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엔 미니멀·무채색 가전 마케팅 뜬다
지난해 다채로운 걸러 색상의 가전을 선보이던 가전 업계가 최근 차분한 색상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해 불경기 전망에 가전 교체 주기가 길어지며 질리지 않는 흰색·베이지 등 심플하고 무채색 계열의 색상 제품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최근 'CES 2023'에서 미니멀 디자인 가전을 공개했다. 기본적인 색상은 무채색이다. 물리적 버튼과 장식 요소는 최소한으로 줄여 외관 디자인을 단순화했다. 사용자 경험과 환경도 직관적으로 배치했다. 제품에 사용하는 부품과 공정을 줄여 ESG 경영 가치도 담을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국내외 고객에게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자 미니멀 디자인 라인을 추가했다”며 “유행을 타지 않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추구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새 디자인 가전을 새해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김수연 LG전자 H&A디자인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단순함은 고객의 삶의 가치를 더욱 품격 있게 만들 수 있다”며 “미니멀 디자인으로 또 하나의 가전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홈라이프 솔루션 기업 앳홈은 작고 단순한 디자인의 '미닉스 식기세척기'를 2일 출시했다. 크기는 일반 전자레인지 정도에 색상은 그레이지(화이트)와 차콜그레이 두 종류다. 미닉스 식기세척기는 사전예약 기간 5일 연속 품절됐다. 로봇가전 전문 브랜드 에코백스는 최근 '디봇 X1 옴니' 제품의 화이트 컬러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다크그레이 색상이 유일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레인지도 흰색 제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코웨이는 지난해 11월 '노블 인덕션 프리덤'에 오트밀 베이지 색상 제품을 더했다. 주방 소형가전 브랜드 코렐 세카는 '더 슬림 인덕션 저스트화이트'는 화이트 컬러를 적용한 1구 인덕션을 출시했다. 쿠첸은 '화이트 3구 인덕션 더 블랑'을 3월에 출시했다. 업계가 차분한 색상 제품에 주력하는 것은 얼어붙은 소비 심리와 연관이 있다. 최근 고금리·고물가로 가전을 교체하는 주기가 길어지면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색상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에 따르면 가전제품 매출은 지난해 1~11월 28조2천35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같은 기간 29조3천749억원보다 약 3.9% 줄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소비자 니즈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