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싱지메이주, 반도체사업 철수...오포 이어 두번째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반도체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있다. 8일 중국 언론 난두완차이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기업 오포(OPPO)에 이어 중국 기업 '싱지메이주'가 반도체 자체 설계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싱지메이주 관계자는 난두완차이서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 칩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며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체험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싱지메이주는 든든한 배경을 토대로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위한 반도체 개발이 기대됐던 유망한 회사다. 지리차의 모그룹인 지리그룹 리수푸 회장이 창업하고 지리그룹의 투자를 받은 싱지스다이, 그리고 리 회장이 지분 79.09%를 보유한 스마트폰 기업 메이주의 합작사다. 반도체뿐 아니라 전기차, XR, 스마트폰 등 첨단 기술 연구를 수행하면서 지리차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이 시도되는 회사란 점에서 더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의 반도체 설계 시도 기간은 다소 짧다. 올해 3월 정식 설립된 이래 우한에 본사를 두고 반도체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화웨이 산하 반도체 기업인 하이실리콘 등에서 합류한 전문가진을 통해 시스템온칩(SoC), XPU, 차량용 시스템칩, 스마트폰용 칩, XR 칩 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중 진척을 낸 반도체는 XR칩이 유일하다. 결국 반도체 사업 철수로 약 200명의 반도체 연구 인력을 정리할 전망이며, 이 중에는 올해 7월 입사한 40여 명의 신입 직원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오래된 직원을 제외한 모든 신입 직원을 해고할 계획으로 보상 방안을 논의중이다. 매체가 인용한 이 회사의 직원은 반도체 투자 주기가 길고 원가가 높으며 AR 칩이 출시되지 않으면서 결국 칩 사업 전체를 접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이 주목하는 점은 이같은 반도체 사업 철수가 이미 올해에만 두번째 이뤄졌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5월 중국 선두 스마트폰 기업 오포가 100% 출자 자회사인 저쿠(ZEKU)의 사업을 접었다. 저쿠는 오포 산하의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그간 '마리아나X', '마리아나Y' 등 모바일 칩을 개발해왔다. 또 전원관리칩 '슈퍼부크(SUPERVOOC) S'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포측은 "글로벌 경기, 스마트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중하게 고려하고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며 철수를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오포가 자체 설계한 칩들이 이미지처리프로세서(ISP), 디지털신호프로세서(DSP), 신경망프로세서유닛(NPU) 등 비교적 소부가가치 칩들로 사업에 기여하는 바가 제한적이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의 성공모델을 본 후 여러 기업이 반도체 설계에 뛰어들었지만 스마트폰용 SoC 등 핵심 칩 개발이 쉽지 않은데다 십수 년의 시간과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다는 점이 가장 큰 난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중국 업계의 반도체 개발 포기 선언이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