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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모멘텀의 마지막 퍼즐은 '패키징'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본격 반등세에 올랐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칩 제조 핵심으로 부상한 최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는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특히 2.5D 패키징에서 대형 고객 확보가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자체 2.5D 패키징 기술 '큐브(Cube)' 누적 출하량은 아직 소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확보한 수주도 스타트업 초도물량이나 단기 프로젝트성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경쟁사인 TSMC·인텔이 2.5D 패키징 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것과 대비된다. TSMC·인텔 치고 나가는데…삼성전자, 2.5D 패키징 대형 고객사 부재 2.5D 패키징은 반도체 칩과 기판 사이에 얇은 막 형태 인터포저를 삽입해, 칩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필수요소인 AI 가속기가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와 HBM 등을 2.5D 패키징으로 집적해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HBM 시장이 확대되던 시기, 자사 파운드리와 HBM, 2.5D 패키징을 턴키(Tunr-key)로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무기로 삼아 왔다. 삼성전자가 패키징 분야에서는 지난 2024년부터 자체 2.5D 패키징 기술 큐브 시장 확대에 힘써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 2.5D 패키징 기술이 빅테크의 AI 가속기에 채택된 사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현재 삼성전자의 2.5D 패키징을 활용 중인 고객은 미국 IBM과 국내 AI 팹리스 스타트업인 리벨리온 등으로 파악된다. 패키징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2.5D 패키징 플랫폼을 채택한 고객은 아직 출하량이 적거나 수개월 단위 단기 프로젝트성 생산에 머무르고 있다"며 "최첨단 패키징이 칩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시대가 된 만큼 삼성전자도 해당 분야 경쟁력을 집중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주요 경쟁사인 TSMC, 인텔이 각각 2.5D 패키징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는 것과 대비된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하는 TSMC는 자체 2.5D 패키징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을 지난해 말 월 3만 5000장 수준에서 올해 말 13만장 수준까지 확대하는 투자를 집행 중이다. 인텔은 자사 2.5D 패키징 '임베디드-멀티다이-인터커넥트-브릿지(EMIB)' 상용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이 자체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 양산에 EMIB를 채택해,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칩 대형화...삼성전자, PLP로 반전 가능성 삼성전자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2.5D 패키징 개발 방향성을 기존 웨이퍼레벨패키징(WLP)에서 패널레벨패키징(PLP)으로 선회하고 있다. 패널레벨패키징은 넓은 사각형 패널 위에서 패키징을 진행하는 공정이다. 기존 웨이퍼(직경 300mm) 상 패키징 대비 면적이 넓고, 칩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다. 특히 최근 AI 반도체는 성능 향상을 위해 칩 사이즈가 커지고 있어, PLP 적용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큐브에 WLP 대신 PLP를 적용하는 한편, 초대형 칩을 위한 '시스템온패널(SoP)'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SoP는 대형 사각형 패널 위에서 여러 반도체를 이어 붙이는 기술로, 현재 415x510mm 크기로 개발되고 있다. 또 다른 패키징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대비 시스템 반도체용 최첨단 패키징 기술의 양산 개발에 소홀했던 것이 향후 사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AI 칩 분야에서 PLP 적용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아이큐브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5D 패키징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전체적으로 올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공격적 AI 인프라 투자로 최첨단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최첨단 공정 개발도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엔비디아향 HBM4(7세대 HBM)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부진했던 HBM 사업을 반등시킬 초석을 마련했다. 올해 HBM 출하량을 전년비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최근 테슬라, 엔비디아, 그록 등을 최첨단 공정 고객사로 유치했다.

2026.06.09 14:38장경윤 기자

한전, 전남 무안-신안 연결 송전망 준공…재생e 출력제어 완화 기대

한국전력(대표 김동철)과 기후에너지환경부·전력거래소는 전라남도 무안군과 신안군을 연결하는 154kV 송전망(전남 운남-신안-읍동 간, 52km)이 지난달 30일 최종 준공했다고 8일 밝혔다. 한전은 전남 무안 지역과 신안 지역을 연결하는 송전망이 가동함에 따라 전력 수요지로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돼 전남지역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완화되고 약 190MW의 재생에너지의 접속 대기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재생에너지가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기상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출력제어도 2023년 2회에서 2024년 27회, 2025년 82회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준공된 송전망 경과지 대부분은 도서 지역으로 섬과 섬을 총 22번 횡단해야 한다. 섬과 섬 사이 선로길이는 최대 2km에 이르고 철탑 높이는 263m로 국내 최고 높이다. 한전 측은 철탑조립 전용 크레인 개발, 특수전선 활용 철탑 높이 축소, 친환경 진입로 부선 공법 등을 통해 안전사고 없이 송전망 구축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가속화와 첨단 전략산업 등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력망 확충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전력설비 건설사업이 전국의 다양한 지역과 지형적 제약 속에서 추진되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기술·신공법 개발을 끊임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06.08 09:33주문정 기자

'방한' 젠슨 황 "한국은 AI·로봇공학 뛰어나...R&D 센터 투자에 최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방한했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황 CEO는 입국 직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테스트 완료 소식을 전하는 한편, 국내 연구개발(R&D) 센터 설립과 로봇공학 투자계획을 구체화하며 한국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시작했다. 황 CEO는 대만에서 열렸던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이날 오후 1시 24분쯤 전세기로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그는 "한국을 위해 아주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며 "한국을 위한 깜짝 선물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황 CEO는 방한 목적이 글로벌 공급망 조율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특히 반도체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HBM4 공급사 품질 테스트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3사 모두 인증이 완료돼 현재 양산 중"이라며 "모두 차세대 '베라 루빈' 아키텍처 공급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내 직접 투자 계획도 공식화했다. 황 CEO는 "한국 R&D 센터 설립을 위한 인력 채용을 이미 시작했다"며 "한국은 AI와 로봇공학 전문성이 뛰어나 R&D 투자에 최적의 장소이며, 충분한 인력이 갖춰지면 부지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투자 분야로는 로봇공학을 꼽았다. 한국이 제조업과 메카트로닉스, AI 기술 융합의 완벽한 조건을 갖춰 로봇 산업을 지원할 거대한 로컬 생태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계 총수들과 '삼겹살 회동'… 게임·스타트업·문화계 넘나드는 일정 방한 첫날인 이날 저녁, 황 CEO는 홍대입구 일대 삼겹살 전문점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 리더들과 만찬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는 이른바 '삼소 회동' 형태로 진행되는 만찬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해 로보틱스,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미래 핵심 산업 관련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찬에 앞서 황 CEO는 e스포츠 게임단 T1이 운영하는 홍대 인근 PC방을 방문해 '페이커' 이상혁을 포함한 선수단과 만났다. 오는 7일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만나 게임과 AI 분야 협력을 논의한다. 방한 마지막 날로 예상되는 8일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LG 본사 방문이 예정됐다. 오후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업스테이지, 노타, 에임인텔리전스 등 국내 주요 AI 및 로봇 스타트업 경영진을 초청해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한다. 같은 날 서울대 AI연구원과 로보틱스 연구소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 사옥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도 조율 중이다. 비즈니스 일정 외에 대중과 접점도 넓힌다. 황 CEO는 방한 기간 중 tvN의 대표 토크쇼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에 참여한다. 주말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2026.06.05 15:01전화평 기자

김성환 기후부 장관 "지역별 전기요금 곧 공개…석화·철강 수혜"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이 지역별 전기요금 제도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며, 현재 경영난을 겪는 석유화학·철강 기업들의 전기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기후부는 산업계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자 지난 4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공장이 활발히 가동되는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저녁·심야 요금은 올린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밤낮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석유화학, 철강 기업들은 전기요금 부담이 이전과 비슷하거나, 더 늘 것으로 우려하는 반응이 있었다. 김 장관은 “시간대별 전기요금이 시행된 지 한 달 가량 됐는데 평가를 해보려 한다”며 “낮에 가동되던 공장들은 조금 이익을 보겠지만, (24시간 가동 체제인)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나 제철소는 전력 사용 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아 혜택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역별 요금제는 이같은 공장이 위치한 산업단지에 수혜가 갈 수 있도록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윤석열 정부 말에 산업용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다는 점”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국제 경쟁을 하지 않는 내수용 요금은 높게, 국제 경쟁을 하는 산업용 요금은 비교적 낮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과거엔 산업용 요금이 낮았는데 어느 순간 거의 비슷해졌다가 지난번 산업용 요금만 올리면서 현재는 가장 비싼 수준이 돼 이 부분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국가균형발전과 연계해 산업계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181원으로, 120원대인 중국, 미국 대비 높게 형성돼 있다. 유럽과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요금이 소폭 더 비싼 편이다. 김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상당 부분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용 전기요금이 조금 더 하향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제도 설계를 했고, 국민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과 한전 이사회 및 장관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별 전기요금 제도는 발전소 입지와 송전 비용, 국가 균형발전 요소 등을 반영해 지역별 차등을 두는 것으로 설계됐다. 김 장관은 “공청회는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고,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이 전기요금 압박을 체감하고 있어 관련 절차가 조만간 준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며 각지에서 보조금 예산이 조기 소진되는 점에 대해선 추가 예산 편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현 추세라면 8~9월쯤 예산이 바닥나는데, 중앙정부는 타 예산을 활용해 추가 여력을 만들 수 있지만, 지방 정부는 그런 여력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협조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민 중심 관점에선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차량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기금 전환 등 해결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볼 것이고, 지방 정부와의 예산 매칭 문제가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지만 상시 지원 필요성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전력망 지하화, 해저화 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장관은 “한전 운영비가 ㎾h당 평균 20원 정도 반영돼 있는데 대규모 송전망을 설치하는 데 쓰이는 재원”이라며 “과거 러우 전쟁에서 한전 빚이 늘긴 했으나 세계적으로 보면 매우 우량 기업이고, 채권 이자도 3%대로 매우 안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송전망은 공중과 지하 설치 시 비용이 약 10배 정도 차이 나는 등 공중이 훨씬 저렴하지만 국민 삶이나 조망권, 건강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지하화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며 “다만 그것이 한전의 전기료 압박으로 갈 만큼은 아니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최근 정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LNG 가격 상한제의 경우 당장 도입이 필요한 시장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러우 전쟁 당시 LNG 가격이 폭등하며 전력도매가격(SMP)이 kWh당 200원대까지 치솟자 민간 발전 기업들이 폭리를 취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한전이 적자를 보는 평균 SMP가 연 평균 kWh당 146원 정도로, 지난 2일은 126원이었고 연초에는 100원대 초반이었다”며 “아직 한전 부담이 큰 상태는 아닌데, 전쟁 초반 선물 시장에서 비싸게 구입한 가스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이 올 수 있어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10월 환경부와 산업통상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을 통합해 기후부를 출범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대전환의 총괄은 환경부가, 실행 수단 대부분은 산업부가 갖고 있어 추진된 개편”이라며 “부처 통합 및 시너지에 대한 국민 체감 수준은 올해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고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기후부가 추진하는 여러 과제들을 국민들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처 성격이 지구적 차원의 탈탄소 대응이기 때문에 범위가 넓고, 당장 개인 생활을 직접 규제하거나 지원하는 것과 조금 떨어져 있어 (지금은)체감이 약할 순 있다”고 첨언했다.

2026.06.04 17:44김윤희 기자

브로드컴 "HBM 물량 2029년까지 확보 계획"

브로드컴이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 성장을 자신했다. 구글·메타·앤트로픽 등 빅테크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주요 배경이다. 브로드컴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에 대해 "올해와 내년에 필요한 물량은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2028년과 2029년 물량 확보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3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2분기(2~4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 사업전략을 소개하며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시장 기대 못 미쳤지만…AI 반도체 매출 성장세 재확인 브로드컴의 2분기(2~4월) 매출은 221억 8700만 달러(약 33조 9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7.9%, 전 분기 대비 14.9% 증가했다. 순이익은 일반회계기준(GAAP) 93억 1000만 달러(약 14조 2400억원)로 같은 기간 88% 뛰었다. 실적 성장은 반도체가 견인했다. 반도체 사업부 매출은 150억 달러(약 22조 9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8.5%, 전 분기 대비 19.9% 증가했다. AI 부문 매출이 108억 달러(약 16조 5200억원)로 전년비 143% 급성장했다. 맞춤형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수요가 강세였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AI 반도체 매출 가속 성장으로 2분기 사상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3분기(5~7월) AI 반도체 매출은 전년비 200% 이상 증가한 160억 달러(약 24조 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 전망(160억 달러)은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172억 달러다. 2027회계연도(2026년 11월~2027년 10월) AI 반도체 매출 전망치 1000억 달러(약 162조 9600억원)는 앞서 제시했던 전망과 같다. 다만 브로드컴은 고객사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자체 보유한 반도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구글·메타·앤트로픽 등 고객사의 맞춤형 AI 반도체(XPU)를 위탁 개발하고 있다. 현재 확보한 고객사는 6곳이다. 호크 탄 CEO는 "앤트로픽에 대해서는 2026회계연도(2025년 11월~2026년 10월) 동안 1기가와트(GW) 이상 브로드컴 TPU 기반 컴퓨팅 접근을 제공하고 있고, 2027회계연도(2026년 11월~2027년 10월)부터 5GW를 추가 접근할 수 있는 계약을 지난 4월 체결했다"며 "오픈AI는 이미 실리콘을 공급해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칩이 HBM 수요 촉진…"2028~2029년 물량 확보 중" 메타와도 지난 4월 여러 세대 AI 칩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28년 말까지 총 3GW 규모다. 다른 고객사 2곳도 2026회계연도 말부터 칩 출하를 시작하고, 2027회계연도에 양산이 확대될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2027회계연도 AI 칩 총 출하량이 10GW에 달하고, 2028회계연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사업 확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메모리 수요를 강력하게 촉진하고 있다. 최근 메모리 공급난 심화로 빅테크 기업들은 HBM 등을 중장기적으로 선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브로드컴도 이미 3년 뒤 반도체 공급까지 논의 중이다. 호크 탄 CEO는 반도체 웨이퍼와 HBM 물량 관련 질문에 "이미 올해와 내년에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며 "현재는 2028년과 2029년 물량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몇달 간 고객사들이 브로드컴을 찾아 추가 공급을 요청했고,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웨이퍼 및 HBM에 대해) 대체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6.04 15:06장경윤 기자

지질자원연구원 "캐나다와 수소·헬륨·해양 CCS 등 공동연구 확대"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 캐나다와 수소·헬륨 자원, 해양 CCS(탄소포집및저장), 핵심광물 등 미래 에너지·자원 분야 공동연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는 '한·캐나다 자원안보 공급망 협력 포럼'에 참석 중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측은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와 미래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포럼은 산업통상부와 캐나다 천연자원부가 공동 주최했다. 양국 간 자원 협력을 단순 자원 도입 중심에서 기술·자본 결합형 상호보완 협력 구조로 확대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번 행사에서 캐나다 천연자원부(NRCan)와 기관 간 협력협정(IA)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양측은 자원 분야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를 확대하는 등 양국 간 에너지·자원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미래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공동연구 기반을 마련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협정 주요 내용은 ▲퇴적분지 내 자연수소 생성·이동·집적 모델링 연구 ▲AI 기반 캐나다 남부 알버타 지역 심부 기원 가스(수소·헬륨) 분포 예측 연구 ▲서캐나다 지층의 자연수소 형성 잠재력 실험연구 등을 공동 추진한다. 지질자원연구원은 이를 위해 캐나다 현지 지질자료와 공동 분석 체계를 활용, 자연수소·헬륨 탐사와 자원 평가 기술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천연자원부 산하 지질조사국 오타와 본부(GSC Ottawa HQ)를 방문, IA 체결 후속조치와 공동연구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는 ▲자연수소 및 자연헬륨 공동연구 ▲해양 CCS 공동연구 ▲핵심광물 분야 연구협력 등의 안건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지질자원연구원 측은 향후 자체 보유한 3차원 지질모델링, 자원평가, 지구물리 탐사 역량과 캐나다 현지 지질자료 및 자원 잠재력을 연계해 자연수소·헬륨 탐사와 핵심광물 자원화 기술 고도화 등 탄소중립과 글로벌 공급망 대응을 위한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미래 에너지 기술 확보를 위한 중요한 국제 협력 사례"라고 평가하며 "자연수소·헬륨과 같은 미래 전략자원부터 핵심광물, 탄소저장 기술까지 공동연구를 확대해 국가 차원의 글로벌 자원안보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03 11:37박희범 기자

금융위 AI 보안 목적 망분리 시행 '첫 걸음'

금융위원회가 인공지능(AI)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AI 보안 방어 목적에 한해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가운데, 이를 준비하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1일 금융위는 보안 목적 AI 활용 관련 망분리 긴급 완화 조치에 관한 세부 방안을 검토하고 AI 테스트 과정서 중점 관리해야 할 사항, 망분리 대체 가능 보안 기술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민간 기술자문단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민간 기술자문단은 학계·법조계 등 7명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12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민간 기술자문단은 미토스를 포함한 최근 고성능 AI 보안 위협과 관련한 예상 리스크와 금융권의 효과적인 보안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자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유영준 금융위 디지털금융정책관은 "AI 기술 발전과 사이버 위협의 양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AI·보안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효과적 조언을 바탕으로 금융권에서 AI 기반 보안체계를 구축하고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심히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01 15:11손희연 기자

카스퍼스키 "해킹, 외부 노출 애플리케이션 공격 43.7% 최다"

사이버 공격 추세가 다양한 공격 기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몇 가지 핵심 경로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협력사나 IT 통합 업체를 통해 침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공급망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카스퍼스키(한국지사장 이효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이버 세계 분석' 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발생한 글로벌 사이버 보안 사고 데이터를 심충 분석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초기 공격 경로는 2024년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외부에 노출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공격이 4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정상 유효 계정을 악용한 침투가 25.4%, 협력사나 파트너를 통한 신뢰 관계 기반 공격이 15.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3가지 공격 경로는 2024년에도 '톱3' 공격 경로로 꼽혔던 만큼, 카스퍼스키는 몇 가지 핵심 경로에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 이같은 공격 벡터들은 단일 경로가 아닌 연쇄적인 공격 체인 내에서 상호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신뢰 관계를 통해 침투한 공격자들은 외부 노출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공격을 통해 침투하는 등의 형식이다. 최근 공격 사례를 보면 공격자가 서비스 제공 업체나 IT 통합 업체를 먼저 공격한 뒤, 이를 통해 고객사에 접근하는 방식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중소 서비스 제공업체는 전담 사이버 보안 역량과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회계 소프트웨어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침해가 발생할 경우, 원격 접근을 악용해 고객사의 시스템까지 확산될 수 있다. 콘스탄틴 사프로노프 카스퍼스키 글로벌 긴금대응팀 책임자는 "공격자들이 점점 더 정교한 다단계 공격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단순 사후 대응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방어가 어렵다"며 "실시가 ㄴ위협 모니터링과 지속적 탐지를 운영 전반에 통합한 선제적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은 "최근 국내 사이버 위협 환경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협력사 취약점과 외부 연계 구조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기본적인 시스템 방어에 집중하는 반면, 제3자 협력업체와 관계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리스크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들은 수동적 대응에서 벗어나 전주기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안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6.01 10:07김기찬 기자

엠로, 조상원 삼성SDS 상무 대표이사 내정…글로벌 영토 넓힌다

글로벌 공급망관리(SRM) 시장을 뚫기 위해 엠로가 삼성SDS 출신 전문가를 새 수장으로 맞이한다. 엠로는 삼성SDS 조상원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1일 밝혔다. 조상원 내정자는 1일부로 엠로에 합류해 인수인계 절차를 밟는다. 다음달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조 내정자는 엠로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 디지털SRM팀장을 역임했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SRM 서비스 '케이던시아'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했다. 엠로는 조 내정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송재민 현 대표는 임기를 마무리하고 용퇴한다. 지난 2023년 5월 삼성SDS가 엠로를 인수한 지 3년 만이다. 송 대표는 고문으로 물러나 경영 자문 역할을 맡는다.

2026.06.01 09:17남혁우 기자

키오시아, 내년 10세대 낸드 양산 의지…삼성·SK 추격

일본 키오시아가 차세대 낸드 양산을 내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낸드 상용화 시점을 연기하는 가운데, 기술력 격차를 빠르게 좁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키오시아는 내년 10세대(BiCS 10) 낸드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키오시아는 일본 주요 낸드 제조기업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키오시아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낸드 시장에서 14.1%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28.0%)와 SK하이닉스(22.1%) 다음이다. 기술력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오시아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우선순위 전략 중 하나가 '10세대 BiCS 낸드 출시'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분기 설비투자도 8세대와 10세대 낸드 투자에 집중됐다. 낸드는 메모리의 최소 저장 단위인 셀(Cell)을 수직으로 더 많이 적층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키오시아는 자체 셀 적층 기술인 BiCS(Bit Cost Scalable)를 적용하고 있다. BiCS 10세대는 총 332단을 쌓아, 이전 세대(218층) 대비 단위 면적당 데이터 저장용량을 59% 늘리고 데이터 전송속도를 33% 향상시켰다. 다만 키오시아가 10세대 낸드를 얼마나 양산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키오시아는 이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10세대 낸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확정된 발주가 없는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키오시아가 실제로 10세대 낸드 양산 투자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기술력 격차를 더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도 10세대 낸드를 개발하고는 있으나 실제 양산 투자를 집행하지는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430단대의 10세대 낸드를 당초 올해 양산할 예정이었으나, 최소한 내년으로 계획이 순연됐다. 10세대 낸드 구현의 높은 기술 난도, 시장 수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세대 낸드 전환 투자 시기를 고심하고 있고, 아직 구체적인 장비 발주 계획도 공유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026.05.23 08:00장경윤 기자

디지털 자산·AI 시대 어울리지 않는 규제 솎는다…이억원 "상황 변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스테이블코인과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 시장에 어울리지 않는 규제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가분리는 2017년말 가상자산 투기에 대한 긴급조치 일환으로 금융사의 가상자한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었다"며 "현재보면 글로벌 시장의 변화, 우리도 가상자산을 제도화하는 입법들이 추진돼 변화된 상황을 종합적으로 함께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하게 될 때 어떤 이용자 보호, 금융 안정도 같이 종합적으로 봐야 되는 부분이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도입이나 가상자산거래소 규율체계 정비를 포함한 2단계 가상자산법 입법을 하고 있어 연계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컨설팅 등 전통 금융사의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참여가 이뤄지고 있어, 업계선 금융사의 가상자산 투자는 차츰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금융위원장은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도입 등을 위해 망 분리 규제도 완화하겠다는 방침도 전달했다. 그는 "급속한 인공지능 전환(AX) 시기에는 많은 한계점이 대두되고 있다"며 "AI 공격은 또 AI로 방어해야 하는 보안체계의 전환을 가로막아서 AX 시대에 필요한 보안시스템 구축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이런 문제 제기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보안 목적 AI 활용부터 망 분리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한다"며 "일정한 보안 역량을 갖춘 금융회사가 보안 강화 목적으로 AI 활용을 원할 경우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망 분리 규제를 한시 완화하는 방안을 6월부터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고도의 보안 역량과 AI 활용 능력을 갖춘 금융회사를 엄격히 선별해서 망 분리 규제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2026.05.21 15:54손희연 기자

외신 "메모리 대란 비껴갔다"...인건비 영구적 급등 우려도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하면서 외신들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해소됐다고 보도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밤 총파업을 90분 앞두고 성과급 지급에 관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협상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반도체 생태계 훼손 등 국가적 경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끝에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막판 타결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협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해소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번 파업 위기는 AI 붐으로 인한 반도체 부족 상황에서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공급 차질 우려를 낳았다"면서 "노사가 잠정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한국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했던 위기가 모면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주 온라인 게시판에는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합의로 삼성과 IT 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었던 파업을 막았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 저널도 "극적으로 성과급 지급에 관한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의 파업 위기가 해소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매체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장기적 영향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일부 투자자들은 파업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보다 향후 인건비가 영구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에 대해 더 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AI 인프라 붐을 통해 거두고 있는 막대한 이익에 대해 노동자들이 더 큰 몫의 분배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 노사 간의 갈등은 한국 전역에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잠정 합의안은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노조 찬반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투표가 통과돼야 공식 합의안 요건을 갖게 된다.

2026.05.21 09:49진운용 기자

"전세계 공급망 차질"...외신, 삼성전자 파업 계획 타전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총파업 전날인 20일 정부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조정 결렬에 따라 예정대로 내일(21일)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안이 글로벌 전역에 끼칠 영향이 작지 않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협상 결렬은 글로벌 기술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서버부터 스마트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세계 최대 규모로 공급하는 기업이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생산 지연은 물론 차세대 반도체 개발 가속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 또한 "삼성은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만큼 인공지능(AI) 붐으로 공급 부족이 발생한 현시점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주 초 한국 법원이 파업에 대한 회사의 가처분 신청을 부분 인용하면서 삼성의 반도체 생산 및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다소 완화됐다"며 "법원은 노조의 단체 행동 중에도 특정 핵심 생산 시설에서는 정상 운영을 유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노사는 핵심 쟁점 중 성과급 상한 폐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성과급 재원의 사업부별 배분 비율과 합의 제도화를 두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전사 영엽이익의 일정 비율을 전체 성과급 재원으로 묶은 뒤 이를 적자 사업부나 실적이 부진한 부서에도 일정 수준 이상 배분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철저한 성과주의 경영 원칙'을 고수하며 실적이 안 나온 사업부에까지 과도한 성과급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6.05.20 14:24진운용 기자

앵커-협력기업 '원팀'으로 저탄소 산업공급망 구축

정부가 앵커기업과 협력기업을 원팀으로 묶어 공급망 단위 탄소감축과 검증을 지원해 산업계의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력을 높이고 공급망 전반의 탄소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산업통상부는 19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도 산업 공급망 탄소파트너십 사업'에 선정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탄소규제가 공급망 기반으로 강화돼 산업분야 전반의 그린전환(GX)이 산업경쟁력의 원천이자 기회로 떠올랐다”며 “이번에 선정된 주요 앵커 기업과 공급망으로 연결된 협력업체의 탄소감축 협력은 국내 제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현대차기아·삼성전자·HD한국조선해양·삼성디스플레이·LG전자·HL만도·포스코·SK하이닉스 등 8개 컨소시엄 주관기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31개 협력 중소·중견기업의 탄소감축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8개 컨소시엄 협력기업에 탄소감축 설비 구축 비용의 최대 50~60% 지원, 탄소감축량 및 제품 탄소발자국 산정 컨설팅 지원, 제3자 검증 등을 지원한다. 컨소시엄 주관기업별로는 협력기업에 현금 지원과 무이자대출·이자보전 등 민간부담금 지원, 운영·관리비용 지원, 컨설팅·교육을 통한 역량강화 지원 등을 추진한다. 선정된 컨소시엄 성격은 ▲1차 협력기업에 현금을 지원하고 1차 협력기업은 다시 2차 협력기업으로 환원하는 연쇄 지원형(현대차기아) ▲업종별 컨소시엄 협력사가 중복돼 감축성과가 업종별 공급망 전반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연결 시너지형(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LG전자·HL만도·SK하이닉스) ▲협력기업의 운영·관리비용을 지원하고 협력업체 감축실적을 외부사업으로 전환·활용하는 성과 활용 확장형(HD한국조선해양) ▲중소·중견 고객사의 공정효율 개선을 위해 인력·기술을 지원하는 다운스트림 지원형(포스코) 등으로 구분된다. 컨소시엄 참여기업들은 이번 사업으로 연간 약 2만톤 규모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상생협력 우수사례 발굴·확산, 공급망 내 자발적 감축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배터리 규정 등 강화하는 글로벌 탄소규제에 적기 대응하고, 과학기반 감축목표(SBTi) 이행,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망 탄소 저감 요구 충족, 제품 탄소발자국(PCF) 데이터 확보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 강화를 기대했다. 이민우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탄소중립 달성과 산업 경쟁력 향상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자, 미래 산업의 발전 방향”이라며 “오늘의 공급망 협력이 해당 산업이 글로벌 선도자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글로벌 탄소규제의 파고를 넘어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그린전환의 성공모델을 발굴·확산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2026.05.19 11:15주문정 기자

리뉴어스랩, 중기벤처부 TIPS 선정

리뉴어스랩(대표 이재용)가 중소벤처기업부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회사는 "자동차 공급망 전반에 흩어진 비정형 문서에서 탄소 데이터를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으로 자동 추출 및 검증하는 핵심 기술의 독창성과 시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된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완성차 OEM들이 공급망 전반에 전과정평가(LCA) 기반 탄소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고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탄소 데이터 관리 부담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협력사별로 형식이 제각각인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 인증서 등 비정형 문서에서 탄소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추출하는 현행 방식은 인력 소모가 크고 오류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과제다. 리뉴어스랩은 광학문자인식(OCR)과 자체 파인튜닝 LLM을 결합한 데이터 추출 엔진, 그리고 다중 검증 알고리즘 기반의 정합성 검증 모듈을 독자 개발해 이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 현장 도입 사례에서 탄소 데이터 준비 시간을 80%, 검증 시간을 50% 단축하는 성과를 확인했다. 이번 팁스 과제를 통해 리뉴어스랩은 현재의 추출 및 검증 기술을 한 단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서식의 비정형 문서 처리 정확도 향상 ▲Scope(스코프) 3 공급망 배출량 추적을 위한 멀티 티어 공급망 데이터 연계 ▲배출 데이터 이상값 자동 감지 및 근거 추적 기능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 향후 글로벌 완성차 OEM 공급망 내 고배출 협력사 전반으로 기술 적용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재용 리뉴어스랩 대표는 “이번 팁스 과제를 통해 비정형 문서에서 탄소 데이터를 자동으로 뽑아내고 검증하는 기술을 고도화하면, 협력사들이 별도 인력 없이도 검증 가능한 수준의 탄소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18 16:51백봉삼 기자

우주서 태양광 모아 위성 충전…'우주 전력망' 현실 되나 [우주로 간다]

지구 궤도에서 태양 에너지를 모아 다른 위성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우주 전력망'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미국 우주기술 스타트업 스타캐처 인더스트리가 6500만 달러(약 973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스타캐처의 누적 투자금은 총 8800만 달러(약 1317억 원)에 달하게 됐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우주 전력망 구축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급성장 중인 우주 산업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앤드류 러쉬 스타캐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스타캐처의 비전은 지상에서처럼 우주에서도 전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인공위성은 운영 과정에서 결국 전력 부족 문제에 직면한다”며 “우리는 세계 최초의 우주 전력망을 구축해 이런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제한된 전력 환경에서 벗어나 풍부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스타캐처 기술의 핵심은 태양광 에너지를 특정 파장의 빛으로 정제한 뒤, 이를 강력한 레이저 형태로 변환해 지구 궤도에 있는 위성의 태양광 패널에 직접 쏘는 방식이다. 위성은 별도의 특수 장비 없이 기존 태양광 패널만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위성 전력 공급 외에도 직접통신·우주 AI 데이터센터에도 활용 가능 회사는 지구 궤도에 우주선 네트워크를 배치해 태양 에너지를 수집하고 이를 다른 위성으로 전송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 노후 위성에도 전력을 공급해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캐처는 향후 이 기술이 인공위성 전력 공급을 넘어 직접 통신(DTC), 궤도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우주 인프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궤도 데이터센터는 아직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구글과 스페이스X 등 일부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용 위성군 구축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캐처는 장기적으로 지구 궤도를 넘어 달 표면의 장비에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설립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스타캐처는 이미 여러 차례 기술 시연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3월 회사는 미국프로풋볼(NFL) 잭슨빌 재규어스의 홈구장인 에버뱅크 스타디움에서 약 90m 거리의 무선 전력 전송 시연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태양광 패널 기성 부품을 활용해 1.1kW급 전력을 무선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 국방부 산하 DARPA가 2025년 세운 기존 기록인 800W를 넘어선 수치다. 스타캐처는 올해 말 첫 지구 밖 시험 발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6.05.15 15:16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법과 상식 사이] 미·중, '연결의 규칙'은 누가 지배하는가

최근 국가 수반간 회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정치적 의제보다 경제적 의제를 가진 기업 대표들이 함께 하는 장면이 자연스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길에 동행한 기업인들의 면면은 오늘날 미중 경쟁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엔비디아, 퀄컴, 애플과 테슬라,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까지. 세계 공급망과 디지털 질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들이 에어포스원에 함께 오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대중 견제가 강화되는 순간에도 미국 핵심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 생산망에 깊이 연결되어 있고, 엔비디아와 퀄컴은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 어렵다. 월가 금융회사들 역시 중국 자본시장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이 장면은 지금의 미중 경쟁이 단순한 '단절'의 경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냉전처럼 서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구조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데이터·공급망으로 이어진 세계의 연결 방식을 누가 주도하느냐를 둘러싼 경쟁에 가깝다. 세계는 파편화되고 있지만 동시에 완전히 끊어질 수도 없다. 이 모순적인 모습이 오늘날 글로벌 질서를 가장 잘 보여준다. 연결을 끊는 경쟁이 아닌 연결을 지배하는 경쟁 21세기 미중 경쟁은 과거의 이념 대립이나 단순한 관세 전쟁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관련 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한하고, 중국은 데이터 통제와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기업들은 거대한 중국 시장과 생산 네트워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중국 역시 글로벌 금융과 첨단 기술 체계 없이 현재의 성장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지금의 경쟁은 상대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기술과 공급망, 데이터와 결제 시스템 같은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의 중심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있다. 즉, 연결을 끊는 경쟁이 아니라 연결의 규칙을 지배하려는 경쟁에 가깝다. 세계 경제 역시 완전한 단절로 향하고 있지 않다. 반도체와 AI 같은 전략 분야에서는 의존도를 줄이려 하지만, 생산과 금융, 공급망에서는 여전히 서로 깊게 연결돼 있다. 안보와 기술은 분리를 추진하면서도 시장과 공급망에서는 연결을 유지하려는 이중적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은 왜 지정학의 전장이 됐나 이 변화의 최전선에는 한국 기업들이 서 있다. 삼성전자 시안 NAND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DRAM 공장 같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은 이제 단순한 해외 공장이 아니다.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기술 자립 전략이 직접 충돌하는 지정학적 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술이 들어간 해외 생산품까지 규제 대상으로 확장하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같은 기술 통제는 중국 기업만 겨냥하지 않는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는 한국 기업들 역시 미국의 기술 통제 체계 영향권 안에 놓이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기업들은 어디에서 가장 싸게 생산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국가의 기술·데이터·안보 체계 안에서 운영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어떤 클라우드를 쓸 수 있는지, 어떤 데이터 규제를 따라야 하는지, 어느 나라의 AI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가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공급망은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다. 기술과 규범, 안보와 데이터가 함께 얽힌 정치적 인프라가 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더 이상 생산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어느 질서에 연결될 것인지, 어느 규칙의 적용을 받을 것인지가 결정되는 전략적 거점이 되고 있다. 디지털 파편화의 심화 이러한 변화는 결국 디지털 파편화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인터넷과 디지털 경제는 하나의 네트워크와 공통 규칙 아래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와 지역마다 서로 다른 데이터 규제와 AI 기준, 보안 체계, 플랫폼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데이터 규범과 AI 기준은 단순한 정책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접근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유럽은 GDPR과 AI법을 통해 개인정보와 기술 윤리의 표준을 세우고 있고, 미국은 첨단기술 통제를 안보 전략과 연결하고 있다. 중국 역시 데이터안전법과 사이버보안 체계를 통해 자국 중심의 디지털 통제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이러한 규제가 더 이상 국경 안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국의 데이터 규제와 수출통제는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 기업의 운영 방식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역외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정 국가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거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순간 해외 기업들 역시 해당 국가의 규제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파편화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파편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가 그 상태로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데이터는 국경을 넘어 이동해야 하고, AI 서비스는 여러 시장에서 작동해야 하며, 반도체와 배터리, 클라우드와 금융망은 하나의 국가 안에서만 완결될 수 없다. 세계가 완전히 분리된 기술권역으로 나뉜다면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혁신은 느려지며, 기업 활동은 예측 가능성을 잃게 된다. 결국 글로벌 체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처럼 하나의 자유무역 원칙이나 개방형 인터넷 이념만으로 통일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통일성은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보안, AI 안전, 공급망 신뢰, 수출통제, 데이터 이전 규범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복합 질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세계는 파편화되고 있지만, 동시에 다시 연결되기 위한 공통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연결의 규칙이 바뀌는 시대, 한국의 선택 한국은 지금 복잡하고 민감한 입장에 놓여 있다. 미국과는 안보 동맹으로, 중국과는 생산과 시장으로 깊게 연결돼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제 문제는 단순히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과 통상, 데이터와 안보가 하나의 전략 질서 안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진영을 선택하지 못해 생기는 곤란함만이 아니다. 더 큰 위험은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연결의 핵심축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기술은 있지만 규칙 설계에 참여하지 못하고, 생산능력은 있지만 표준 설정에서는 주변부에 머무르며, 시장은 열려 있지만 다른 나라가 만든 기준을 사후적으로 따라가는 위치에 놓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 규범을 충족하는지, 어떤 AI 안전 기준을 따르는지, 공급망의 신뢰성을 어떻게 입증하는지,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얼마나 국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법과 규제는 더 이상 국내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접근과 기술 협력, 공급망 참여를 결정하는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디지털 파편화를 피할 수 없는 외부 환경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파편화된 세계가 다시 연결될 때 어떤 기준이 공통 규칙이 될 것인지, 그 과정에서 한국의 기술과 법제, 산업 구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AI, 클라우드, 데이터 보호,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한국이 국제 기준 형성에 참여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계속 다른 나라가 만든 규칙을 맞추는 입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이 살아남는 길은 글로벌 연결 구조 안에서 누구도 쉽게 우회할 수 없는 위치를 지키는 데 있다. 파편화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그러나 세계는 결국 다시 연결의 질서를 필요로 한다. 그때 한국은 단순한 생산기지나 추종자가 아니라 기술과 규범을 함께 제공하는 핵심 국가로 남아야 한다. 그것이 미중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밀려나지 않는 길이다. 연결은 여전히 세계가 작동하기 위한 조건이다. 새로운 연결의 규칙은 결국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그 규칙이 정해진 뒤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다.

2026.05.15 15:15안정민 컬럼니스트

김정관 산업부 장관 "울산·미포 M.AX 모델, 전국 산단·유사업종으로 확산해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3일 “울산·미포의 제조인공지능전환(M.AX) 모델은 전국 산업단지와 유사업종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대표사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울산·미포산단에 입주한 SK에너지 현장을 둘러본 후 가진 울산 MINI얼라이언스 간담회에서 “울산에서 검증된 AI모델은 타 업종에서도 수요가 높은 분야”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울산 MINI 얼라이언스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연말까지 5G 특화망 등 AI 운영기반을 구축하고 최종적으로는 AI모델 확산·서비스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울산 MINI얼라이언스가 현장 중심 실행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모든 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울산·미포의 M.AX 모델이 향후 석유화학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제조혁신을 달성한 대표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울산이 생산 최적화, 설비 건정성 향상, 안전사고 예방을 통해 '더 정밀하고, 더 빠르고, 더 안전한' 지역 MAX 확산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함께 5G 특화망·엣지 AIDC·M.AX아카데미·다크팩토리 전략수립 등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석유화학 AX 실증산단 구축사업의 선도공장인 SK에너지 공장 현장을 방문해 공정관리·설비관리·안전관리 분야에서 AI모델 필요성과 활용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 SK 에너지는 유동촉매분해설비(FCC) 공장의 디젤 품질 지표를 실시간 예측하는 AI 가상센서, 회전기계의 진동·온도를 실시간 감시하는 예지진단 알고리즘, AI 영상분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현장 모니터링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6.05.13 10:45주문정 기자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결렬...21일 총파업 '눈 앞'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간 이견이 이틀간 이어진 사후조정에도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가 예고해온 총파업은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1위 메모리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파업 돌입 전까지 노사가 추가 협상할 여지는 남아있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노조 쟁위행위가 일시 중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 노사 입장 '평행선'…총파업 8일 앞으로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지난 12일 오전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노사는 13일 새벽까지 장시간 협상을 이어갔으나, 사후조정은 끝내 결렬됐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극명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한 탓이다. 그간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투명성을 높인 성과급 산정 기준 제도화를 요구해 왔다. 반면 사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특별보상을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대신, 성과급 제도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후조정 결렬에 대해 "사측의 조정안은 오히려 (노조의 요구에서) 퇴보한 안건"이라며 "제도 투명화가 되지 않고, DX(완제품) 부문은 상한 유지, DS(반도체) 부문 특별 경영성과급은 SK하이닉스보다 (실적이) 높은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성과를 외부 요인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일회성 안건을 받아들일 수 없어 결렬을 선언했다"며 "내일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준비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업 시 메모리 공급난 심화 우려…경쟁사만 '반사이익' 얻을수도 사후조정 최종 결렬에 따라 총파업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노조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해 왔다. 노조가 추산한 참여 예상 인원은 4만명 수준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파업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자동화 비중이 높은 반도체 공정 특성 상 엔지니어들이 이탈해도 단기간 운영에는 무리가 없으나, 유지보수(CS)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설비는 점차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 설비를 재가동해 정상 양산 궤도에 올리는 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 1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기간은 18일이지만,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차질을 겪는 기간이 예상 대비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정적인 메모리 수급을 원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원자재 비용 상승 압박을 더 심하게 받을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중국 메모리 기업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출하량 감소로 D램 및 낸드 가격 상승세가 예상 대비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협상 실낱 기대…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거론 실제 파업 전까지 노사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사후조정에서 더 진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상한선 폐지 제도화에 매우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며 "노조 역시 매우 강경한 입장이라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 쟁위행위는 중지되고, 30일이 경과할 때까지 재개할 수 없다. 긴급조정권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해할 위험이 있을 때 발동할 수 있다. 이제껏 발동 사례는 총 4번이다. 지난 2005년 말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이 가장 최근 사례다.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저희 (총파업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회사가 제대로 된 안건을 가져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2026.05.13 06:41장경윤 기자

[최홍석 칼럼] 인프라 단순화가 AI 경쟁력이다

"프로토콜을 줄여야 AI가 망을 읽는다. 복잡한 전용망 위에 자동화를 올리는 것은, 낡은 도로 위에 자율주행차를 올리는 것과 같다." AI 하이퍼스케일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용망(Private Network) 인프라에도 새로운 압력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Telco(통신사업자)의 기업 전용망과 대형 엔터프라이즈의 자가 네트워크 모두 동일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지금 운용 중인 IP/MPLS 구조가 앞으로의 AI 트래픽과 자율화 요구를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재 구조의 본질적 문제를 직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프로토콜 복잡성, 벤더 종속, 수동 운영의 한계, 이것들은 단순한 기술 부채가 아니라 비즈니스 속도를 제한하는 구조적 족쇄입니다. 20년 누적의 프로토콜 부채...우리가 지불해 온 보이지 않는 비용 현재 대부분의 전용망은 IS-IS·OSPF·LDP·RSVP-TE·BGP가 혼재하는 다중 프로토콜 구조 위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각 프로토콜은 도입 당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은 운영팀의 이해 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복잡해졌습니다. 문제는 복잡성 자체가 아닙니다. 복잡성이 만들어내는 실질적 비용입니다. 코어 라우터 1대당 수만~수십만 개에 달하는 LDP 바인딩과 RSVP-TE LSP 상태가 병렬로 유지되면서, 장비 재시작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시 재수렴(Re-convergence) 시간이 수십~수백 초까지 늘어납니다. 이는 SLA 위반 위험을 상시 내포하는 구조입니다. IS-IS, OSPF, BGP 간 재배포(Redistribution) 환경에서는 메트릭 정규화 오류와 경로 선택 불일치가 발생하고, 대규모 망에서는 변경 영향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장애 발생 시 어느 재배포 포인트가 문제인지 근본원인분석(RCA)에 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이 구조의 필연적 귀결입니다. AI 추론 트래픽처럼 마이크로초 단위의 결정론적 지연이 요구되는 워크로드 앞에서, 이 복잡성은 단순한 운영 불편을 넘어 서비스 경쟁력의 직접적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전환의 핵심...SRv6이 제시하는 세 가지 구조적 변화 Segment Routing v6(SRv6)은 이 복잡성 문제에 대한 가장 명확한 기술적 응답입니다. SRv6은 소스 라우팅 개념을 IPv6 환경에서 현대적으로 구현하여, 중간 노드에 상태 정보 없이 트래픽 엔지니어링을 실현하는 프로토콜입니다. ① 중간 노드 Stateless - 수렴 시간의 극적 단축 기존 MPLS 환경에서는 모든 라우터가 LSP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SRv6 전환 후에는 상태 정보가 소스 노드에 집중되고 중간 노드는 Stateless 구조가 됩니다. 실제 전환 사례에서 재수렴 시간이 50% 이상 단축된 것은 이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② 프로토콜 다이어트 - IS-IS + SR Policy로의 수렴 LDP, RSVP-TE를 제거하고 단일 IGP(IS-IS)와 SR Policy로 운용 구조를 단순화하면, 재배포 포인트 자체가 사라집니다. 프로토콜 간 경계가 없어지면서 경로 제어의 일관성이 확보되고, 변경 영향 분석이 비로소 예측 가능해집니다. ③ SRv6 uSID - 헤더 오버헤드 최소화 uSID(Micro-SID)는 128비트 IPv6 주소 하나에 다수의 세그먼트 지시어를 압축 표현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MPLS 레이블 스택 대비 헤더 오버헤드를 대폭 줄이면서, 기존 IPv6 인프라와의 완전한 호환성을 유지합니다. 차세대 ASIC은 SRv6/uSID를 하드웨어 레벨에서 오프로드하여 성능 저하 없이 전환을 실현합니다. IP·광학 계층 통합...RON이 여는 전용망의 새 구조 SRv6이 IP 계층의 복잡성을 해소하는 방향이라면, RON(Routed Optical Networking)은 IP 계층과 광학 계층 사이의 불필요한 경계를 허무는 아키텍처 혁신입니다. 기존 전용망 구조에서 IP 라우터와 DWDM 사이에는 반드시 트랜스폰더(Transponder) 장비가 존재했습니다. 이 장비는 광-전 신호를 변환하고 다중화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400G 이상의 코히어런트 광 기술이 보편화된 지금, 이 '중간 계층'이 만들어내는 비용과 운영 부담은 그 가치를 크게 초과합니다. RON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400G/800G ZR+ 코히어런트 플러거블 광모듈을 IP 라우터에 직접 장착하여 트랜스폰더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 구조적 변화가 가져오는 결과는 명확합니다. 장비 수가 줄고, 전력이 줄고, 상면이 줄고, 관리 포인트가 줄고, CAPEX 기준 30~40% 절감이 실제 도입 사례에서 반복 확인됩니다. "멀티-레이어 장애 시 IP NMS와 광전송 EMS가 분리된 환경에서 근본 원인을 찾는 데 수 시간이 소요된다. RON과 통합 텔레메트리는 이 MTTR 문제의 구조적 해결책이다." 특히 전용망 담당자가 주목해야 할 것은 RON의 운영 가시성 효과입니다. 광전송 계층의 신호 열화(SNR 저하, CD/PMD 누적)가 IP 계층에서는 간헐적 패킷 손실로만 관측되는 상황이 사라지고, gNMI 기반 실시간 광학 파라미터 수집으로 IP와 광학 계층의 KPI를 단일 대시보드에서 상관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코히어런트 플러거블 모듈의 소비 전력(약 20~25W/포트)에 따른 라인카드 전력 예산 재검토, 스팬 손실이 큰 구간의 외부 증폭 계획, 기존 OTN이 제공하던 FEC·OAM 기능의 동등 구현 여부 사전 검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 지금인가...자율화는 '단순한 기반' 위에서만 작동한다 자율 네트워크(AN), AIOps, 의도 기반 네트워킹(Intent-Based Networking). 이 개념들이 조직 내에서 검토되기 시작했다면,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할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AI 기반 운영 플랫폼을 도입해도, 제어 대상인 망 자체가 이기종 계층과 폐쇄형 인터페이스로 뒤엉켜 있으면 AI는 제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AI는 복잡한 프로토콜 스택을 스스로 해독하지 않습니다. IBN의 핵심 기술인 의도 기반 네트워킹과 에이전틱 AI는 단일하고 개방된 인터페이스로 망 전체를 읽고 제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합니다. LDP와 RSVP-TE가 공존하고, 레이어 간 상관관계가 불명확한 구조 위에서는 자동화의 효과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전용망 운영 조직이 의존하는 SNMP 폴링(5~15분 주기)은 마이크로버스트 이벤트를 탐지하지 못합니다. gNMI/gRPC 기반 스트리밍 텔레메트리(100ms 이하 주기)로의 전환은 단순한 모니터링 개선이 아니라, 자동화 전략 전체의 데이터 기반을 확보하는 필수 선행 조건입니다. 구조를 단순화하지 않은 채 자율화를 추진하는 것은, 기반 공사 없이 고층 건물을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SRv6 전환과 RON 도입은 자율화의 목적지로 가기 위한 인프라 기반 공사입니다. 통신사·엔터프라이즈를 위한 단계적 전환 시나리오 전환은 대규모 즉각적 교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리스크 분산과 투자 시점을 고려한 단계적 경로가 중요합니다. Phase 1의 텔레메트리 인프라 구축은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명확한 출발점입니다.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아키텍처 전환도 그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할 수 없습니다. 현재 운용 네트워크의 이슈를 데이터로 파악하는 것, 그것이 모든 전환의 실질적인 첫 걸음입니다. 인프라의 단순화가 AI 경쟁력의 전제 조건이다 전용망 IP/MPLS의 기술 트렌드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복잡성의 제거, 계층의 통합, 그리고 개방된 인터페이스 위에서의 자율화. SRv6로의 프로토콜 수렴, RON에 의한 IP·광학 계층 통합, 그리고 gNMI 기반 실시간 가시성 확보, 이 세 축은 독립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상호 의존적인 전환 패키지입니다. 통신사와 엔터프라이즈의 전용망 담당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청사진이 아닙니다. 현재 운용 중인 망의 구조적 이슈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그 이슈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조직에 설명하며, 첫 번째 단계를 실행에 옮기는 결단입니다. "단순화하지 않은 인프라 위에 AI를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그 AI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인프라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지금 한 걸음을 내딛는 것. 이것이 다음 AI 자율화 시대를 준비하는 전용망 전략의 본질입니다.

2026.05.12 16:11최홍석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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