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용 GPU 'H20 SXM' 출시 연기"
미국 상무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새로운 GPU 3종을 중국 시장에 공급하려던 엔비디아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엔비디아는 연산 성능과 대역폭을 제한한 SXM 규격 GPU인 'H20 SXM'을 비롯해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장착할 수 있는 'L20/L2' 등 GPU 3종 시제품을 이달 중 공급하고 다음 달부터 출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상위 제품인 H20 SXM의 출시 시기가 다음 달에서 내년 1분기경으로 지연됐다. 주요 서버 제조사가 이 칩을 서버에 통합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이 로이터통신의 보도다. ■ 엔비디아, 수출 규제 타개할 수 있는 GPU 3종 준비 엔비디아와 AMD 등이 생산하는 AI·딥러닝 가속용 GPU는 지난 17일부터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의 사전 허가 없이 중국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상 제품은 AI와 HPC(고성능 컴퓨팅)에 주로 쓰이는 엔비디아 A100, A800, H100, H800, L40, L40S 등 GPU 제품과 일반 PC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4090 등이다. 세미애널리시스 등 반도체 매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연산 능력을 크게 제한해 미국 정부의 개정된 규제안에 저촉되지 않는 새 GPU 3종을 연내 출시 예정이었다. 서버에 장착할 수 있는 SXM 규격 GPU인 'H20 SXM',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장착할 수 있는 L20과 L2 등 3종이 대상으로 거론됐다. 세 제품 모두 GPU 메모리 대역폭을 최대 864GB/s, 연산 능력을 296TFLOPS(테라플롭스)로 제한했다. ■ 로이터 "H20 SXM, 중국 공급 일정 내년으로 밀렸다" 엔비디아는 H20 SXM, L20, L2 등 새 GPU 3종 시제품을 이달 안에 생산하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 역시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내 고객사에 최상위 GPU 제품인 H20 SXM 출하 일정을 내년 1분기경으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출하 계획 연기 원인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서버 제조사가 H20 SXM 칩을 서버 제품과 통합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면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L20은 내달 출시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인텔 GPU 성능 열세...'가우디'만 규제 대상 포함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 이외에 인텔이나 AMD 등 다른 제조사 GPU나 가속기 등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인텔 아크 A시리즈 그래픽카드 중 최상위 제품인 A770 성능은 한 세대 전 제품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과 비슷한 수준이다. 추론 가속 기능을 수행하는 가우디 시리즈만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델테크놀로지스 등 주요 서버 공급 업체는 현재 AMD GPU의 중국 시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AMD는 내달 MI300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아직 중국 시장 특화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서버 업체, 자국산 GPU·AI 가속기로 선회 중국 내에서는 미국산 GPU 대신 자체 개발한 GPU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 10월 엔비디아 A100 칩 대체용으로 화웨이가 개발한 AI 가속용 칩 1천600개를 주문한 바 있다. 엔비디아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중국 GPU 스타트업 무어스레드(Moore Threads)는 최근 PC용 그래픽카드인 MTT S80의 드라이버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업체 CEO인 제임스 장은 이달 초 "중국 최고의 GPU를 개발하기 위한 목표 아래 향후 3년간 연구 개발 강화, 최적화를 통한 성능 향상, 생태계 구축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