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건강정보 가이드라인' 토론회 열었다 보험사 편드냐 혼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정보 제공 가이드라인 토론회'를 열었다가 혼쭐이 났다. 민간보험사에 의료데이터를 주기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어서다. 건보공단은 찬반 토론에 불과하다고 거듭 해명했다.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주최한 토론회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건보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열렸다. 행사는 당초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행사장 내 무상의료운동본부의 피켓 시위로 40분 가량 지연됐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토론회를 통해 민간보험사에 건강정보 제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김철중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위원장은 “건보공단의 의료데이터는 각종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국민 누구도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도 “건강정보 제공에 대해 찬반 및 중립 의견이 있지만, 건보공단은 사실상 건강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급기야 일부 토론회 참석자들조차 본인들이 건보공단의 들러리가 아니냐며 반발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가이드라인'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건보공단 빅데이터실은 무상의료운동본부와 별도 협의를 진행, 토론회가 재개됐다. 취재 결과 건보공단은 “토론회에서 어떤 결론도 내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규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토론회에서 어떤 결론도 내어서는 안 된다”며 “공공기간이 보유한 개인건강정보는 사회적 합의라는 큰 틀에서조차 다루기 쉬운 문제가 아니며, 절차적 요식행위가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갖고 있다”고 당부, 퇴장을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토론회는 재개됐지만 정지영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도 “오늘 토론회 명칭 등을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보험사에 대한 건강정보 제공 여부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5개 보험사들은 지난 2021년 7월 건보공단에 건강보험 자료제공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그해 말 한화생명은 건강정보 자료제공을 재신청했다. 관련 심의는 지금까지도 이견으로 보류된 상태다. 건보공단 빅데이터실은 이해관계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건강정보 제공을 위한 중재안 마련 등의 작업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