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게임법 전부개정안...이용자 보호는 어디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게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 하고 있다.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협의체 구성 및 운영, 중소게임사 지원을 비롯해 해외게임사 국내대리인 제도 등의 내용을 포함해 게임산업과 이용자 보호를 모두 위하는 법안이니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지난 2020년 12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문턱을 넘지 못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올해 1월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 역시 같은 단계에 머물러있다. 이들 법안에 공통으로 포함된 주요 내용인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는 관련 내용을 담은 게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내년 3월 시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확률형아이템 관련 내용 말고도 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 내용이 담겨있기에 게임법 전부개정안 시행이 필요하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상헌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포함된 주요 내용으로는 ▲게임산업 진흥을 위하여 게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 공공기관의 임원 또는 직원 및 게임사업자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게임산업협의체를 구성 및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이 있다. 이와 함께 ▲비영리 목적 교육, 학습, 종교 용도의 단순 공개목적 게임의 등급분류를 면제 ▲환전, 불법프로그램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의 광고 및 선전 행위 금지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장이 없는 해외사업자의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등도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건도 담겼다. 하태경 의원이 올초 내놓은 게임법 전부개정안에는 사행성게임물의 사행성 확인 권한을 경찰로 이관하고 웹보드 게임의 사행행위 모사게임을 정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장애인의 게임접근성 지원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마련된 것도 눈길을 끈다. 게임업계는 해당 법안이 조속히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9월 예정된 국정감사와 내년 4월 열릴 22대 총선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행보를 살펴봤을 때 국정감사와 22대 총선 기간에는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며 "22대 총선이 열린다는 것은 21대 국회가 마무리 될 때가 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21대 국회가 종료되면 자연스럽게 21대 국회에 발의됐던 게임법 전부개정안도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야간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며 법안 통과를 위한 행보가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게임법 전부개정안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만큼 이용자가 불이익에 방치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정치권에서 주의 깊게 살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포함된 내용 중 우선순위로 둔 내용을 별도 법안으로 발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지난 14일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을 지정토록 하고, 구체적 준수사항을 규정한 게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해외게임 국내대리인 지정법'은 지정된 국내대리인에 사업자 의무 및 금지사항 준수, 불법 게임물 유통 금지, 확률형 아이템의 표시, 광고 및 선전 제한 규정 준수의 의무 부과 등의 내용이 골자를 이룬다. 이상헌 의원은 “외국 게임사들의 막장 운영으로 인한 국내 이용자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촘촘한 제도보완으로 실효성을 확보하여 해외 일부 게임사의 막장·저질 운영로부터 국내 게임 이용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