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화성탐사선 닮은 테슬라X, 미래지향車…국내서 통할까?
작가 앤디 위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에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앤디 위어는 과학적 이론을 소설 집필에 활용하기로 유명한 작가다. 그만큼 영화 속에는 실제 나사에서 활용하거나 실현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이 대거 보였다. 마션에 나오는 조난 당한 식물학자의 생존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계는 아무래도 다목적탐사차량인 로버다. 어떤 지형이든 무리 없이 주행하고 넓은 시야각을 가져 주변을 둘러보기도 쉽다. 화성을 외치던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이러한 공학이 담겨있다고 기자는 생각했다. 테슬라코리아의 미디어 시승기회로 1박2일간 테슬라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X 연식변경을 서울 도심지에서 주행해봤다. 현재 소프트웨어 중심차(SDV)의 정점인 테슬라답게 마치 차로 만들어진 컴퓨터에 탑승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기능을 갖췄다. 하지만 애플 카플레이 부재 등 부족한 호환성에 유난히 한국에서만 불편한 자체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오히려 주행에 방해가 되는 상황도 생겼다. 시승 루트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부터 성동구, 관악구 등 강변북로를 통해 진행했다. 테슬라의 전면 도어는 완전 자동이다. 손잡이를 누르면 차간 거리를 인식해서 필요한 만큼만 열린다. 열린 문을 탑승하면 내부에서 버튼을 눌러 편리하게 문을 닫을 수 있다. 내부에 앉으면 비워낸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콘솔 조작기 같은 운전대와 계기판이 표시되는 디스플레이, 중간에는 고해상도 트루 컬러를 지원하는 17인치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곤 다른 것은 없다. 차량의 모든 조작은 핸들과 디스플레이로만 가능하다. 혹시나 비상상황으로 디스플레이가 작동되지 않을때는 차량 제어를 위한 비상 기능이 켜진다. 흔히 테슬라 모델들을 컴퓨터 위에 차를 올렸다고 비유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공학이 담긴 차량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X의 2열 도어는 팔콘 윙 도어다. 양옆의 문이 위로 올라가 탑승과 적재를 편하게 했다. 최대 2천614L의 여유로운 수납공간과 2천300㎏ 견인력을 갖췄다. 최근 전기차로 차박과 캠핑을 즐길 기회는 늘어나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해 타이칸 등 자사 차량에 루프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모델X는 준대형 SUV 차급에 맞게 편리한 차박도 신경 썼다. 연식변경 모델은 지난해 출시된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전면의 헤드라이트 디자인과 내부 디스플레이 크기를 제외하고는 전작과 유사하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성능 또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테슬라 모델X의 가격은 1억3천949만원부터 시작한다. 제원상 완충 시 최대거리는 478㎞, 최대출력 670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제로백)까지의 시간은 약 3.9초다. 시트구성은 5, 6, 7석으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테슬라의 가장 장점으로 꼽는 오토파일럿 기능도 명성다운 기량을 보여줬다. 차량이 정체되거나 주변 차선이 막힐 때, 또는 주위의 차량을 세밀하게 인식했다. 차선 변경 지시등을 키면 자체적으로 주위를 확인하고 자연스럽게 차선이동을 진행했다. 다만 정체 구간이 많고 도로가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는 크게 유용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미국같은 직선도로가 많은 곳에서는 확실히 편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점은 내비게이션이었다. 시승 동안 자체 내비를 사용했는데, 분단국가인 한국 특성상 수입 승용차의 내비게이션은 지도 성능 제약이 크다. 실제로도 지정 위치까지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GPS 신호가 늦거나 통행 구역의 제한 속도를 뒤늦게 알려줬다. 또 합류 구간이나 도로 탈출 구간에 대한 설명이 없어 길이 헷갈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테슬라코리아는 아직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의 지원은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티맵과 계약을 통해 지도와 교통정보를 제공받지만, 길 안내 등 미비한 부분이 많다. 실제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자체 지도앱보다 휴대폰과 함께 사용한다는 사례도 속속 보였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최대 10 테라플롭(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재는 표기)의 처리 성능으로 최신 콘솔과 동일한 수준의 게임이 가능하며 여러 대의 전자기기를 블루투스로 동시에 연결하고 무선 또는 36W 출력의 USB-C 포트를 통해 급속 충전을 할 수 있다. 차량용 오버더톱(OTT) 콘텐츠도 제공한다. 차량을 정차하고 파킹(주차) 상태로 해놓으면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트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콘텐츠들은 주차 상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주행상태에서는 제한된다. 테슬라는 글로벌에서 가장 주목 받는 브랜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통계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점유율 24.2%로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까지 매년 1만대를 넘게 판매했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에서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전월대비 90.9% 감소한 114대를 판매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1천417대 수준이다. 이에 테슬라코리아는 고객 경험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기준 테슬라코리아는 전국적으로 총 132곳의 슈퍼차저 스테이션, 7개의 스토어, 1개의 사고수리 센터, 9개의 서비스 센터, 19개의 공인 바디샵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최대 3개 서비스센터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슈퍼차저 스테이션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테슬라코리아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