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디지털 혁신 위해선 OT와 IT 융합 필수"
생존을 위해 디지털전환(DX)을 고려하는 제조 및 물류기업이 늘고 있다. 인력과 물류난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를 공장에 연결해 지능화하고 하는 등의 방안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다수의 중소, 중견 제조·물류기업이 시행착오를 겪고 기존 방식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DX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공장에서 대규모 생산장비 등을 운영하며 주로 사용한 운영기술(OT)과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의 활용 방식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OT와 IT를 제대로 융합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과 IT기술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 또는 기업이 고객사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야 안정적인 DX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벤시스의 장정현 R&D 소프트웨어(SW) 팀장은 “그동안 제조업은 OT가 산업의 핵심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IT는 지원을 하는 별개의 분야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두 기술이 융합되지 못해 DX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는데 우리는 하나의 솔루션에서 IT와 OT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모벤시스는 SW기반 모션컨트롤 컨트롤러 WMX를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WMX는 오픈 아키텍처인 모벤텍처 기반으로 윈도우 기반 PC에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제조장치의 고속 다축 모션 제어를 할 수 있다. 추가적인 하드웨어를 도입하지 않아도 PC 1대로 공장 설비를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제조 지능화에 용이한 형태로 바로 전환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WMX는 현장의 데이터를 확보해 AI와 클라우드 등 IT에 연동할 수 있다. 덕분에 다수의 IT전문가나 데이터 과학자가 없어도 인공지능(AI), 데이터분석 및 시각화 등에 필요한 기본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자동화 수요가 많은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 및 제품 요청이 이뤄지고 있다. 장 팀장은 “모벤시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생산 라인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벤시스는 IT와 OT의 결합을 강조하는 의미로 모벤텍처를 강조했다. 모벤텍처는 특정 제품 명이 아닌 모벤시스 고유의 아키텍처 기술로 OT 장비를 SW로 제어한다는 점에서 IT와 OT 융합을 상징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장 팀장은 “모벤텍처라는 기술 자체가 우리의 시작점이고 원천적인 솔루션으로, 기반 구조자체가 다양한 솔루션을 OT에 접목할 수 있어 제어 솔루션의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응용성들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에는 각 설비나 장비마다 업체에 종속된 별도의 표준을 가지고 있어 공장이나 업무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기 어려웠다. 반면 모벤텍처는 직접 네트워크나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멀티네트워크를 지원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각 산업 전문가들이 직접 IT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코드 솔루션을 도입 중이다. 제조, 물류 전문가가 코딩 등의 작업 없이 기존 전문 지식을 활용해 제어 솔루션을 활용하거나 보다 높은 수준의 연구 개발, 관리, 모니터링 등을 담당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장정현 팀장은 “노코드 솔루션은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분야로 IT와 OT가 결합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현업 전문가들은 이미 관련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노코드 툴에 대한 사용법만 알려주면 적용이 훨씬 빠른 편“이라며 “특히 최근처럼 인력이 부족하고 산업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점점 중요해지는 기술 같다”고 말했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발전시켜 장비 개발 전 사전에 더 많은 테스트를 통해 더 높은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추후 디지털 트윈까지 적용해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과 실제 산업 현장의 장비와 연계하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최근 글로벌 제조 시장의 변화에 따라 국내 시장을 비롯해 보스턴에 인수한 스카일라를 기반으로 북미,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장정현 팀장은 “IT와 OT의 결합은 양쪽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대부분 기존 방식에 워낙 익숙해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만큼 최대한 쉽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만 제조, 물류 기업들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며 “다시 챗GPT 등으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인데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