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 환자 1100만 명인데 예산 삭감하는 정부
정부가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등록관리사업에 대해 내년도 예산을 과소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수는 작년 고혈압 진료 환자가 725만869명으로 5년 전인 2018년 627만4천863명 대비 약 98만 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뇨병 진료 환자는 2018년 302만8천128명에서 지난해 368만7천33명으로 약 66만 명 늘어났다. 관련해 정부는 늘어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을 실시 중이다. 해당 사업은 2007년 대구에서 시·도 단위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후 2009년부터 시·군·구 단위로 전환돼 2012년부터는 1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등록관리 환자는 매년 10% 넘게 증가했다. 2018년 20만9천454명이었던 등록관리 환자는 2022년 34만9천377명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38만1천196명이다. 2021년 기준 등록관리 환자의 혈압 조절률은 92.9%, 혈당 조절률은 55.0%로 일반 환자의 조절률보다 월등히 높다. 문제는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다 보니 오히려 환자인센티브로 지급해야 할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인센티브란 매월 65세 이상 등록관리 환자의 진료비 1천500원과 약제비 2천원을 병원과 약국에 지원하는 예산을 의미한다. 환자인센티브 미지급금은 2019년 12월 처음 발생했고 그 이후로 매년 예산 소진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2020년에는 11월에 예산이 모두 소진되어 7억 원의 미지급금이 생겼고, 2021년에는 10월에 예산 소진 후 14억 원의 미지급금이 발생했다. 작년에도 9월부터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발생한 부족 예산은 다음연도 국고보조금이 보조되면 우선 지급하는 방식으로 메워왔다. 올해 미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인센티브는 16억 원으로 추산된다.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금액은 2억 원에 불과해 병원과 약국에 예산을 늦게 지급하는 것도 부족해 줘야 하는 금액 중 약 14억 원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인재근 의원은 “국회와 전문가들은 고혈압·당뇨병 환자 관리를 확대하라고 주문하고 있는데 오히려 정부는 적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있던 사업마저 제동을 걸고 있다”며 “마땅히 줘야 할 돈을 안 주는 것은 예산 다이어트가 아니라 무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은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