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맏형 최태원·이재용, 美 방미 일정 끝내고 현장경영 몰두
재계 맏형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북미와 남미에서 현장 경영을 이어간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방미 일정에 동행한 후 바로 뒤이어 28일(현지시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미를 방문했다. 최 회장은 남미 주요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을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부산엑스포 유치지원민간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월 유럽 출장 때도 스페인, 덴마크, 포르투갈 3개국을 방문하며 현지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함과 동시에 부산엑스포 지지 활동을 펼쳤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2023년 11월말 경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최 회장 역시 투표 이전까지 지지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이재용 회장 역시 방미 일정이 끝난 후 계속 미국에 남아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관련으로 매주 재판에 출석해야 하지만 다음 공판 기일이 이달 26일로 잡히면서 장기 출장이 가능해졌다. 5년 만에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주요 기업 CEO들을 잇따라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스마트폰 검색엔진 교체 이슈가 있는 만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의 만남도 점쳐진다. 지난 2021년 이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모더나, 버라이즌 CEO를 만나고 텍사스 반도체 공장 후보지를 둘러봤다. 올해도 역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바이오 사업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오 분야 새로운 투자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다만 2021년과 달리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현장 방문은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도체지원법 조건을 둘러싼 협의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2조7천억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는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보조금을 제공하는 대신 다소 무리한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 정부가 제출을 요구하는 기밀정보 범위를 최소화하고, 가드레일 조항 완화 등을 요청하는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3대 통신사인 버라이즌 등 주요 통신 기업의 경영진들을 만나 5G 사업 확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미국 주요 이통사에 5G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과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는 돈독한 친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북한산 산행을 함께했던 찰스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과 재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두 차례의 UAE(아랍에미리트공화국) 출장과 베트남, 스위스,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을 방문해 주요 사업 현안을 점검했다. 올해 역시 국내외 현지사업장을 둘러보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