문제"라며 "누가 당신의 데이터를 보고 누가 시스템을 수정하며 누가 이를 끌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곧 AI 주권"이라고 말했다.

2026.06.18 11:38장유미 기자

앤트로픽, 페이블·미토스5 동시 공개…"AI 성능·안전장치 최상위"

앤트로픽이 일반 사용자도 사용할 수 있는 미토스급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놨다. 앤트로픽은 9일(현지시간) 신규 AI 모델 '클로드 페이블 5'와 제한적 접근 모델 '클로드 미토스 5'를 출시했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페이블 5는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며, 미토스 5는 미국 정부와 협력 중인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기관 중심으로 배포된다. 페이블 5는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링과 지식 노동, 비전, 과학 연구 등 다수 AI 벤치마크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작업이 길고 복잡해질수록 기존 모델과 성능 격차가 더욱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페이블 5 활용 사례도 공유했다. 스트라이프는 페이블 5가 5000만 줄 규모 루비 코드베이스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하루 만에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이 수행할 경우 두 달 이상 걸릴 수 있는 작업이다. 금융과 분석 업무에서도 성능 향상이 확인됐다. 헤비아 금융 벤치마크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했으며 문서 추론과 차트 분석, 근본 원인 분석, 기댓값 계산 등 복합적인 지식 노동 영역에서 강점을 보였다. 비전 분야에서는 과학 도표 세부 수치를 추출하거나 화면 이미지만으로 웹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또 별도 보조 도구 없이 게임 '포켓몬 파이어레드'를 완주할 수 있는 수준의 시각적 추론 역량도 입증했다. 페이블 5는 장기 기억과 롱컨텍스트 성능도 기존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은 수백만 토큰 규모 작업에서 맥락을 유지할 수 있으며 자체 메모를 활용해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능력을 보였다. 미토스 5 공개…"신약 설계 과정 10배 빠르게" 이날 함께 공개된 미토스 5는 동일한 기반 모델을 사용하지만 일부 안전장치가 제거된 버전으로 출시됐다. 앤트로픽은 "미토스 5가 현재 세계 최고 수준 사이버보안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신약 설계 과정 일부를 약 10배 가속하는 성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 미토스 5는 단백질 설계 도구를 자율적으로 활용해 후보 물질을 탐색했다. 14개 단백질 표적 가운데 9개에서 신약 개발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도출했으며 현재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토스 5는 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놨다.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참신한 연구 가설을 생성했으며 일부 가설은 실제 연구실의 독립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138개 동물 단일세포 데이터를 활용한 유전체학 연구에서도 최근 사이언스 학술지에 발표된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은 이 같은 고성능 AI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안전 체계를 도입했다. 사이버보안과 생물학, 화학, AI 모델 디스틸레이션 관련 요청이 탐지되면 응답을 페이블 5 대신 클로드 오푸스 4.8이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앤트로픽은 "현재 전체 세션 95% 이상이 이러한 폴백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일부 무해한 요청도 제한될 수 있어 향후 오탐 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안전장치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미토스급 모델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최대 30일 보관하는 새로운 정책도 도입했다. 이는 새로운 탈옥 공격과 악용 시도를 탐지하고 안전장치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클로드 페이블 5와 미토스 5의 가격은 모두 입력 100만 토큰당 10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50달러로 책정됐다. 앤트로픽은 "이번 모델 동시 출시는 첨단 AI 역량을 더 많은 사용자에게 빠르고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향후 더 강력한 모델이 등장하는 만큼 안전장치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오탐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6.10 08:43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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