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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국제사회와 AI 시대 열린정부 미래 이끈다

인공지능(AI)이 행정 시스템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국제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행정안전부는 서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민사회와 함께 열린정부 국제행사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OECD 가입 30주년을 기념하는 'OECD 열린정부 국제심포지엄'과 '세계열린정부주간 민관합동 국제포럼'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전 심포지엄은 '신뢰를 설계하는 열린정부'를 주제로 다뤘다. 파브리찌아 라페코렐라 OECD 사무차장과 해외 장관급 인사들이 참석해 AI 행정 시대의 공공거버넌스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AI 도입에 따른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OECD는 한국의 행정 혁신 사례인 '열린정책랩' 보고서도 함께 소개했다. 오후에는 열린정부파트너십(OGP) 주관으로 민관합동 국제포럼이 열렸다.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대전환 시대의 민첩한 정부 구현을 논의했다. 청년과 정부 관계자들은 소그룹 토론을 통해 정책 과제를 도출했다. 이 토론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수립할 '대한민국 제7차 열린정부 실행계획'에 반영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제사회와 함께 열린정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이번 논의가 실제 정책 개선과 혁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열린정부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22 17:54남혁우 기자

[기고] 국방 경쟁력, '통제 가능한 AI'에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의료, 자율주행차, 비행기, 국방처럼 인간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영역에서 인공지능(AI)도 분야별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많은 사람이 AI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일에만 관심을 두지만 실제로는 AI를 가드레일 안에 두고 통제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AI 인프라 기업 대표가 AI 경쟁력 핵심을 성능이 아니라 안전한 통제와 검증에서 찾은 셈이다. 특히 국방 분야에선 이 문제가 더 무겁다. AI는 이미 민간 편의 기술을 넘어 국가안보와 군사작전 내부로 들어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도 강력한 AI 모델의 가드레일을 논의한다. 결국 국방 AI 경쟁력은 실제 작전 환경에서 AI를 믿고 맡길 수 있는가, 위급한 순간에도 군의 의도와 작전 맥락 안에서 통제할 수 있는가에서 갈릴 것이다. 이 흐름을 가장 잔혹하게 보여준 게 러-우 전쟁이다. 과거 무기 실증은 훈련장과 시뮬레이터에서 이뤄졌지만 지금 우크라이나는 드론, 위성, 전자전, 지휘통제, AI가 실제 전장 한복판에서 연결된다. 비극의 전쟁이 기술 관점에서 가장 냉혹한 실증장이 됐다. 그 상징적 사례인 미국 AI 방산업체 팔란티어는 우크라이나에서 위성, 드론, 감청, 현장 보고, 동맹국 정보 등 방대한 전 출처 데이터를 통합해 전장 상황 판단과 표적 결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선보였다. 우크라이나는 팔란티어와 함께 실제 전장 데이터를 활용해 상황인식 및 전투관리 AI 모델인 델타(Delta)를 시험·훈련하는 '브레이브1 데이터룸'까지 출범시켰다. 실험실 데이터가 아니라 러시아 드론 등 실제 위협 데이터로 AI를 훈련하고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우크라이나는 동맹국에 4년 전투 기간 중 수집한 전장 전투데이터를 제공해 AI 모델을 실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전 세계 방산기업이 우크라이나를 주목하는 건 이제 전쟁 피해국이라는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AI 국방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검증되는 공간, 다시 말해 미래 국방 AI이자 실제 전장 전투데이터의 성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는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포탄이 떨어지고 통신이 끊기며 데이터가 왜곡되고 적이 일부러 교란하는 환경에서도 AI가 통제할 수 있게 작동하느냐가 미래 국방과 안보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이스라엘-가자 전쟁에선 '라벤더' 같은 AI 기반 표적화 체계를 활용해 발생한 오인 사살과 대규모 민간인 피해 문제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과 함께 국제적 논쟁의 중심에 섰다. 미국도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 등 AI 표적화 기술을 활용해 이란과 벌인 전쟁에서 낡은 데이터와 초고속 자동화 체계 오류로 인해 민간인 학교를 폭격해 수많은 여학생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작전에서도 AI가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선별하는 데 활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AI는 이제 전쟁 주변 기술이 아니라 전장 판단의 속도와 범위를 바꾸는 기술이 됐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쟁은 AI를 쓰는 쪽과 쓰지 않는 쪽의 싸움일까. 아니면 통제 가능한 AI를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한 AI에 의존하는 쪽 사이일까. AI 성능이 좋다는 것과 AI가 우리 의도에 맞게 움직인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천재가 반드시 믿을 만하거나 말 잘 듣는 사람이 아니듯 고성능 AI도 마찬가지다. 모델이 더 빠르게 계산하고 더 복잡한 추론을 수행하며 더 많은 시스템을 호출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면서도 또한 위험한 능력이다. 군 작전은 민간 서비스와 달리 AI가 표적식별, 데이터 오류, 작전 맥락을 잘못 이해하면 아군 피해, 민간인 피해, 지휘 판단 왜곡, 작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군 작전의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평시와 전시는 다르고, 안정된 후방과 위급한 전장은 다르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때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극단적 상황도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AI가 이런 군사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학습 결과만을 기준으로 그럴듯한 작전을 제안하거나, 반대로 필요한 명령을 과도하게 거부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해 허용되지 않은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평소 지휘관의 의도를 잘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결정적 순간에 작전 목적보다 자신이 학습한 보상 기준을 우선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 오답이 아니라 군사적 위험이다. 이것이 바로 AI 신뢰성 영역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뢰성은 제품시험을 통과했다거나, 인증서를 받았거나, 혹은 보안 점검을 마쳤다는 정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국방 AI 신뢰성이란 데이터 오류 등을 극소화하고 AI가 실제 운영 중에도 인간, 특히 지휘관의 의도와 허용된 권한, 위험 기준, 작전 맥락 안에서 계속 통제할 수 있게 작동해야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신뢰성을 시험, 인증, 보안과 혼동한다. 이들 모두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AI도 시험이나 인증으로 운영 중 판단 변화와 실제 작전 환경에서 안전한 운용을 자동 보장하지 않는다. 인성 검사 한 번으로 그 사람이 평생 올바르게 행동한다고 보장할 수 없고 운전면허증 취득이 교통사고를 없애지 않듯이 말이다. 사이버보안과 신뢰성도 역시 다르다. 열쇠 없는 사람이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보안이라면, 신뢰성은 열쇠를 가진 AI라도 문 안에서 우리가 의도한 범위 안에서만 행동하게 하는 조치다. 외부 침입이 없어도 AI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운영자가 허용하지 않은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목표 오해, 과잉 최적화, 보상 해킹이라고 부른다. 생성형 AI에서 나타나는 아첨형 답변 역시 군 작전과 결합하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위험이 된다. 이럴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논리가 'AI가 추천하고 장교가 확인하면 된다'라는 인간 감독이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 감독을 단순하게 인간 개입 수준으로 착각한 결과다. 인간 감독은 사람이 마지막에 선의와 진심으로 도장을 찍는다는 뜻이 아니다. AI가 어디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 어떤 임계치에 인간을 호출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스스로 멈춰야 하는지, 어떤 판단은 사후 감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기술적으로 미리 구조 설계하는 일이다. 감독하는 인간과 조직이 그 역할을 감당할 역량을 갖췄는지도 함께 보아야 한다. 결국 미래 국방 경쟁력은 더 똑똑한 AI를 갖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한 AI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게 운용하느냐에서 갈린다. 민간에선 이를 AI 신뢰성, 더 정확히는 'AI 어슈어런스(assurance)'라고 부른다. 영국이나 이스라엘은 이미 AI 어슈어런스를 별도 전문시장으로 보고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AI가 물리적 자율성을 갖고 지휘 결심과 작전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대엔 통제 가능성이 전투력이고 신뢰성이 곧 국방 AI 경쟁력이라서다. 우리도 AI 신뢰성 전문기업을 국방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어 이름이 알려진 AI 기업을 부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를 잘 만드는 기업과 AI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기업은 다르고 신뢰성은 특수한 전문 분야이기 때문이다. 군은 민간의 AI 신뢰성 전문기술기업이 국방 환경에서 실증하고 군 특수 요구를 반영해 AI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초기 시장과 실증 기회를 열어야 한다. 최근 국제적으로 벌어지는 전쟁은 미래 국방이 AI를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싸움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AI를 보증할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싸움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그 산업을 갖추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기준이 만들어진 뒤에 따라간다면 그때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2026.05.21 15:20박지환 컬럼니스트

[기고] 영토는 되찾을 수 있어도, 지도 데이터는 되돌릴 수 없다

2026년 2월 27일, 정부는 구글의 1:5000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했다. 2007년 첫 요청 이후 18년 만의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일본은 자국 플랫폼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직접 움직였지만, 한국은 수십 년간 구축한 디지털 국토를 글로벌 플랫폼에 내주는 순간에도 국가 전략 논의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1:5000 수치지도는 단순한 길 안내용 지도가 아니다. 건물·도로·지형·시설물 위치와 형상이 국가 기준 좌표체계 위에서 정밀하게 연결된, 대한민국 디지털 국토의 기본 원장, 즉 마스터 데이터다. 자율주행과 디지털트윈, 로봇과 물류, 군사 시스템이 모두 이 위에서 움직인다. 지도는 이제 국가의 디지털 영토다. 오늘날 고정밀 지도는 단순한 위치 데이터가 아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인터넷 문서를 학습하듯, 자율주행 AI와 로봇 AI는 공간을 학습한다. 지도는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좌표 기반 세계모델에 가깝다. 데이터는 한번 넘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서버를 국내에 두면 안전하다'는 단순한 접근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데이터 '저장 위치' 보다 '학습·복제·파생 활용 구조'가 더 중요하다. 원본이 국내 서버에 있어도,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임베딩·모델 가중치·관계 데이터셋은 사실상 국경 밖에서 재활용된다. 영토는 잃어도 되찾을 수 있지만, 학습된 데이터는 한번 흡수되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이것이 데이터 비가역성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지도 반출이 아니다. 누가 미래의 공간 AI를 학습시키고, 누가 디지털 세계 모델의 기준 좌표계를 장악할 것인가의 문제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가 아직도 공간정보를 '지도 서비스'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지도·클라우드·AI·로봇·디지털트윈을 하나의 학습 생태계로 통합하고 있다. 라인 사태가 남긴 두 개의 교훈 가까운 일본 사례를 두 가지 시선으로 봐야 한다. 첫째, 일본 정부의 작동 방식이다. 2024년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핵심 요구는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였다. 일본은 라인을 단순 메신저가 아니라 결제·행정·재난 시스템과 연결된 '국민 생활 플랫폼'으로 보고 국가가 직접 개입했다. 이후 라인야후는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시스템·인증 연계를 2026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끊기로 했고, 보안관제센터 운영도 일본 기업 주도로 전환됐다. 둘째, 한국의 뼈아픈 현실이다. 30년 가까이 키워온 글로벌 플랫폼이 외국 정부 행정지도 앞에서 기술·인력·데이터 통제권을 잃었다. 일본은 자국 플랫폼에 대해 '외국 영향력 축소'를 요구했고, 한국은 자국 공간정보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 접근 확대'를 허용했다. 차이는 기술력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적 태도였다. 같은 사건, 정반대의 교훈.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거울 앞에서 다시 한번, 이번에는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내주고 있다. 절차의 공백, 침묵의 진짜 이유 필자는 이번 결정 과정과 관련해 두 건의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공개된 자료 범위 내에서는 국가 핵심 공간정보 국외 반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거쳐야 할 부처 간 정식 협의의 흔적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절차의 공백은 곧 선례의 공백이다. 국가 전략자산의 국외 이전에서 절차의 정당성은 향후 국제 분쟁과 추가 요구에 대응할 국가의 방어 논리 그 자체다. 적정한 협의 기록 없이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은, 다른 외국 기업이 같은 요청을 했을 때 우리 정부가 거부할 법적·논리적 근거를 스스로 약화했다는 뜻이다. 오늘 구글에 허가한 기준은 내일 다른 누군가에게도 적용된다. 이것이 선례 위험이다. 허가 이후,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다음 다섯 가지 질문에 정부 차원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가. 첫째,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AI 학습 제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는가. 둘째, 길찾기용 데이터라는 명목으로 반출된 정보가 위성영상·통신·결제 데이터와 결합될 때 어떤 통제가 작동하는가. 셋째, 보도된 구글-LG U+ 데이터센터 협력에서 한국 정부의 실효적 통제권은 어떻게 보장되는가. 넷째, 국내 공간정보 기업이 글로벌 플랫폼의 단순 데이터 공급원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데이터 배리어 전략은 존재하는가. 다섯째, 우리는 그들의 데이터에 동등하게 접근할 상호호혜 원칙을 확보했는가. 이 다섯 가지 가운데 단 하나라도 명확한 답을 국민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가야 할 세 갈래 길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 30년 넘게 이 분야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국가 공간정보 데이터 컨트롤타워 정립이다.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국가정보원이 사후적으로 참여하는 협의체가 아니라, 데이터 주권 사안을 사전·상시적으로 다루는 상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라인 사태에서 일본 총무성이 보여준 단일 창구 방식은 적어도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참고할 만하다. 둘째, 국내 산업 보호와 글로벌 진출의 듀얼 전략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1:5000 디지털 국토를 보유하고 있다. 27년간 축적된 정밀 공간정보, 자동 갱신되는 도로망 데이터, 지방자치단체 행정 공간정보 인프라는 그 자체로 글로벌 경쟁력이다. 국내 시장을 닫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술을 일본·동남아·아프리카 등으로 능동적으로 수출하는 공세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 셋째, 오픈소스 기반 디지털 ODA와 기술 동맹이다. 특정 글로벌 기업에 모든 인프라를 의존하지 않는 길은 오픈소스 기반 공간정보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것이다. 한국이 축적한 GIS 기술을 LGPL 등 오픈 라이선스로 우방국과 공유하며 디지털 ODA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기술 주권이다. 미국도 국가안보와 연결된 기술에는 수출통제를 적용하고, 유럽은 GDPR과 데이터법으로 디지털 국경을 만들며, 일본은 라인 사태에서 플랫폼 통제권에 적극 개입했다. 대한민국만 유독 공간정보를 '서비스 편의'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다시 묻는다 라인 사태와 구글 지도 반출은 본질이 같다. 하나는 국민 생활 플랫폼의 데이터 주권, 다른 하나는 디지털 국토 주권의 문제다. 우리는 한 번은 빼앗긴 자리에, 한 번은 내준 자리에 서 있다. 필요한 것은 반미나 반글로벌주의가 아니다. 개방과 협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준 없는 개방은 주권이 아니라 종속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개방 논리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열 것인가에 대한 국가 전략이다. '지도를 가진 자가 지도자가 되는 시대다.'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산업 좌표다. 대한민국은 스스로의 디지털 영토를 지킬 준비가 돼 있는가. 조건부 허가 이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26.05.20 18:11김인현 컬럼니스트

"피지컬AI 시대 사라진 일자리 사다리...새로운 교육 필요"

AI 기술이 로봇, 자율주행 등 현실 세계와 결합한 피지컬AI로 급속히 발전하며 청년 고용 시장의 양극화와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보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현행 교육, 고용 제도와 데이터 보호에만 치중된 AI 법 제도만으로는 위기를 막을 수 없다며, 전면적인 거버너스 개편과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을 촉구했다. 송영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객원교수는 20일 국회서 열린 '피지컬AI 시대, 일자리와 보안' 포럼에서 “AI가 중간 지대 노동을 대체하며 노동 시장이 저숙련, 고숙련 두 축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일자리 사다리가 사라지고, 고숙련만을 요하는 경력직 선호 현상이 뚜렷해 청년층 고용 불안 해소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 주기가 현재 한국 교육 시스템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입 채용 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청년이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현장 AI 기반 직무 역량이 달라 고용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주요국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 이미 관련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미국은 대형 IT 기업이 주도해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은 고등학교부터 프로그래밍 등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으며, 에스토니아는 국가 차원에서 유치원생에게 코딩, AI 원리를 가르친다. 이에 따라 한국도 교육, 숙련, 신산업 발굴 등 AI 시대 고용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 AI 인재를 양성하고, 실무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교육 현장에선 AI 신직무 특화 '마이크로 디그리' 채용 가점제 법제화, AI 신기술 실무 인턴십 조세특례제도, '고성능 AI 컴퓨터 바우처' 지원 등이 우선 과제로 꼽혔다. 송 교수는 “현재 교육부 매치업 프로그램이나 대학 내 소단위 전공 제도는 취업 시 가산점으로 작동하지 않아 청년들에게 매력도가 떨어진다. AI 교육 이수로 발급되는 마이크로 디그리가 실질적으로 가산점으로 부여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바우처를 청년들에게 직접 지급해 법인 설립 전이라도 GPU 서버 등 핵심 인프라를 무상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이후 숙련 단계에선 AI 긱워커 등 신유형 노동에 맞춘 고용 보험 기준 변화, AI 신산업 상생 연대 기금 조성 등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지금은 고용 보험이 전통적 정규직 중심으로 설계돼 프리랜서 코더 등 AI 기반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어 기준을 현행 근로 시간 중심에서 개인 총 소득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기금과 관련해선 “정부와 기업이 AI 사업을 위해 1대1 매칭 펀드를 조성해 청년 디지털 교육과 실질자 전직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송 교수는 AI 인재 육성을 위해 현재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로 나뉘어진 인재 양성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범부처 차원의 '국가디지털인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기본법, 피지컬AI 보안 위협 대응 못해” 노영규 연세대 바른ICT연구소 교수는 피지컬AI가 촉발한 보안 문제를 다뤘다. 노 교수는 “과거 해킹이 데이터 유출 수준이었다면, 피지컬AI 해킹은 인간을 해치고 국가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물리적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피지컬 AI 보안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잔디깎이 로봇 백도어 보안이 뚫려 원격으로 상대 감시가 가능하다면 이 로봇이 사람에게 돌진할 수 있는 '현장성'을 갖게 된다”며 “만약 특정 제조사 로봇 수천 대가 같은 비밀번호를 공유한다면 로봇 한 개의 비밀번호만 해킹돼도 로봇 수천 개가 인간을 위협하는 도구로 변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보안 위협이 국가 인프라에 다다른다면 국가 전체가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실제 러시아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전쟁 등에선 군사 로봇이 사용되고 있는데, 만약 적이 아군 로봇을 해킹한다면 아군 전력이 적군의 것으로 역이용될 위험이 크다. 최근 공격 AI의 급속한 발전도 보안 위협 요소로 작용한다. 노 교수는 “앤트로픽 미토스 등 최신 AI 모델은 보안 특화 모델이 아님에도 스스로 취약점을 찾아내 악성코드를 자율 생성, 변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강력한 AI 모델이 나올수록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대엽 AI메트리카 연구소 소장은 “피지컬AI는 움직이는 센서와 행동 시스템이 기반이라는 점에서 보안이 뚫리면 현실의 물리적 차원으로 위협이 확장된다”며 “교통, 군사, 경제 등이 결합한 위협이므로 사고 이전 책임 설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노 교수는 “지금 피지컬AI 보안에 대응하지 않으면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 차원에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기술적으론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내장하는 시큐리티 바이 디자인과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차원의 통합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노 교수는 “AI 기본법 등 현행 AI 법 제도는 개인 정보, 저작권 중심으로 설계돼 피지컬 AI 보안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며 “현재 AI 보안 주무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로 주무 부처가 나뉘어있어 규제가 파편화된 것도 문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범정부 차원의 피지컬AI 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피지컬AI 안전 보안 특별법을 제정해 AI 기본법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5.20 16:00홍지후 기자

콘진원, '2026년 게임문화포럼' 개최…장애인 게임 접근성 논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과 포용적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해 학계, 업계, 이용자가 함께 논의하는 '2026년 게임문화포럼'을 개최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일산 킨텍스에서 '우리 모두의 로그인'을 주제로 '2026년 게임문화포럼'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오는 22일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장애인 게임 접근성 현황과 개선 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포럼은 총 4개의 발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발제 세션에서는 ▲최은경 한신대학교 이스포츠융합대학 교수의 '장애인의 게임 플레이 장벽과 게임 접근성 현황'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와 김강 캥스터즈 대표의 ''서울2033', '휠리엑스 플레이' 사례 중심 장애인 게임 접근성의 창의적 향상 모델' ▲김효은 콘진원 책임연구원의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과 향후 과제' 발표가 차례로 진행된다. 특히 마지막 발표에서는 콘진원이 2022년부터 추진해 온 연구를 바탕으로 시각·청각·운동·인지 분야별 접근성 가이드라인과 개발 및 운영 현장 적용 예시, 산업 협력 방안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향후 과제 등이 함께 제시된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이승훈 게임이용자보호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약 40분간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에는 유튜브 채널 'G식백과'를 운영하는 김성회 창작자,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쿠팡 장애인 이스포츠팀 소속 김민준·김규민 형제 선수가 참여해 현장 의견과 과제를 공유한다. 행사장에는 휠체어 운동 기기와 게임을 결합한 ''휠리엑스 플레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보조기기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이번 포럼이 게임 접근성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가 연결되는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콘진원은 앞으로도 산업계와 학계, 이용자와 함께 포용적 게임문화 조성과 실효성 있는 정책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026년 게임문화포럼'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은 지난 12일부터 시작됐다.

2026.05.19 17:45정진성 기자

[법과 상식 사이] 미·중, '연결의 규칙'은 누가 지배하는가

최근 국가 수반간 회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정치적 의제보다 경제적 의제를 가진 기업 대표들이 함께 하는 장면이 자연스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길에 동행한 기업인들의 면면은 오늘날 미중 경쟁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엔비디아, 퀄컴, 애플과 테슬라,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까지. 세계 공급망과 디지털 질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들이 에어포스원에 함께 오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는 순간에도 미국 핵심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 생산망에 깊이 연결되어 있고, 엔비디아와 퀄컴은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렵다. 월가 금융회사들 역시 중국 자본시장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이 장면은 지금의 미중 경쟁이 단순한 '단절'의 경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냉전처럼 서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구조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데이터·공급망으로 이어진 세계의 연결 방식을 누가 주도하느냐를 둘러싼 경쟁에 가깝다. 세계는 파편화되고 있지만 동시에 완전히 끊어질 수도 없다. 이 모순적인 모습이 오늘날 글로벌 질서를 가장 잘 보여준다. 연결을 끊는 경쟁이 아닌 연결을 지배하는 경쟁 21세기 미중 경쟁은 과거의 이념 대립이나 단순한 관세 전쟁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관련 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한하고, 중국은 데이터 통제와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기업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과 생산 네트워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중국 역시 글로벌 금융과 첨단 기술 체계 없이 현재의 성장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지금의 경쟁은 상대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기술과 공급망, 데이터와 결제 시스템 같은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의 중심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있다. 즉, 연결을 끊는 경쟁이 아니라 연결의 규칙을 지배하려는 경쟁에 가깝다. 세계 경제 역시 완전한 단절로 향하고 있지 않다. 반도체와 AI 같은 전략 분야에서는 의존도를 줄이려 하지만, 생산과 금융, 공급망에서는 여전히 서로 깊게 연결돼 있다. 안보와 기술은 분리를 추진하면서도 시장과 공급망에서는 연결을 유지하려는 이중적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왜 지정학의 전장이 됐나 이 변화의 최전선에는 한국 기업들이 서 있다. 삼성전자 시안 NAND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DRAM 공장 같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은 이제 단순한 해외 공장이 아니다.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기술 자립 전략이 직접 충돌하는 지정학적 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술이 들어간 해외 생산품까지 규제 대상으로 확장하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같은 기술 통제는 중국 기업만 겨냥하지 않는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미국의 기술 통제 체계 영향권 안에 놓이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기업들은 어디에서 가장 싸게 생산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국가의 기술·데이터·안보 체계 안에서 운영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어떤 클라우드를 쓸 수 있는지, 어떤 데이터 규제를 따라야 하는지, 어느 나라의 AI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가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공급망은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다. 기술과 규범, 안보와 데이터가 함께 얽힌 정치적 인프라가 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더 이상 생산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어느 질서에 연결될 것인지, 어느 규칙의 적용을 받을 것인지가 결정되는 전략적 거점이 되고 있다. 디지털 파편화의 심화 이러한 변화는 결국 디지털 파편화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인터넷과 디지털 경제는 하나의 네트워크와 공통 규칙 아래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와 지역마다 서로 다른 데이터 규제와 AI 기준, 보안 체계, 플랫폼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데이터 규범과 AI 기준은 단순한 정책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접근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유럽은 GDPR과 AI법을 통해 개인정보와 기술 윤리의 표준을 세우고 있고, 미국은 첨단기술 통제를 안보 전략과 연결하고 있다. 중국 역시 데이터안전법과 사이버보안 체계를 통해 자국 중심의 디지털 통제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이러한 규제가 더 이상 국경 안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국의 데이터 규제와 수출통제는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 기업의 운영 방식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역외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정 국가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거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순간 해외 기업들 역시 해당 국가의 규제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파편화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파편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그 상태로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데이터는 국경을 넘어 이동해야 하고, AI 서비스는 여러 시장에서 작동해야 하며, 반도체와 배터리, 클라우드와 금융망은 하나의 국가 안에서만 완결될 수 없다. 세계가 완전히 분리된 기술권역으로 나뉜다면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혁신은 느려지며, 기업 활동은 예측 가능성을 잃게 된다. 결국 글로벌 체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처럼 하나의 자유무역 원칙이나 개방형 인터넷 이념만으로 통일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통일성은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보안, AI 안전, 공급망 신뢰, 수출통제, 데이터 이전 규범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복합 질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세계는 파편화되고 있지만, 동시에 다시 연결되기 위한 공통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연결의 규칙이 바뀌는 시대, 한국의 선택 한국은 지금 복잡하고 민감한 입장에 놓여 있다. 미국과는 안보 동맹으로, 중국과는 생산과 시장으로 깊게 연결돼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제 문제는 단순히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과 통상, 데이터와 안보가 하나의 전략 질서 안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진영을 선택하지 못해 생기는 곤란함만이 아니다. 더 큰 위험은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연결의 핵심축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기술은 있지만 규칙 설계에 참여하지 못하고, 생산능력은 있지만 표준 설정에서는 주변부에 머무르며, 시장은 열려 있지만 다른 나라가 만든 기준을 사후적으로 따라가는 위치에 놓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 규범을 충족하는지, 어떤 AI 안전 기준을 따르는지, 공급망의 신뢰성을 어떻게 입증하는지,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얼마나 국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법과 규제는 더 이상 국내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접근과 기술 협력, 공급망 참여를 결정하는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디지털 파편화를 피할 수 없는 외부 환경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파편화된 세계가 다시 연결될 때 어떤 기준이 공통 규칙이 될 것인지, 그 과정에서 한국의 기술과 법제, 산업 구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AI, 클라우드, 데이터 보호,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한국이 국제 기준 형성에 참여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계속 다른 나라가 만든 규칙을 맞추는 입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이 살아남는 길은 글로벌 연결 구조 안에서 누구도 쉽게 우회할 수 없는 위치를 지키는 데 있다. 파편화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그러나 세계는 결국 다시 연결의 질서를 필요로 한다. 그때 한국은 단순한 생산기지나 추종자가 아니라 기술과 규범을 함께 제공하는 핵심 국가로 남아야 한다. 그것이 미중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밀려나지 않는 길이다. 연결은 여전히 세계가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다. 새로운 연결의 규칙은 결국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그 규칙이 정해진 뒤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다.

2026.05.15 15:15안정민 컬럼니스트

국방분야 양자기술 어디에 쓰이나 들여다보니...

최근 주목받는 양자기술이 국방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세밀히 들여다보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이주희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과 박선원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 공동 주최하고 미래양자융합포럼(공동대표의장 김재완·류탁기)과 한국양자산업협회(회장 김성혁)가 공동 주관한 '양자기술 국회 연속세미나–제2차 국방 분야'가 14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3월 열린 '바이오 분야'에 이은 두 번째 정례 세미나다. 국방 사업 현황과 양자기술 R&D 동향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활용사례(Use-case) 중심으로 국방 적용 전략과 정책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이주희 의원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양자 패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기술 종속을 탈피하고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방 분야에서의 선제적 투자가 필수"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양자 기술이 실제 산업과 국방 현장에 신속히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예산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주최자인 박선원 의원은 “양자기술우위가 안보로 직결되는 전략적 영역인 만큼 군이 양자 안보 주권을 선점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긴밀이 소통하며 민간 혁신 기술이 국방 분야에 신속히 도입되도록 정책적 지원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제 발표에서는 국방 분야 양자기술 확보 방향과 활용 범위를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발표는 총 4건으로 ▲국방 양자암호통신/복합센서 기술개발 사업 소개 및 향후 추진방향(이규환 IITP 팀장) ▲국방분야 양자기술 활용 전략 및 최근 기술개발 현황(정근홍 서강대 교수) ▲국방활용을 위한 국방과학연구소 양자기술개발 현황(인용섭 국방과학연구소 팀장) ▲미래 전장의 양자 기술 현황 및 활용 방안(이성헌 LIG D&A 수석연구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류탁기 미래양자융합포럼 산업계 의장은 “양자기술은 전략 자산으로 엄격한 수출 통제 대상인 만큼 기술 자립화가 필수다. 독자적인 양자 안보 주권을 확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포럼은 양자기술이 국방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혁 한국양자산업협회장은 “국방은 양자기술이 이미 실전 체계에 적용되기 시작한 분야다. 소수 기술 우위만으로 전략적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비대칭 기술'로서의 가치가 가장 극명한 영역”이라며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협회 역할과 관련 "산업계 단일 채널로서 공급망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진단하고, 민간 혁신 기술이 국방 현장에 이식돼 강력한 방위력으로 이어지는'선순환 생태계'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최 측은 이번 세미나에 이어 금융, 양자클러스터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차례로 다루는 연속 세미나를 지속 개최할 계획이다.

2026.05.14 14:00박희범 기자

코지마, '2026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안마의자 9년 연속 1위

코지마가 '2026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시상식에서 안마의자 부문 9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한국소비자포럼과 미국 브랜드키가 공동 주관하는 이 상은 고객충성도 평가지표(BCLI)를 바탕으로 매년 각 부문 우수 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하는 소비자 조사 평가다. 지난 3월 소비자 38만여명 대상 조사에서 코지마는 브랜드 신뢰, 브랜드 애착, 재구매 의도, 타인 추천 의도, 전환 의도 등 5가지 항목 합산 28.15점(35점 만점)을 받았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점수다. 코지마는 "이러한 성과는 1945년 창립한 복정제형의 80년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소비자 중심 경영을 실천해 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코지마는 지난해 차세대 5D 안마 기술을 탑재한 '카이저 엑스'를 선보였다. 신체 부위별 소형 마사지기 '맥스' 시리즈를 지속해서 리뉴얼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해 왔다. 최근엔 경기 불황에 따른 구매 부담을 낮추고자 안마의자 렌탈 서비스 채널과 품목을 확대하는 등 유연한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한 체험형 매장 확대 전략도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기여했다. 최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문을 연 브랜드 직영점 '코지마 갤러리'처럼 제품 체험부터 맞춤 상담,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공간을 늘려 방문객 만족도를 올리고 있다. 김경호 코지마 마케팅부 본부장은 "이번 수상은 고객들이 오랜 시간 보낸 신뢰와 지지가 만든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차별화 제품 개발과 서비스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2026.05.06 17:10전화평 기자

"사막·군용 환경도 버틴다"…HPE, 차세대 엣지 AI 서버 공개

HPE가 극한 환경에서도 인공지능(AI) 추론과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엣지 서버를 공개하며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텔·AMD 차세대 프로세서를 결합해 제조·리테일·국가안보·통신 분야 엣지 AI 수요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HPE는 극한·러기드 환경에서 AI와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신규 'HPE 프로라이언트' 엣지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핵심 제품은 'HPE 프로라이언트 컴퓨트 EL2000 섀시'와 이를 기반으로 한 'EL220 젠12', 'EL240 젠12' 서버다. 국가안보와 제조, 리테일, 통신 등 크기·무게·전력 제약이 큰 환경을 겨냥해 설계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EL2000 섀시는 인텔 제온 6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최대 144코어까지 확장 가능하며 최대 350와트 열설계전력(TDP)을 지원한다. 영하 40도부터 영상 55도, 최대 습도 95%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으며 항공기·지상 차량 진동과 전자기 간섭(EMI), 환경 오염 물질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특히 EL240 젠12 서버는 엔비디아 RTX 프로 4500과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GPU를 지원한다. 엣지 환경에서도 AI 추론과 고성능 그래픽 처리 수요를 동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HPE는 AMD 기반 제품군도 강화했다. 새롭게 공개된 'HPE 프로라이언트 DL145 젠11' 강화 버전은 AMD 에픽 8005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최대 84개 e-코어를 제공한다. 저소음 설계와 고온 환경 지원 기능을 통해 제조·리테일·통신 환경에서 활용성을 높였다. 이 서버는 최근 MLPerf 인퍼런스 v6.0 테스트에서 엔비디아 RTX 프로 45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GPU 기반 엣지 AI 추론 전용 서버로 검증됐다. HPE는 이를 통해 분산형 AI 추론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연계 전략도 병행한다. HPE는 '애저 로컬용 HPE 프로라이언트 DL145 젠11 프리미어 솔루션'을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애저 로컬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원격지와 통신 환경 활용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보안과 운영 자동화 기능도 강화했다. HPE는 iLO와 'HPE 컴퓨트 옵스 매니지먼트'를 결합해 중앙 집중형 보안·운영 체계를 제공한다. 분산된 엣지 환경에서도 실시간 가시성과 규정 준수 기반 보안 운영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출시 일정도 공개했다. EL2000 섀시와 EL220·EL240 젠12 서버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며 강화된 DL145 Gen11과 러기드 옵션 키트는 현재 공급 중이다. 애저 로컬용 DL145 젠11 프리미어 솔루션은 이달 출시된다. HPE는 이번 제품군이 미국 전쟁부(국방부) 환경 테스트 기준인 'MIL-STD-810H'와 전자파 간섭 기준 'MIL-STD-461G'를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통신 장비 분야에선 99.999% 가용성을 지원하는 표준도 충족했다. 크리스타 새터스웨이트 HPE 컴퓨트 부문 수석부사장 겸 총괄은 "많은 산업군에서 기존 IT 구조가 적용되기 어려운 엣지 환경으로 AI 추론 및 원격 운영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며 "HPE 프로라이언트는 엔터프라이즈급 보안, 최적화된 성능, 통합된 관리 및 자동화 방식을 갖춰 조직이 엣지 환경을 구축·관리·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견고한 성능을 바탕으로 엣지 컴퓨팅의 복잡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5.06 16:21한정호 기자

최대 불법 해킹 암시장 '브리치포럼스' 부활

불법으로 데이터를 사고파는 사이버 범죄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대규모 불법 다크웹인 '브리치포럼스(BreachForums)'가 지난달 10일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리치포럼스'는 다크웹 내에서 불법으로 해킹 정보를 거래하는 커뮤니티이자 암시장이다. 4일 본지 취재결과, 브리치포럼스 운영자로 보이는 '할로우(Hollow)'라는 닉네임의 해커는 지난달 10일 공지에서 "이곳은 브리치포럼스의 계속되는 공식 사이트다. 이 사이트 외에 브리치포럼스라고 주장하는 다른 모든 것은 허니팟(해커를 유인하기 위한 가짜 사이트) 또는 스캠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올해 2월 (기존 브리치포럼스의)데이터베이스를 불러오는 데 성공해 몇 가지 새로운 업데이트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업데이트 내용에는 해킹 포럼 사이트의 편의성을 개선한 내용이 담겼다. 실제 브리치포럼스 사이트에는 과거 게시물부터 기존에 운영되던 유저 인터페이스(UI)까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할로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압수당한 사이트 인프라를 복구하고, 다시 공식적인 해킹 포럼 운영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브리치포럼스가 수차례 FBI에 검거된 이후 여러 사칭 사이트가 범람했던 만큼, 해당 사이트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브리치포럼스는 지난 2015년 개설한 '레이드포럼스(RaidForums)'가 전신이다. 레이드포럼스 운영자가 2022년 FBI에 검거되면서 대체할 사이트로 브리치포럼스가 생겨났다. 브리치포럼스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FBI로부터 3차례 사이트를 압수당하고 도메인을 옮겨 다시 개설하기를 반복했다. 최근 기준으로 2025년 4월 사이트 서버가 다운된 이후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이번에 1년 만에 다시 사이트를 열며 활동을 재개했다고 알린 것이다. 안랩에 따르면 브리치포럼스는 수십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로, 유출된 데이터베이스가 게시되고 거래되는 플랫폼이자 해킹 기술과 악성코드, 사이버 범죄 노하우가 공유되는 공간이다. 보안 전문가와 법 집행 기관이 주시하는 감시 대상 1순위이기도 하다. 특히 포럼의 재개를 알린 할로우라는 닉네임의 해커는 지난해 6월 FBI로부터 체포된 인물 중 하나다. 앞서 지난해 6월 국제수사기관과 FBI와의 공조 수사로 브리치포럼스 운영자 샤이니헌터스, 인텔브로커, 할로우 등 6명이 체포된 바 있다. 이에, 할로우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다른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탈취 데이터 유통된다…2차 피해 위협 커져 가장 활발했던 '정보 암시장'이 다시 활성화함에 따라 탈취 데이터의 재확산 우려도 다시금 부상하는 모양새다. 실제 안랩 ASE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브리치포럼스에 한국 정부 루트 권한을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이 업로드된 바 있다. 브리치포럼스와 같은 불법 해킹 포럼에는 유출된 데이터, 계정정보, 익스플로잇(취약점 공격) 도구 등이 포럼 내 재화인 '크레딧' 또는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된다. 이렇게 거래된 데이터는 추가 공격을 하는 데 악용된다. 탈취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해를 이미 입은 기업에 추가적인 공격을 가할 수도 있으며, 침투 경로를 파악해 취약점을 찾아내 랜섬웨어 공격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인의 개인정보가 유통됐다면, 피싱 등 범죄에 교묘하게 활용하면서 범죄 성공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브리치포럼스가 여러 차례 국제 수사기관으로부터 검거당한 점, 역으로 브리치포럼스가 해킹을 당해 이용자의 데이터가 유출된 점 등으로 보아 다크웹 마켓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올해 1월 브리치포럼스는 '제임스(James)'라는 이름의 해커에 의해 해킹 당해 사용자 전원 분량(32만3986명)의 데이터베이스가 유출된 바 있다. 이용준 극동대 해킹보안학과 교수는 “FBI는 브리치포럼스를 단순 게시판이나 커뮤니티가 아닌, 계정정보,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 해킹 툴 등을 거래하는 '범죄 플랫폼'으로 특정한 바 있다”며 “피싱, 스미싱 등 2차 사이버사기 악용, 랜섬웨어, 산업 기밀 유출, 잠재적 스파이 활동 기초 정보 제공 등 피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브리치포럼스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운영자가 변경을 거듭하며 운영해 왔다”며 “수차례 수사와 운영자 체포 영향으로 이전과 같은 활동적인 불법 거래는 어렵지만 지속적인 운영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불법 해킹 포럼의 완전한 검거와 관련해서는 “특정된 운영자를 대상으로 하는 검거와 특정된 IP에 대한 사이트 폐쇄는 가능하지만, 불법 거래 생태계가 이미 성장하고 있어 운영자 가명화, 해외 IP 우회, 사이트 복제 등으로 인해 완전 검거는 어렵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브리치포럼스가 수차례의 검거 이후 여러 사칭 사이트가 범람했던 만큼, 해당 사이트에 대해서도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 전문 기업 S2W 측은 "기존 브리치포럼스가 2025년 4월15일 접속이 중단된 이후로, 동일 이름의 기존 포럼의 백업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파생 포럼이 다수 등장해, 이들 사이트 간의 진위 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행 브리치포럼스는 사칭으로 추정되는 유저가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업계 관계자도 "FBI에 검거됐던 이력이 있는 만큼 현행 브리치포럼스는 FBI와 연계된 상태로 운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브리치포럼스의 활동 재개 여부는 완전히 신뢰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2026.05.04 20:08김기찬 기자

재생E 100GW 시대…전력감독체계 개편 방향, 시민사회 의견 듣는다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전력감독체계 개편 방향을 놓고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에너지전환포럼·기후솔루션·에너지와 공간·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공공재생에너지포럼·녹색소비자연대 등 6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재생에너지 100GW 시대 전력감독체계'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정부는 지난 6일 공개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통해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미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기국가(electro-state)'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에너지 대전환은 단순한 발전원 구성의 변화를 넘어, 전력 생산과 소비 체계를 기존의 중앙집권적·일방향 구조에서 분산형·양방향 구조로 재편하는 과정”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전력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력감독체계 개편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전력감독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경훈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은 “재생에너지 100GW 시대의 개막을 위해 국민이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전력을 직접 생산하는 프로슈머(producer+consumer), 유연한 소비를 실천하는 플렉슈머(flexible+consumer)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또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서 밝혔듯 햇빛·바람·계통 소득을 통한 '국민 천만 명 에너지 소득'을 구현하고, 전기차 누적 100만대 시대에 맞춰 낮 시간대 충전요금 할인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국민이 에너지 대전환의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부합하는 전력감독체계 개편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부는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전력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관계부처 협의와 국회 논의를 거쳐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2026.04.29 22:02주문정 기자

TSMC '1나노 고도화' vs 삼성전자 '2나노 안정화'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대만 주요 파운드리 TSMC가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고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TSMC는 내년 1나노미터(nm) 공정에 첫 진입한 뒤, 매년 진보된 파생 공정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무리한 공정 개발보다는 2나노 공정 최적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져 첨단공정 접근 전략에서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TSMC의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 전략은 1나노 공정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TSMC는 최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와 북미 기술 심포지엄을 통해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TSMC는 오는 2027년부터 1나노급 초미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한다. 첫 시작은 'A16'다. A는 옹스트롬(0.1나노미터)을 뜻하는 단어로, 1.6나노에 해당한다. 이후 TSMC는 오는 2028년 A14을 양산하고, 2029년에는 A13 공정을 양산할 계획이다. 특히 이달 새롭게 공개된 A13의 경우, A14 대비 6%의 면적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또한 DTCO(설계 기술 공동 최적화)를 통해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세대인 A12도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A12는 A14를 기반으로 AI 및 고성능컴퓨팅(HPC) 산업을 위해 후면 전력 공급 기술(BSPDN) '슈퍼 파워 레일(Super Power Rail)'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BSPDN은 웨이퍼 전면에 모두 배치되던 신호처리와 전력 영역을 분리해, 웨이퍼 후면에 전력 영역을 배치하는 기술이다. 주요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TSMC와 다소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기반의 3나노 양산에 나서는 등 공정 미세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회사의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발표하는 'SAFE 포럼'에서 1.4나노(SF1.4) 공정 양산 목표 시점을 당초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가량 연기했다. 1나노 공정에 무리하게 진입하기보다는, 2나노 등 기존 공정의 최적화 및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5월 말 미국에서 개최하는 SAFE 포럼에서도 2나노 공정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나노 이후의 공정 로드맵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그림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내부와 외부 고객사 확보로 2나노 공정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는 최적화 및 수율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6.04.27 14:02장경윤 기자

CISO 인사이트 포럼 성료…"보안 책임자·실무자 모여 현안 논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정보보호인적자원개발위원회(정보보호 ISC)는 지난 23일 SETEC 컨벤션홀에서 '2026 CISO(정보보호 최고 책임자) 인사이트 익스체인지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CISO 인사이트 익스체인지 포럼'은 기업·기관의 CISO 및 보안 실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주요 보안 현안과 조직 내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실무 중심의 인사이트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윤두식 이로운앤컴퍼니 대표가 'CISO가 알아야 할 최신 AI 위협, 멀티AI 통합 통제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대표는 AI 악용 사례와 새로운 위협 양상, 관련 법·제도 이슈를 폭넓게 다루며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어 홍관희 LG유플러스 CISO가 'CISO 이사회 보고 실전편'을 주제로 최근 강화되고 있는 CISO의 이사회 내 역할과 그에 따른 변화를 공유했다. 단순한 현황 보고를 넘어 보안 이슈를 비즈니스 리스크 관점에서 전달하고, 경영진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를 통해 홍 CISO는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CISO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유용기 에이스솔루션 이사가 '정보보호 공시제도,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공시제도 도입 및 확대 흐름에 따라 기업이 준비해야 할 사항과 대응 방향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주도로 정보보호 공시제도가 의무화를 앞둔 상황에서 주요 변화 내용부터 실제 공시자료 산출 방법, 포털 이용 절차 등 실무에 적용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뤘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오픈 인사이트 토크'가 열렸는데, 반형철 현대면세점 CSIO를 중심으로 사전·현장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어갔다. 보안과 비즈니스 간 우선순위 충돌 해소 방안과 AI 기반 위협 대응 사례가 공유되며,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기준과 실행 방향을 구체화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배중섭 KISIA 정보보호 ISC 위원장은 "이번 포럼은 CSIO와 보안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이슈를 공유하고,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함께 고민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정보보호 ISC는 산업계 주도 HRD 거버넌스로서 현장의 인력 관련 현안을 해소하고 양질의 인력 생태계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26.04.24 16:15김기찬 기자

최태원 "베트남, 함께 미래 만들 파트너…더 과감하게 협력해야"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협력이 단순한 교역·투자 확대를 넘어 인공지능(AI), 첨단기술, 에너지 전환 등 미래 산업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베 경제행사에서는 이 같은 협력 방향이 제시된 데 이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계약과 대규모 업무협약(MOU)도 함께 나왔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이날 베트남 국가컨벤션센터(NCC)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제조업 중심 협력을 바이오·방산 등 첨단산업 분야로 고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AI·반도체, 바이오·의료, 콘텐츠·소비재, 에너지·환경 분야 국내 기업 100여개사와 베트남 바이어 200여개사가 참여했다. 참가 기업들은 총 24건, 82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2015년부터 열린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날 오후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산업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포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레 밍 흥 베트남 총리가 참석했으며, 원전·첨단산업·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73건의 기업·기관 간 MOU가 교환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지난 30여년간 빠르고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이제는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첨단 제조와 서비스, 디지털 분야 등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협력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와 첨단기술,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성은 양국이 함께 키워야 할 핵심 협력 분야"라며 베트남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포럼에서는 에너지와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사업이 구체화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 PETROCONS와 원자력 현지화 협력 MOU를 체결해 베트남 내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기반 마련에 나섰고, 한국전력공사는 베트남 전력공사(EVN)와 전력 인프라 협력 MOU를 개정해 에너지 인프라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베트남 타이응웬성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등록증(IRC)을 확보했고, 현대차와 KOICA는 베트남 교육훈련부와 자동차 분야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후 발표 세션에서는 베트남 부품산업 육성, AI·전력 인프라, 과학기술 협력, 첨단산업 인력양성 등을 주제로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이 양국 기업 간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도출된 경제 분야 성과가 우리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2026.04.23 23:25류은주 기자

무보, '팀코리아'로 K-원전 영토 넓힌다…수은·한전과 원전 수출 원팀 결성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국가산업에너지공사(페트로베트남)와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1975년 설립된 페트로베트남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국영 기업으로, 베트남 내 닌투언 원전 2호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날 양해각서는 정부의 원전 수출 산업화 전략에 발맞춰 무보·한국수출입은행·한국전력공사가 '팀코리아'로 결집해, 우리 기업의 페트로베트남 원전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 내용은 ▲원전 사업 금융지원 구조 등에 관한 상호 협력체계 수립 ▲정보교환 및 협력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 등이 포함됐다. 무보는 30여 년간 쌓아온 프로젝트 금융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 에너지 안보 확립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돕고, 국내 기업이 베트남 내 원전 건설 사업에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최적 금융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원전 프로젝트는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는 대규모 전략 사업인 만큼, 정책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K-원전' 생태계의 해외 영토 확장을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6.04.23 10:54주문정 기자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33.9%…"한국車 산업 생산촉진세제 도입 시급"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급등과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 속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46회 자동차 모빌리티 산업 발전 포럼'에서 "현재 자동차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생태계 간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 회장은 포럼 주제를 '미래차 경쟁 시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 전략'으로 정한 배경에 대해 "최근 국내 자동차 기업 주가가 양호한 상황에서도 '생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현 시기를 매우 엄중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처럼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까지 급증한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에서 57.2%로 하락했다"며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이미 20~30%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했고, 인도는 생산연계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인프라법을 통해 자국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유럽 또한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제 자동차 산업은 시장에 맡겨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리도 시장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산업 정책을 펼쳐야 할 시점"이라며 "오늘 포럼이 자동차 산업의 대응 방향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전기차 경쟁 심화에 따른 국내 생산기반 약화와 부품 산업 생태계 위축 우려도 제기됐다. KAMA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국이 자국 생산기반 강화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EU의 상계관세 부과와 일본의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주요국들이 전기차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강화하면서, 국내 역시 생산 기반 유지를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자동차 산업이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긴밀히 연결된 공급망 산업인 만큼, 생산기반 약화는 부품업계 전반의 위축과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중소 부품기업의 경우 생산 기반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도 환영사를 통해 "전기차 경쟁 심화와 수입차 비중 확대가 지속될 경우 국내 생산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생산과 공급망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는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생산기반 약화는 부품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은 물론 고용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연구개발 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 확대와 가동률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인 국내생산촉진세제와 같은 실질적 지원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울러 전기차 보급 확대뿐 아니라 생산비용 절감,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종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이사장은 "현장에서는 투자 부담이 확대되고 특히 중소 부품업계의 생산기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을 통해 국내 생산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완성차·부품업계, 노동계, 학계 등이 참여해 글로벌 전기차 경쟁 심화 속에서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대응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2026.04.22 14:07김재성 기자

韓 재계 총수 총출동…포스트 차이나 인도 정조준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기업들이 첨단 제조와 디지털,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확대에 나서며 경제협력의 외연을 넓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인도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20일 델리 바랏 만다팜에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빈 방문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차이나+1' 핵심 생산거점으로 부상한 인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열린 동 포럼에서는 첨단 제조, 디지털경제, 에너지 전환 등 핵심 산업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이번 포럼을 계기로 총 20건의 MOU가 체결되는 등 경제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양국이 목표로 하는 '2030년 500억 달러 교역'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그룹 회장 참석…류진 회장, '제조·디지털·문화' 협력 강화 제언 포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리한 가운데,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하였다. 한국 측에서는 류진 한경협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주요 그룹의 회장이 참석했다. K-게임 대표 기업 크래프톤 등 중견기업과 대인도 사업 확장이 기대되는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50개 이상 기업이 인도 경제사절단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인도 측에서는 아난트 고앤카 인도상공회의소 회장, 수다르샨 베누 TVS 모터 컴퍼니 회장, 카란 아다니 아다니 그룹 대표, 라비칸트 루이야 에사르 그룹 부회장, 라지브 메마니 인도산업연맹(CII) 회장 등 대표 기업들을 비롯해 기업인 350여명이 참석했으며 피유시 고얄 상무부 장관 등 고위급 정부 인사가 포럼에 함께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도에 진출한 670여 개의 한국 기업은 이미 인도의 핵심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제 협력의 지평을 미래 산업 전반으로 넓혀가야 한다”며 첨단 제조, 디지털·AI, 문화산업을 양국 미래 협력의 3대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 류 회장은 우선 조선 분야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친환경 고부가가치 기술과 인도의 '해양 인디아 비전 2030'이 결합한다면 양국의 글로벌 해상 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과 AI 분야에 대해 “인도의 우수한 인재 및 '디지털 인디아 비전'이 한국의 AI·통신 플랫폼 기술과 만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산업 역시 새로운 기회의 영역으로 꼽으며, “발리우드의 역동성과 한국의 '한류'가 결합한다면 세계 문화시장 흐름을 선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본회의 세션에서는 양국 경제인들이 3가지 분야 산업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첫 세션인 '첨단제조 및 공급망 협력 방안'에서는 최근 인도의 대표 철강기업 JSW 그룹과 대규모 합작 투자를 확정 지은 포스코가 발표에 나섰다. 인도 측에서는 가전 제조 분야의 핵심 기업인 앰버 엔터프라이즈가 양국 공급망 협력 방안을 소개했다. 이어진 '디지털경제' 세션에서는 누적 이용자 수 2억명을 돌파하며 인도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현지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크래프톤이 한국 연사로 나섰으며, 인도 AI·디지털 솔루션 생태계를 이끄는 IT 기업 HCL테크도 참여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전환' 세션에서는 인도 내 전기차 생산 거점 확대와 충전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지 전기차 생태계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주제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어 인도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선도하는 에너지 솔루션 기업 아바다 그룹이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자동차·철강·조선·에너지 등 양국 기업 MOU 및 계약 20건 체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진행된 MOU 체결식에서는 총 20건 협약이 체결됐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TVS 모터 컴퍼니와 3륜 전기차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인도의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JSW 그룹과 72억 9000만 달러 규모 일관제철소 합작 투자를 확정 지으며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철강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HD현대는 인도 'NSHIP TN' 및 '사가르말라 금융공사'와 신규 조선소 설립을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 및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마드라스 공과대학과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AI 기반 제조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GS건설이 아리에너지, 수즐론에너지 등과 협력하여 풍력단지 고효율화 사업에 착수했으며 네이버는 인도 최대 IT 기업인 TCS와 AI·클라우드 기술 및 B2C 서비스 중심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6.04.21 01:43류은주 기자

"전력망, 국가 경쟁력 좌우"…AI 시대 탄소중립 해법 찾기

"전력망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 수단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급격한 정세 변화에 대응하려면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구조적 전환을 뒷받침할 정책 대응과 체계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LS일렉트릭 회장)은 1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6 상반기 탄소중립 K-테크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산업계의 탄소중립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로, 국회와 산·학·연·정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오피니언 리더 포럼이다. 'AI 시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력망 탈탄소화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인프라 확충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해법이 논의됐다. 첫 발제를 맡은 장길수 고려대 공대학장은 '글로벌 전력망 구조 전환과 산업경쟁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유연성 자원 확보 시 비용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ESS에 의한 보조서비스가 예비력을 대체할 수 있다"며 "송전망 확충이 필요하지만 주민 수용성 문제로 확대가 쉽지 않은 만큼, ESS를 활용한 대안 송전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연성 자원의 양만 확충할 것이 아니라 전력망 자원의 적절한 배치와 계층제어가 가능한 운영 및 제어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이재혁 한국환경연구원 실장은 '국내 전력망 탈탄소화 현안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해상풍력과 내륙 송전망에 대한 통합적 계획 부재를 지적했다. 이 실장은 "발전원에 대한 법령(신재생에너지·분산에너지·해상풍력)과 전력망 법에 대한 연계구조가 미흡하다"며 "전력망 특별법이 시간적으로는 전력망 건설 선행 문제를, 공간적으로는 해상풍력과 육상 송전망 연계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백종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단장은 '탄소중립 전력망 구현 기술과 R&D 방향'을 주제로,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 송전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전력망 혁신의 진짜 병목은 기술을 실계통과 시장에 연결하는 체계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백 단장은 "전력망은 탄소중립 대응 설비가 아닌 AI 시대 산업 경쟁력 인프라"라며 "전력망 R&D 방향은 '더 많은 장치'가 아니라 '더 잘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민간이 투자할 수 있도록 공공에서 통합·실증·표준·확산 기반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 R&D 역할은 전력망 기술이 실계통에서 검증되고, 확산될 수 있는 연결 구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국내 기업의 기회와 대응 전략'을 주제로 대형 해상풍력터빈 개발 현황 및 전략을 공유했다. 신 상무는 "현재 20메가와트 급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허들이 많다"며 "개발비가 5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에 민간 기업이 안정적 파이프라인도 없이 투자하기에는 제약이 크기 때문에, 실증 프로젝트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으면 차세대 모델 개발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윤제용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팀장을 비롯한 산업계 전문가 및 발제자들이 참여했다.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유럽과 중국이 주도했지만, 이제 전력망 시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어 우리가 공력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나 기업 각자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산학연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석 LG화학 전문위원도 세액공제 등 정부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은 태양광 종주국도 아닌데도 오히려 재생에너지가 활성화돼있는 유럽보다 전기가 굉장히 싸게 많이 공급되고 있다"며 "무탄소 전력 설비를 설치하면 세액 공제를 해주다보니 시장에서 비싸게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재생에너지 전기가 싸게 많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국적으로 보조금을 찔금 주는 것 보다 과감한 지원을 했을 때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개발해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팀장은 "오늘 나온 이야기들을 최대한 반영해 계속 수정 보완을 하며 전력망 인프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후부 차관도 토론회 전 "앞으로는 전력망이 글로벌 에너지 질서 속 우리나라가 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핵심 국가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며 "정부도 탄소 중립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2026.04.16 16:42류은주 기자

홍선근 회장 "강한 대한민국 위해 국정원-국방부 '창투사' 만들자"

홍선근 동행미디어 시대(이하 시대) 회장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의 방산 분야 합작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설립을 제했다. 홍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시대포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환영사에서 "부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지만, 우선 국방부와 국정원이 창투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준 의원님들과 전문가분들의 수고, 시대 구성원이 쏟은 지난 4개월간의 노력이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튀어 올라 의미 있는 변화의 계기점이 되려면 그 실질적 출발점은 두 기관이 방산 분야 최고의 창투사를 설립하는 일이라고 본다"고 했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힘의 논리로 재편되는 국제 질서와 드론·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불러온 새로운 전쟁 양상에 주목해 올해 첫 시대포럼을 기획했다. 군사 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하는 미국의 방산기업 팔란티어와 안두릴 등을 해부하고, 한국 국방조달시스템 등의 현실을 진단해 K방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심층 기획 기사를 연재했다. 홍 회장은 "국방부와 국정원에 아직 창투사가 없는 것은 세계 최고의 자기방어 역량을 갖추려는 대한민국의 변화가 기존의 노력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그 틀을 깨고 차원을 달리하고 있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의 시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국방부와 국정원이 창투사를 설립하면 그곳에 첨단산업의 투자 인재들이 모일 수 있고 민간에서도 그 의미를 크게 받아들여 이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이 뛰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이 창투사의 설립을 비롯해 새로운 전쟁의 시대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변화가 조금이라도 시작된다면 시대 구성원들은 그간 공들이고 애써온 노력에 대해서 스스로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더욱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대의 모토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은 어쩌면 한 시대를 살아온 경험의 결정체일 수 있다"면서 "오늘은 모토 중에서 두 번째로 있는 부강한 대한민국에 초점을 맞추고 논의·숙의하는 자리로, 여러분의 지혜가 모여 부강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대포럼의 기조강연은 브라이언 클라크 미국 허드슨연구소 국방개념및기술센터장과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 교수가 맡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현장을 찾아 축사를 했다. 조상근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교수, 하윤철 한화시스템 상무,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커스틴 바톡 뉴 비스타 캐피탈 공동창업자, 이무영 시대 제도혁신연구소 부소장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2026.04.16 15:56백봉삼 기자

이연수 NC AI 대표 "모두가 크리에이터…다른 기업과 협력 원해"

"기술을 소개하는 세미나보다는 네트워킹을 통해 협력을 얘기하고, AI와 관련한 후속사업들을 같이 얘기하고 싶다."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인공지능시스템포럼(의장 유회준 KAIST 교수) 조찬 강연회에서 이연수 NC AI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며 참석자들에 던진 메시지다. 평범한 인사말이지만, "혼자보다 모두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날 행사에 굳이 김민재 CTO를 동행한 이유이기도하다. 후속 사업 아이템이나 함께 할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NC AI는 게임 회사에서 출발했다. 2011년 TF가 생기고, 리서치 본부가 300명 정도됐다. 분사하면서 가진 미션은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모두가 디렉터가 될 수 있다"였다." NC AI는 사실 지난해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 1차평가에서 탈락하며 성장통을 겪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국가대표 5개사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AI시대 인간의 역할을 거론하며 "NC AI는 게임 AI에서 다양한 산업특화 AI로 확장중"이라고 말했다. 5대 확장 분야는 ▲NCSOFT를 위한 사내AI기술 ▲게임 산업장 ▲콘텐츠 AI ▲완전히 다른 산업 ▲글로벌 등을 꼽았다. "생성형 AI에 가장 적합한 회사였다. 분사하면서 돈도 많이 썼으니, 돈 좀 벌어보라는 말을 들었다. 다양한 사업으로 기술 확장을 시도중인데, 그 모델이 바로 바르코(VARCO)와 배키(VAETKI)다." 이 대표는 "에이전트 게임에서는 이미 MPC 챗봇이 많이 동작하고 있다. LMM(거대언어모델) 리즈닝 레그(RAG) 기술들이 다 쓰이고 있다. 7개 게임 1천만 유저에 대해 동시접속 100만까지도 에이전트와 번역을 지원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또 "오디오나 번역은 이미 빅테크들이 잘하고 있다"며 NC AI만의 강점으로 3D를 언급했다. 규모 큰 게임 개발에는 애니메이터만 200~300명 "3D 구현은 단순히 영상만을 생성하는 일이 아니다. 게임 화면에서 때리면 리얼하게 부서져야 하고, 자율로 움직여야하는 등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다보니, 큰 게임들은 개발자만 500명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200~300명 정도가 애니메이터다." 이 대표는 "기존에 손으로 직접 3D를 제작하고, 스캔하고 애니메이션화하는 과정들을 자동화했다"며 "프롬프트로 만들거나 컨셉 아트 이미지를 가져다 3D형태로 메시부터 텍스처링, 애니메이션까지 같이 할 수 있는 통합 툴을 제공한다. 이것이 NC AI가 글로벌 사스(SaaS ) 플랫폼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AI와 관련해서는 "1,000만 유저가 40만~50만 동시접속 상황에서 LLM을 돌리면 서버 비용이 엄청나게 커진다"며 "모델이 크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리즈닝이나 딥서치 기술 등을 잘 결합하면, 두 번째 중간급 모델들도 '환각현상' 없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NC AI가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어느 순간 하드웨어가 너무 싸질 수도 있다. 전세계 연구자들도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를 한다. 큰 모델만 연구하고 있지 않다"며 "미래를 위해 경량화된 모델들을 많이 연구하고 있고 그런 기술들을 계속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 의존성을 낮추는 등 언젠가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잘 갖춰졌을 때는 독자 개발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 측면서 NC AI가 잘하는 비전이나 3D 분야에서 바르코 비전을 베키 비전으로 해서 산업이나 로봇에 특화된 비전 모델을 연구하고 서비스하려 한다." 이 대표는 "대부분 스타트업으로 출발할 때 엣지있는 기술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NC AI는 처음부터 통합적인 서비스를 많이 했다. 그래서 풀스탭으로 기업 파트너가 되서 서비스와 컨설팅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많이 얘기하는 피지컬 AI는 NC AI가 잘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과 월드모델 등에서 역할을 찾고 있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김민재 CTO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술 POC(개념증명)을 진행 중"이라며 "조선, 제철,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WM(월드모델), RFM(로보틱 파운데이션 모델),디지털트윈 등을 수행 중이다. 도메인 노하우를 축적해 새로운 환경에서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주로 기술적인 설명을 이어간 김민재 CTO는 하이드리드 캡처기술이나 스캔기반 디지털트윈 제작과정, 뉴럴 렌더링기술, 가상세계에서 학습된 지능을 물리적 실제와 결합해 자율형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기술 등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한편 강연뒤 필드에서 AI R&D 전문 기업으로 성장중인 채영환 시즌 대표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파운데이션 모델 효용성과 대안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2026.04.11 14:02박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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