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자존심 회복 걸렸다...GPU 인재 끌어모으는 삼성
삼성전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등 시스템 반도체 개발 인력을 보강하며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GPU 인재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중국 매체 36kr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샹(리오토)의 인공지능(AI) 칩 연구책임자 지아오 양을 GPU 개발팀 인력으로 영입했다. 그는 과거에도 삼성전자 GPU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알리바바, 리샹 등 중국 주요 전기차·IT 업체에 재직하며 칩 개발 경험을 축적했다. 그는 AI 프로세서 '한광 800'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는 지아오 양 외에도 GPU AI 칩 설계 스타트업 비렌테크놀로지 공동 창업주인 지아오 구오팡을 영입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북미 법인은 링크드인을 통해 커스텀 GPU 아키텍쳐 개발 인력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개발 인력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이 GPU 인력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체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AMD와 야심차게 공동 개발한 GPU 엑스클립스가 탑재된 '엑시노스 2200'를 선보였다. 하지만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된 엑시노스 2200은 성능 논란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올해 선보인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 전량에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를 탑재하는 선택을 했다. 내년 신제품 엑시노스 탑재 여부가 업계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AMD의 차세대 그래픽 설계 솔루션을 엑시노스에 적용한다고 밝히며 엑시노스 부활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AMD와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AMD IP를 차기 엑시노스에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이석준 부사장은 AMD와의 협력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광선 추적' 기능을 모바일 AP에 적용하는 등 AMD와 함께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저전력 솔루션 설계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차기 모바일 AP 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또 다시 제품 성능 논란이 불거질 경우 소비자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엑시노스' 브랜드 존립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부진을 겪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외신은 "삼성의 자체 GPU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인력 영입은 첫걸음마에 불과하다"며 "애플 등 경쟁사들은 계속 GPU 성능을 개선하고 있고, 스마트폰 원가 절감을 위해서라도 삼성은 자체 칩 경쟁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