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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파업 시 메모리 양산 차질 최소 1달 이상"…업계 우려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지난 23일 결의대회에서 재확인했다. 25일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은 18일인데, 설비 정상 재가동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최소 1달 이상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에 미치는 기간은 최소 2배 이상으로 길어진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속 삼성전자의 경쟁사만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엔지니어는 "반도체 설비의 셋업 및 유지보수(CS) 업무가 오랜 시간 중단되는 경우, 다시 설비를 정상 가동하는 데에 1달 이상 걸릴 수 있다"며 "특히 메모리 출하량을 적극 늘려야 하는 슈퍼사이클 상황에서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파업은 삼성전자 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제품 양산에 차질을 빚으면 메모리 공급난이 더 심화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IT 기업으로선 제조비용 상승 압박이 더 커진다. 이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소수의 기업만 양산할 수 있는 고성능 서버용 D램, eSSD(기업용 SSD) 분야 변동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반도체 엔지니어는 "팹 내 인력이 빠지면 설비가 하나 둘 가동을 멈추게 돼 문제가 생긴다"며 "메모리는 설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생산량이 바로 10~20%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성과급 제도를 투명화하자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개최한 결의대회에는 약 4만명(경찰 추산)이 모여 같은 메시지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초 과반노조 가입자(7만6100명)의 절반이 넘는 이들이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결의대회에서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헌신하는 조합원을 단순히 숫자로 취급한다면 우리 역시 파업으로 발생할 막대한 생산 차질과 손실을 숫자로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파업에 따른 손실은 최대 30조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2026.04.25 12:00장경윤 기자

두산에너빌, 베트남 원전 선점 포석…현지 협력망 구축

두산에너빌리티가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 참여를 위한 현지 협력 기반 강화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지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베트남 정부와 에너지 업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원전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하며 베트남 신규 원전 참여를 위한 협력 기반을 다졌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윤요한 마케팅부문장이 베트남 현지 기업 PTSC, PETROCONS와 각각 베트남 신규 원전 협력 및 공급망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모두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PVN의 계열사다. PVN은 현재 베트남 중부에서 닌투언 2원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 참여를 추진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지 주요 기업들과 선제적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원전 기자재와 건설 분야의 현지 공급망 기반을 확보하면서 향후 닌투언 2원전 사업 참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한·베트남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을 계기로 “베트남 신규 원전 참여를 위해 민관이 함께 추진해 온 양국 간 협력이 향후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와 체코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팀코리아가 베트남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두산에너빌리티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닌투언 원전은 베트남 최초의 상업용 원전 사업이다. 러시아가 닌투언 1원전 사업을 진행 중이며, 팀코리아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앞세워 닌투언 2원전 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8월 PVN과 원전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현지에서 '원전 공급망 협력 세미나'를 여는 등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04.23 23:30류은주 기자

[인터뷰] SAP "제조·공급망 운영, 실시간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로 재편한다"

SAP가 제조·공급망 운영의 무게중심을 단순 가시성에서 엔드투엔드 오케스트레이션 기반 실행 중심 인공지능(AI)으로의 재편을 선언했다. 설계·계획·생산·물류·자산 관리 전 과정을 통합하고 나아가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를 결합해 글로벌 제조업의 불확실성 대응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아담 피아나 SAP 아태지역 공급망 고객자문 총괄은 22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2026 현장에서 진행한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올해 제조·공급망의 핵심 키워드는 오케스트레이션"이라며 "엔드투엔드 공급망을 재무와 고객 경험까지 연결함으로써 예기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하는 순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AP는 이번 박람회에서 '신뢰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더 똑똑한 실행'을 전면에 내걸고 에이전틱 AI 기반 제조·공급망 혁신을 선보였다. 전시 부스에선 설계부터 생산·물류·애프터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제조 스토리를 가이드 투어 형식으로 선보였다. 자율 로봇, 디지털 제품 여권, 엔터프라이즈 생성형 AI 'SAP 쥴(Joule)' 기반 물류·창고 관리 등을 시연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급망 운영 중심축 된 '오케스트레이션' SAP가 이번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단순 연결을 넘어선 '연결된 실행'이다. 피아나 총괄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이미 대시보드와 분석 도구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가시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실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담당부서와 시스템이 끊겨 있으면 대응 속도는 급격히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SAP는 이를 해결할 방식으로 공급망 오케스트레이션을 제시했다. SAP가 정의하는 공급망 오케스트레이션은 설계·계획·구매·생산·납품·운영·서비스를 단일 레이어로 통합하는 개념이다. 기존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은 도메인별 수동 처리와 단절된 트랜잭션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SAP가 내세운 새 구조는 애플리케이션·데이터·AI가 맞물리는 '플라이휠' 구조를 통해 상황을 예측하고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람회 현장 시연도 이 메시지에 맞춰 설계됐다. SAP는 실제 제조·물류 전 과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자 음료 형태의 '진저 샷'을 데모 제품으로 설정하고 독일 발도르프 공장에서의 혼합·병입부터 하노버 부스 내 최종 패키징, 창고 이송,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구현했다. 생산 설비와 디지털 제조 시스템, 확장형 창고관리(EWM), 자율 로봇, 물류 관리가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자동으로 호출하고 연결되는 구조가 부각됐다. 피아나 총괄은 "많은 고객이 이 기술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 여부를 가장 궁금해한다"며 "우리가 보여준 것은 개념증명(PoC)을 넘어선 실제 가동 가능한 연결·오케스트레이션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공급망을 담당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라 재무·고객 경험·외부 파트너 네트워크까지 포괄하는 기업 운영 체계로 보는 접근도 반영됐다. 부스 내 쇼룸에서도 SAP는 공급망 신호를 조기에 읽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리드타임이 늘어나기 전에 공급을 확보하는 구조를 현대 제조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SAP의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오케스트레이션을 조직 외부까지 연결하는 구조로 함께 작동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내부 공급·생산·물류·자산 유지보수 프로세스를 외부 공급업체, 운송사, 서비스 파트너와 연결해 리스크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할 때도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일 기업 내부 최적화만으로는 공급망 리스크를 통제하기 어려워진 최근 환경과 맞닿아 있다. 피아나 총괄은 "우리가 박람회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엔드투엔드 공급망을 신뢰할 수 있게 오케스트레이션하는 역량"이라며 "50년 넘게 축적한 공급망 프로세스 이해를 바탕으로 실행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이젠 AI가 움직인다"…피지컬 AI로 확장된 공급망 운영 SAP의 또 다른 제조·공급망 전략축은 AI를 보조 도구 수준이 아닌 운영 실행 레이어로 끌어올린 에이전틱 AI다. 피아나 총괄은 "기존 자동화가 정해진 규칙을 반복 실행하는 수준이었다면 'SAP 비즈니스 AI'는 품질 기준과 고객 우선순위, 규제 요건 같은 맥락을 읽고 상황별 대응책을 제시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며 "사용자는 SAP 쥴을 통해 원인과 대안을 자연어로 묻고 시스템은 그 답을 실행 가능한 판단으로 연결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SAP 통합 비즈니스 계획(IBP)'에선 특정 고객에게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쥴에 물으면 생산능력 부족인지, 원자재 부족인지 바로 설명받을 수 있다. 공급 최적화 결과를 데이터 과학자나 시스템 담당자를 거치지 않고 현업 사용자가 바로 해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SAP는 이를 통해 공급망 전문가의 역할도 개별 도메인 처리자에서 AI 에이전트 결과를 검증하고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총괄 운영자'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피아나 총괄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SAP 쥴 전략"이라며 "시스템이 답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하노버 산업박람회 현장에서 SAP는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이 전략을 구체화했다. 부스에선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품 피킹·패킹 작업을 수행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디지털 의사결정이 실제 물리적 작업으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기반 차세대 제조 현장을 직관적으로 구현했다. 특히 고립된 자동화 설비를 여러 대 탑재하는 방식이 아닌 AI로 기업 프로세스 전체에 맥락을 입힌 자율 운영 체제를 갖췄다. 피아나 총괄은 "쥴과 비즈니스 AI가 확장형 창고관리, 디지털 제조 등에서 모이는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에 운반·피킹·내부 물류 작업을 지시한다"며 "로봇은 비용·품질·안전·컴플라이언스와 연결된 비즈니스 맥락 안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AP는 이미 임바디드 AI 프로젝트를 통해 제조·물류·품질 검사 전반에서 예상치 못한 다운타임 최대 50% 감소, 생산성 최대 25% 향상, 운영 오류 감소 같은 성과를 확보해왔다. 다양한 제조 현장 파일럿을 통해 휴머노이드와 자율 로봇이 SAP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는 가능성을 입증해가고 있다. 피아나 총괄은 "공급망·고객 경험·재무 전반의 프로세스를 하나로 묶는 데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분석을 넘어 실제 실행까지 이어지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 제조 AI, 어디까지 왔나…SAP가 본 과제는 최근 이란발 중동 위기처럼 예측 어려운 지정학 변수는 SAP 전략의 현실성을 더 키우는 배경이 됐다. 피아나 총괄은 "공급망 위기 대응은 사후 보고 체계가 아닌 실시간 감지와 시나리오 조정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자동차·유통·소비재 기업들이 항공·해상·육상 운송 경로를 매일 재조정하는 일은 이미 일상이 됐다"고 진단했다. 박람회 현장 데모에서도 이 문제의식이 두드러졌다. SAP 공급망 오케스트레이션 화면에는 리스크 및 완화 전략 보드가 갖춰졌고 원자재 문제와 유통 차질, 품질 이슈, 제품 리콜 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여러 공장에 흩어진 품질 정보와 설비효율 데이터를 단일 화면에서 보는 방식으로 위기 대응을 위한 통합 관제 역량을 선보였다. 피아나 총괄은 "중동에서 벌어지는 혼란은 중요 부품 수급, 연료와 가스 가격, 자산 서비스 일정까지 조직 여러 영역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SAP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공급망 오케스트레이션은 내부 시스템과 외부 파트너 데이터를 연결해 제품 가용성과 물류 이동, 유지보수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운송 경로 재조정과 운송 계획 전면 재수립 대안을 플랫폼 안에서 바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P AI 솔루션이 공급업체 전환, 비용 내부 흡수, 비용 전가 등 복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각각의 재무 영향을 미리 모델링하는 형식이다. 지난 2021년 수에즈 운하 마비 사고와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향후 유사 위기 대응의 기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는 기대와 과제가 동시에 담겼다. 피아나 총괄은 한국 제조업이 AI 도입 압력이 강한 시장이며 특히 제조 프로세스와 연결된 로보틱스 추진 의지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선 수십 년간 누적된 레거시 시스템과 데이터 사일로, 온프레미스 중심 환경이 최신 AI 기능 활용의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한국 제조기업들이 단순한 AI 파일럿보다 클라우드 전환과 데이터 통합을 함께 추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일부 AI 시나리오는 가능하지만 자율 에이전트와 쥴, 지속적 업데이트를 통한 혁신 속도는 결국 클라우드에서 본격화된다는 판단이다. 피아나 총괄은 "AI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통합된 애플리케이션, 조화로운 데이터, 엔터프라이즈급 거버넌스가 갖춰져야 자율 오케스트레이션 공급망이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 제조기업이 AI 도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단순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성과를 함께 책임지는 장기 파트너로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4.23 17:01한정호 기자

SK하이닉스, 2분기 더 좋다...메모리 훈풍에 역대급 수익성 예고

SK하이닉스가 전례 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효과로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수익성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72%로, 글로벌 제조 기업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에도 기록적인 수익성을 거둘 가능성이 유력하다. D램·낸드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량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속된 메모리 슈퍼사이클 효과로 올 2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액 52조 5763억원, 영업이익 37조 61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8%, 전분기 대비 6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405%, 96%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은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영업이익률도 72%로 제조업 중 최상위를 기록했다. TSMC·엔비디아·마이크론 등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최근 수익성을 모두 뛰어넘은 수준이다. 올 1분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출하량(빗그로스)은 제한적이었다. D램은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 낸드는 전분기 대비 약 10% 감소했다. 그러나 D램 및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60% 중반, 70% 중반대로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고부가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 덕분이다. 특히 가격 변동폭이 제한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외한 범용 D램의 ASP 상승률은 100%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에도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물량 확대와 가격 상승세가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해당 분기 D램 빗그로스가 한 자릿수 후반, 낸드는 10% 중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SP 또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업계가 추산하는 2분기 SK하이닉스의 전분기 대비 ASP 상승률은 D램이 20%대, 낸드가 30%대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황을 고려하면 올 2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세는 확정적"이라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도 올 2분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6.04.23 15:32장경윤 기자

한-베트남, 신규 원전·자원 안보 분야 협력 방안 모색…경제 협력 가속

산업통상부는 22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계기로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양국 원전기업 간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와 베트남 산업에너지공사(PVN)가 체결한 이날 MOU는 한국형 원전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기반을 새롭게 마련했다. 한전과 PVN은 지난해 8월 또럼 베트남 당서기장의 방한 당시 '원전 분야 인력양성 협력 MOU'를 체결하며 원전협력을 본격화했다. 이날 MOU 체결로 양국 원전협력 분야가 신규원전 건설로 확대됐다. 앞으로 한전과 PVN은 닌투언2 원전 건설을 위해 원전 공급망 협력, 사업 수익성 분석 협력 등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상회담에 앞서 레마잉 훙 신임 산업무역부 장관과 공식 면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닌투언 2 원전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자원 안보와 희토류 등 핵심원자재 공급망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 지속해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또 면담 전 오전에 별도로 가진 원전·에너지 베트남 진출기업 간담회 때 제기된 LNG 발전소 금융조달 애로를 위한 제도 보완, 희토류 수급 확보 등 국내 기업 애로도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고 베트남 원유 비축기지 건설시 많은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또 상반기 중 서울에서 제15차 한-베 산업 및 제9차 FTA 공동위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산업부와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23일 하노이에서 '수출통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베트남은 지난해 10월 전략물자 수출허가 제도를 처음 도입함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심이 높다. 이번에 체결한 MOU를 통해 양국 수출통제 당국 간 정례적 소통채널을 신설하고 신규 통제조치 도입 등을 사전 공유함으로써, 베트남 진출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6.04.23 08:41주문정 기자

8인치 파운드리 가격 상승세…DB하이텍도 2분기 본격 수혜

8인치 파운드리 업계가 전력반도체 수요 증가와 생산능력 제한으로 호황을 맞았다. 22일 DB하이텍은 올 2분기부터 8인치 파운드리 공정 가격을 본격적으로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8인치 파운드리는 웨이퍼 직경이 200mm(밀리미터)인 공정이다. 주로 130나노미터(nm) 이상 성숙(레거시) 공정에 활용한다. 초미세 공정은 아니지만, 전력반도체(PMIC)·디스플레이구동칩(DDI)·CMOS이미지센서(CIS) 등 산업 전반에 필수로 쓰이는 반도체를 양산한다. 8인치 파운드리 업황은 지난해부터 본격 반등했다. 산업 전반에서 전력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TSMC 등 주요 기업이 지난해부터 8인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8인치 파운드리를 양산하는 기흥 6-2 라인을 완전히 가동 중단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8인치 파운드리에서 수익성이 안좋은 제품을 우선 정리하고 있다"며 "관련 생태계도 이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8인치 공급난 심화로 8인치 파운드리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SMIC는 이미 지난해 말 고객사에 8인치 BCD 공정 가격을 10% 인상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BCD는 서로 다른 세 가지(바이폴라·CMOS·DMOS) 전력 소자를 단일 칩에 구현해, 내구성과 전력 효율을 높인 전력반도체 공정이다. DB하이텍도 8인치 BCD 공정을 주력으로 양산한다. 고객들과 공정 가격 인상을 지속 협의해 왔다. 이르면 올 2분기부터 가격 인상분이 반영될 수 있다. 부천캠퍼스와 상우캠퍼스 가동률도 90% 이상으로 높다. DB하이텍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평균가동률은 91.96%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8인치 공정이 다양하기 때문에 상황은 조금씩 다르나,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가격 인상 논의가 진행됐다"며 "고객사 재고 확보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높은 가동률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026.04.22 10:52장경윤 기자

中 D램 업체, HBM3 개발 난항…韓 추격 아직 '시기 상조'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 상용화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 상용화에 나서는 것이 목표였지만, 아직까지 관련 소재·부품 협력사에 양산 수준의 발주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당초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했던 HBM3 양산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CXMT는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다. 전세계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권외 수준이지만, DDR5·LPDDR5X 등 최신 규격의 D램 상용화에 성공했을 정도로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XMT는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D램인 HBM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뒤, 실리콘관통전극(TSV)을 뚫어 연결한 메모리 반도체다. 전공정·후공정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한다. CXMT가 중점적으로 개발 중인 제품은 HBM3다. HBM 중 4세대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비교적 성숙(레거시) 공정에 속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들은 올해 HBM4의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고 있다. 다만 CXMT의 HBM3는 아직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당초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양산에 나서는 것이 목표였으나, 사실상 일정이 지속 연기되고 있다. 현재 HBM3에 필요한 소재·부품 발주량이 샘플 제조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XMT의 기술적 진보는 빠른 수준이나, HBM3 양산 일정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개발 진척 상황을 보면 연내 양산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CXMT는 HBM3의 코어 다이로 G4(16나노미터급) D램을 채용했다. 지난해 양산이 본격화된 D램으로, CXMT 기준으로는 최신 공정에 해당한다. D램을 층층이 이어붙이는 후공정 기술로는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을 채택했다. MR-MUF는 D램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열로 임시 접합한 다음, 완전히 적층된 형태에서 열을 가해(리플로우) 접합을 마무리하는 기술이다. 이후 액체 형태의 'EMC(에폭시 고분자와 무기 실리카를 혼합한 몰딩 소재)'를 도포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MR-MUF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2026.04.21 10:55장경윤 기자

"수 주 걸리던 운송비 확인 2시간만에"…AI 물류 최적화 '루프', 1300억 투자 유치

최근 글로벌 분쟁 등으로 매일같이 물류 공급망에 이슈가 발생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물류 최적화를 돕는 서비스가 대규모 투자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수 주일씩 걸리던 화물 운송비 감사 작업을 단 2시간 만에 해결하며 급변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다. 20일 공급망 최적화 플랫폼 스타트업 '루프 페이먼츠(이하 루프)'는 9500만 달러(약 1300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발로 에퀴티 파트너스와 발로 아트레이데스 AI 펀드가 주도했으며, J.P. 모건 그로스 에퀴티 파트너스를 비롯한 여러 기관 투자자가 참여했다. 기업이 공급업체에 상품을 주문하거나 화물선 공간을 예약할 때 주고받는 송장에는 종종 오류가 포함되며, 이를 방치할 경우 불필요한 비용 발생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루프는 부정확한 공급망 송장을 찾아낼 수 있는 AI 모델 제품군인 'DUX'를 개발했으며 이를 클라우드 플랫폼 일부로 제공하여 다양한 관련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루프에 따르면 DUX는 물리적인 공급망 문서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된 맞춤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이 알고리즘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양식 필드의 위치, 도장 등의 데이터 포인트까지 추출하여 수집된 공급망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해석한다. AI는 송장을 스캔한 후 정보를 표준화된 형태로 정규화하고 관련 데이터를 연결한다. 이후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비용의 불일치를 찾아내는데, 루프 측은 이 기술을 통해 보통 수 주가 걸리던 화물 운송비 감사(audit) 작업을 단 2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은 일반 송장 외에도 선사가 화물을 적재했음을 증명하는 선하증권(Bills of lading)이나 복잡한 운임 산정 기준이 담긴 운임표 등 전문적인 공급망 문서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루프는 AI가 수집한 문서를 바탕으로 화물의 위치를 추적하여 지연을 유발할 수 있는 병목 현상을 사전에 감지하도록 돕는다.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운송 파트너와 더 유리한 요율을 협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이와 함께 결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수십 개의 운송 파트너와 거래하며 다양한 통화를 다뤄야 하는 기업을 위해 결제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고 조기 결제에 따른 운송비 할인 요청 기능도 지원한다. 투자를 주도한 발로 에퀴티 파트너스의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창립자 겸 CEO는 "루프가 구축한 AI 시스템은 과거 파편화되어 접근하기 어려웠던 데이터를 비용, 프로세스 및 운전자본을 개선하는 유의미한 정보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루프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플랫폼이 지원하는 공급망 자동화 활용 사례를 더욱 확대하고, 인력 충원 등 규모의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맷 맥키니 루프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우리는 끊임없는 혼란 속에서 공급망을 관리해야 하는 기업이 얼마나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파편화된 데이터와 취약한 시스템 위에서 얼마나 자주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있는지 매일같이 목격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플랫폼을 확장하고 고객이 더 빠르고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재무 및 운영 데이터를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4.20 15:53남혁우 기자

'첨단 패키징' 역량 키우는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2.5D 공정서 성과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 기업 가온칩스가 최첨단 패키징 기술인 2.5D 기반 칩 샘플을 만들었다. 해당 샘플은 단일 주문형반도체(ASIC)와 4개의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집적한 구조로 돼 있다. DSP는 삼성 파운드리와 팹리스 고객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DSP 기업들이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하면, 삼성 파운드리도 고객사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 18일 가온칩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2.5D 패키징을 활용한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샘플을 제작했다. 2.5D 패키징은 반도체와 기판 사이에 '인터포저(Interposer)'라는 얇은 막을 삽입하는 기술이다. 기판만 사용하는 기존 패키징 대비 회로를 더 밀도있게 연결할 수 있어,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5D 패키징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는 HBM과 관련이 깊다. 현재 엔비디아·AMD·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시스템반도체와 HBM을 단일 패키지에 집적하기 위해 2.5D 패키징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가온칩스는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단일 시스템반도체와 4개의 HBM을 집적해, 2.5D 패키징을 구현했다. 칩의 실제 작동성과 안정성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테스트 샘플(DCTV:Daisy Chain Test Vehicle) 제조에 성공했다. 가온칩스는 다음 단계 샘플도 만들고 있다. 오는 6~7월께 2.5D 패키징 상용화 준비를 마치는 것이 목표다. 가온칩스의 이번 성과는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가온칩스는 삼성전자의 주요 DSP 기업 중 하나로, 삼성 파운드리와 팹리스 간 칩 개발과 양산을 돕는다. DSP 기업은 고객사의 고성능 반도체 양산을 수주하기 위해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선제 확보해야 한다. 이번 2.5D 패키징 기술 개발도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으로 이뤄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큐브(Cube)'라는 자체 브랜드명으로 2.5D 패키징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다른 삼성 DSP인 에이디테크놀로지, 세미파이브 등도 최첨단 패키징 역량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2나노 공정과 Arm의 '네오버스(Neoverse) V3' 아키텍처를 결합하고, 2.5D 패키징을 지원하는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플랫폼 'ADP 620'을 개발하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반도체를 수직 적층하는 '3D IC'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2026.04.18 08:00장경윤 기자

삼성·SK, LPDDR 추가 성장동력 확보…테슬라 AI칩 양산 수혜

테슬라의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산 확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저전력 D램(LPDDR) 수요가 촉진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구상 중인 차세대 AI칩은 최신 LPDDR 표준인 'LPDDR6'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체 AI 반도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 기업의 최첨단 LPDDR을 채용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및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왔다. 현재 2나노미터(nm) 공정 기반 'AI5'까지 테이프 아웃(Tape-out)에 성공한 상태다. 테이프 아웃은 칩 설계를 완료하고 파운드리 양산 공정에 이관하는 단계를 뜻한다. 차세대 제품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 'AI6' 양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22조7600억원 규모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6일에는 AI6 개선 버전인 AI6.5 양산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AI6.5는 TSMC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한다. 이로써 테슬라는 AI5와 AI6 시리즈 모두 삼성전자·TSMC를 파운드리로 활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취하게 됐다. 향후 칩 생산량 증가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당시 일론 머스크 CEO는 "AI6는 미국 텍사스의 삼성전자 2나노 팹을 사용하고, AI6.5는 애리조나의 TSMC 2나노 팹을 사용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의 AI 반도체 양산 확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에도 긍정적이다. AI5 및 AI6 시리즈가 최첨단 LPDDR 제품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AI5용 LPDDR은 SK하이닉스가 주력 벤더 지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테슬라가 최근 공개한 AI5 샘플 역시 SK하이닉스의 LPPDR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AI6부터는 삼성전자 역시 본격적인 LPDDR 공급망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5는 초기 TSMC가 양산을 수주한 제품으로, SK하이닉스의 LPDDR5X를 채용한 것으로 안다. AI6부터는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및 메모리를 턴키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테슬라의 AI칩 라인업 확대는 양사 메모리 사업에 수혜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AI6 및 AI6.5는 LPDDR6를 탑재할 예정이다. LPDDR6는 8세대 LPDDR로, 지난해 7월 표준이 제정됐다. 메모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대역폭은 10.6~14.4Gbps로 이전 세대인 LPDDR5X(8.5~10.7Gbps) 대비 약 1.5배 가량 향상됐다. LPDDR6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은 이르면 올 하반기다. 이에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들은 이미 LPDDR5X 및 LPDDR6의 설계자산(IP)을 병행 탑재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4.17 10:20장경윤 기자

과기정통부, 복잡한 공급망 보안 구축 사례집발간

"복잡한 공급망 보안체계 구축, 사례집을 활용하세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 이상중)이 SBOM 기반 SW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 구축 지원사업(40억)으로 도출된 보안 모델 사례집을 발간했다. SBOM(Software Bill of Material, S봄으로 발음)은 SW를 구성하는 전체 컴포넌트들의 구성요소와 의존관계를 기술한 것으로, 일종의 자재명세서 같은 것이다. 소프트웨어(SW)는 최근 디지털 기술 일상화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며 사회 전반의 핵심인프라로 자리잡았다. SW 개발과정에서 오픈소스, 외부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구성요소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SW 공급망은 점차 확대 및 복잡화하고 있다. 이를 악용한 공급망 공격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SW 공급망 공격은 한 번의 공격으로 다수의 기업과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존 공격에 비해 위험성이 더 크다. 이런 특징을 갖는 공급망 위협에 산업계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 과기정통부와 KISA는 작년에 처음으로 'SBOM 기반 SW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 구축 지원 사업'을 시행, 8개 기업이 참여, 실제 기업 환경에서 SBOM을 활용해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보안 취약점까지 기업 자체적으로 조치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공급망 보안 모델과 주요성과를 마련했다. 이 사업을 통해 의료, 교통, 보안,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외부 소스코드 최초 도입부터 배포 후 모니터링까지 SBOM을 활용해 관리하는 공급망 보안 공통 모델을 발굴했다. 美·EU등의 SBOM 및 공급망 보안 체계 구축 요구 등 글로벌 규제 대응 사례(에스트래픽, 에이아이트릭스, 한드림넷) 와 기업의 SW 자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SBOM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수신할 수 있는 SBOM 공유 모델(휴네시온, 소만사), 시범사업으로 구축한 공급망 보안 공통 모델을 고도화해 기업 안면인증 SW, 문서관리 SW 등 기업별 SW에 맞게 적용한 공급망 보안 내재화 사례(에이아이스페라, 인젠트, 알체라)를 각각 발굴했다. 특히, 이번 지원사업은 단순히 재정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美·EU 등 주요국의 보안 요구사항 충족, 보안 취약점 조치 등을 위한 기술 지원까지 함께 제공, SW 공급망 보안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과 어려움을 최소화했다. 실제 이들 사업을 통해 취약점을 발굴하고 조치한 후 해외 기업과 납품계약을 채결한 사례가 존재할 만큼 처음 수행한 사업임에도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또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거나 공급망 보안 체계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공급망 보안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도 개발했고, SBOM 추출·관리 시 공급망 위험 관리 관점에서 실무 적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SBOM 항목 구성 및 활용방안도 정리했다. 과기정통부는 공급망 보안 모델 및 주요성과를 사례집 형태로 정리했고, 이 사례집을 통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혹은 과기정통부의 사업을 통해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할 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례집은 16일 코엑스에서 열린 '정보통신망 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누리집에서도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임정규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SW·보안 기업이 공급망 보안 관리체계를 구축할 때 좋은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SW 공급망 보안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사이버 복원력 확보를 위한 전반적 보안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6.04.16 21:17방은주 기자

"전력망, 국가 경쟁력 좌우"…AI 시대 탄소중립 해법 찾기

"전력망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 수단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급격한 정세 변화에 대응하려면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구조적 전환을 뒷받침할 정책 대응과 체계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LS일렉트릭 회장)은 1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6 상반기 탄소중립 K-테크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산업계의 탄소중립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정책 토론회로, 국회와 산·학·연·정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오피니언 리더 포럼이다. 'AI 시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력망 탈탄소화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인프라 확충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해법이 논의됐다. 첫 발제를 맡은 장길수 고려대 공대학장은 '글로벌 전력망 구조 전환과 산업경쟁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유연성 자원 확보 시 비용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ESS에 의한 보조서비스가 예비력을 대체할 수 있다"며 "송전망 확충이 필요하지만 주민 수용성 문제로 확대가 쉽지 않은 만큼, ESS를 활용한 대안 송전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연성 자원의 양만 확충할 것이 아니라 전력망 자원의 적절한 배치와 계층제어가 가능한 운영 및 제어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이재혁 한국환경연구원 실장은 '국내 전력망 탈탄소화 현안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해상풍력과 내륙 송전망에 대한 통합적 계획 부재를 지적했다. 이 실장은 "발전원에 대한 법령(신재생에너지·분산에너지·해상풍력)과 전력망 법에 대한 연계구조가 미흡하다"며 "전력망 특별법이 시간적으로는 전력망 건설 선행 문제를, 공간적으로는 해상풍력과 육상 송전망 연계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백종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단장은 '탄소중립 전력망 구현 기술과 R&D 방향'을 주제로,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 송전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전력망 혁신의 진짜 병목은 기술을 실계통과 시장에 연결하는 체계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백 단장은 "전력망은 탄소중립 대응 설비가 아닌 AI 시대 산업 경쟁력 인프라"라며 "전력망 R&D 방향은 '더 많은 장치'가 아니라 '더 잘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민간이 투자할 수 있도록 공공에서 통합·실증·표준·확산 기반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 R&D 역할은 전력망 기술이 실계통에서 검증되고, 확산될 수 있는 연결 구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국내 기업의 기회와 대응 전략'을 주제로 대형 해상풍력터빈 개발 현황 및 전략을 공유했다. 신 상무는 "현재 20메가와트 급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허들이 많다"며 "개발비가 5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에 민간 기업이 안정적 파이프라인도 없이 투자하기에는 제약이 크기 때문에, 실증 프로젝트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으면 차세대 모델 개발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윤제용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팀장을 비롯한 산업계 전문가 및 발제자들이 참여했다.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유럽과 중국이 주도했지만, 이제 전력망 시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어 우리가 공력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나 기업 각자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산학연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석 LG화학 전문위원도 세액공제 등 정부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은 태양광 종주국도 아닌데도 오히려 재생에너지가 활성화돼있는 유럽보다 전기가 굉장히 싸게 많이 공급되고 있다"며 "무탄소 전력 설비를 설치하면 세액 공제를 해주다보니 시장에서 비싸게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재생에너지 전기가 싸게 많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국적으로 보조금을 찔금 주는 것 보다 과감한 지원을 했을 때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개발해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팀장은 "오늘 나온 이야기들을 최대한 반영해 계속 수정 보완을 하며 전력망 인프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후부 차관도 토론회 전 "앞으로는 전력망이 글로벌 에너지 질서 속 우리나라가 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핵심 국가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며 "정부도 탄소 중립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2026.04.16 16:42류은주 기자

AI·HPC로 호실적 거둔 TSMC…2분기 전망도 '장밋빛'

대만 주요 파운드리 TSMC의 1분기 매출·영업이익이 업계 예상을 모두 웃돌았다. AI산업에 필요한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급증 덕분이다. 회사는 2분기 실적 전망치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TSMC는 16일 2026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해당분기 매출 1조1341억 대만달러(한화 약 5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했으며, 회사가 제시했던 전망치(346억~358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은 58.1%로 나타났다. 전분기(54.0%) 및 전년 동기(48.5%) 대비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55.7%도 상회했다. 영업이익으로 환산하면 6589억 대만달러(30조7000억원)다. 공정별로는 3나노미터(nm)가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5나노는 36%, 7나노는 13% 등이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실적도 고부가인 최첨단 공정이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증가가 두드러진다. 해당 분기 TSMC의 전체 매출에서 HPC가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육박한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 주문량을 적극 확대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2분기 전망치 역시 긍정적이다. TSMC는 해당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390억~402억 달러로 제시했다. 컨센서스(381억 달러) 대비 4%가량 높다. 영업이익률은 56.5~58.5%로 전망했다. 이 역시 컨센서스(55.2%)를 상회한다.

2026.04.16 15:47장경윤 기자

민관 협업 '상생 무역금융' 확산…연내 10조원 조성

중공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생 무역금융이 소비재로 확산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14일 장관 주재로 '상생 무역금융 확산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동전쟁으로 심화하는 대외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대·중소기업간 연대를 기반으로 연내 10조원 규모 상생 무역금융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상생 무역금융(수출공급망강화보증)은 수출기업·민간은행·정책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형 상생 금융모델이다. 대기업과 은행 출연에 무역보험공사 보증을 통해 협력사에 우대금융을 지원하는 구조다. 규모는 기업출연의 60~80배에 이른다.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기아를 시작으로 HL그룹·포스코·HD현대중공업이 상생 무역금융에 참여했고 이날 콜마·무신사도 동참해 현재까지 1조7000억원을 조성했다. 그간 자동차·철강·조선 등 중공업을 중심으로 상생 무역금융이 빠르게 확산한 데 이어 이번에 소비재 기업이 동참했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콜마는 화장품 원재료 공급·연구개발 등 K-뷰티 산업 생태계 핵심 공급망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우리은행과 함께 총 100억원을 출연해 160개 이상 중소·중견 협력사에 총 174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무신사는 K-패션 선도기업으로 우리은행과 함께 57억5000만원을 출연해 200개 이상의 영세·중소 협력사에 총 1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소비재 산업 특성상 영세·중소 협력사가 많아 소액 무역금융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비대면 다이렉트 보증을 도입하는 등 현장 맞춤형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중동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해 총 3조원 규모 무역금융을 긴급 공급한다. 석유화학·에너지 등 공급망 불안이 심화한 주요 수입기업에 대한 수입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대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단기 수출보험 공급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입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무역보험공사와 별도 업무협약을 추가로 체결하고 수출기업 대상 3조원 규모 생산적 금융을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상생 무역금융은 단순한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우리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을 지켜내는 핵심 안전망”이라며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함께 책임을 분담하고 협력사를 지켜내는 지금의 노력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수출경쟁력을 지탱하는 기반으로, 정부는 이러한 상생 무역금융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4.15 08:19주문정 기자

[AI는 지금] AI가 일자리 뺏는다더니…의사·변호사 몸값 더 뛰었다, 왜?

생성형 인공지능(AI) 고도화 경쟁이 고숙련 인력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변호사·의사·개발자 등 전문직 계약자를 AI 학습과 검증에 투입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인재 매칭 플랫폼들이 연 매출 1조원 안팎 규모로 몸집을 키우는 등 'AI 시대형 전문 인력 공급망'이 새로운 산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 인재 매칭 플랫폼 핸드셰이크의 AI 학습용 인력 공급 사업 연환산 총매출은 최근 10억 달러(약 1조4767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월 연환산 총매출은 약 5억5천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단기간에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나 신규 사업 개시 1년 만에 '유니콘급 매출 체력'을 확보하게 됐다. 같은 분야 스타트업 머코어(Mercor)도 올해 초 연환산 총매출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연환산 총매출 5억 달러 수준에서 반년 만에 두 배 성장한 것으로, 외부 전문가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3억~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현금흐름 기준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급성장은 AI 모델 개발의 병목이 연산 자원이나 공개 데이터에서 도메인 전문성 기반의 인간 피드백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초기 생성형 AI 시장이 범용 웹 데이터와 단순 라벨링 인력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법률 검토, 의료 추론, 박사급 과학 문제 풀이, 고급 코딩 검증 등 전문직 수준의 평가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오픈AI, 앤트로픽,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이 모델의 추론 성능과 에이전트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수익의 60~70%를 계약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로, 사람을 많이 투입할수록 매출이 커지는 일종의 'AI 시대형 전문 인력 파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적잖은 파급이 예상된다. 금융·법률·제조·공공처럼 규제와 정확도가 중요한 산업에서 한국어 기반 전문 데이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업계선 기존 데이터 가공 기업뿐 아니라 대형 SI, 클라우드, 전문직 플랫폼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과 산업 특화 에이전트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풀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구조상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리스크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머코어는 최근 오픈소스 도구 해킹 여파로 데이터 유출 사고를 겪으며 일부 고객사 협업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의 경쟁 축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모델에서 '전문가 데이터 공급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누가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느냐보다, 누가 더 양질의 전문직 피드백 네트워크를 구축하느냐가 서비스 완성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고도화될수록 범용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의사·변호사·회계사·개발자 등 직무별 전문가 풀을 얼마나 빠르게 조직해 모델 학습과 검증에 투입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4 17:16장유미 기자

SK하이닉스, 올해 HBM4 물량 하향 조정...HBM3E 등 확대

SK하이닉스가 올해 엔비디아향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을 당초 계획 대비 20~30% 가량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 양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줄어드는 SK하이닉스의 HBM4 물량은 이전 세대인 HBM3E와 서버용 D램 등으로 수요가 대체될 전망이다. 각 제품별로 마진율이 상이한 만큼, 올해 사업 실적에 미칠 영향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14일 지디넷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할당했던 엔비디아향 HBM4 출하량 중 일부를 HBM3E 및 서버용 D램 물량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HBM4는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최신 HBM이다.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 첫 탑재된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모두 엔비디아향 HBM4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올해 루빈 시리즈의 출하량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루빈 플랫폼을 구성하는 여러 구성 요소의 최적화가 아직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에서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HBM4의 데이터 처리 성능을 업계 표준에서 크게 높인 11Gbps대로 요구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HBM4 검증에 필요한 시간 외에도 네트워크 인터커넥트 전환과 전력 소비량 증가, 더 고도화된 액체 냉각 솔루션 최적화 등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며 "결과적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출하량에서 루빈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29%에서 22%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엔비디아가 현재 가장 주력으로 양산 중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의 출하량 비중은 기존 61%에서 71%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블랙웰은 HBM3E를 탑재한다. 이에 국내 메모리 업계도 HBM 사업 전략을 수정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사업 변동성이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서 엔비디아향 HBM4 및 HBM3E에서 가장 많은 출하량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출하되는 루빈 시리즈 자체의 양이 줄어들면서 SK하이닉스의 HBM4 출하량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대신 해당 물량이 HBM3E나 다른 서버용 LPDDR(저전력 D램) 쪽으로 이관되기 때문에, 메모리 수요 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올해 엔비디아향으로 60억Gb(기가비트) 수준의 HBM4 출하를 계획했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물량은 이보다 20~30% 적은 수준이다. 감소되는 물량의 일부가 블랙웰 시리즈용으로 전환됨에 따라, HBM3E 물량도 당초 전망치인 80억Gb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내부적으로 HBM4의 물량 일부를 HBM3E 및 서버용 LPDDR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실제로 HBM4 양산을 위한 소재·부품 발주량도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4.14 14:23장경윤 기자

삼성전자, ASMPT와 HBM TC본더 평가...공급망 다변화 지속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인 열압착(TC) 본딩 장비 공급망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해외 반도체 장비기업 ASMPT와 HBM용 TC 본더에 대한 데모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다음 협력 단계를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SMPT와 HBM용 TC본더에 대해 JEP(Joint evaluation Project 공동평가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뒤, 실리콘관통전극(TSV)을 뚫어 연결한 메모리다. 삼성전자의 경우 각 D램 사이에 비전도성 접착 필름(NCF)를 넣고, 열압착을 가해 붙이는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접합 과정에서 쓰이는 장비가 TC본더다. 삼성전자의 HBM용 TC본더는 자회사인 세메스가 주력으로 공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국내외 후공정 장비업체들을 추가로 공급망에 편입하는 조치를 추진해 왔다. 이 중 ASMPT는 삼성전자와 올 1분기까지 HBM용 TC본더에 대한 초기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해당 테스트는 연구소 단계에서 데모 장비를 시연해보는 수준이다. 나아가 양사는 최근 TC본더에 대한 JEP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JEP는 이미 개발된 장비를 고객사의 양산 라인에 설치해, 장비의 성능 및 신뢰성 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장비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용 TC본더 공급망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며 "ASMPT와의 JEP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양사 간 테스트가 점차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삼성전자가 ASMPT의 HBM용 TC본더를 실제 양산 공정에 도입할 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양산 공정에서 장비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가격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는 등 상용화까지 많은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도입 시점도 TC본더 공급망 다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존 D램과 D램 사이의 마이크로 범프를 쓰지 않고, 칩을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TC본딩 대비 칩 성능 강화에 유리해 차세대 HBM용 본딩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HBM용 본딩 분야에서 아직 상용화된 전례가 없다. 또한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에서 차세대 HBM의 두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두께가 더 두꺼워지면 기존 TC본딩 기술을 유지하는 데 용이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고, 실제 도입 시에도 일부 층에만 적용하는 등 제한된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TC본딩 기술이 예상 대비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TC본더 공급망 다변화에 더 큰 수요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3 14:32장경윤 기자

LS에코에너지·LS에코첨단소재, 탈중국 모터 공급망 협력

LS에코에너지(대표 이상호)와 LS에코첨단소재(대표 홍영호)가 구동모터 핵심부품 분야에서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 양사는 9일 로봇, 방산, 전기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겨냥한 '구동모터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동모터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장치로, 영구자석, 권선(구리선), 코어 등 3대 핵심 부품 성능이 효율과 출력을 좌우한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구동 모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에는 차량당 1~2개, UAM,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전기차 대비 수배의 구동 모터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모터 탑재량이 증가하면서 '탈중국' 부품 공급망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양사는 공동 개발과 공급 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LS에코에너지는 최근 희토류 영구자석용 금속 사업에 착수했으며, LS에코첨단소재는 현대차와 GM 등 글로벌 완성차향 권선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희토류 금속과 권선을 연결해 모터 핵심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LS에코첨단소재의 북미 현지화 추진과 맞물려 글로벌 완성차 및 로봇 업체 대응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중국 중심 공급망을 대체하려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비중국 기반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올해 베트남에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호 LS에코첨단소재 대표는 “전기차를 넘어 로봇 등 차세대 모터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북미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4.09 16:28류은주 기자

블랙홀 비밀에 한발 다가서…제트 파동 확산 첫 규명

우주의 기원을 풀 수 있는 블랙홀의 비밀 한 조각이 국제 공동 연구팀에 의해 풀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경희대 및 일본 연구진과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거대 타원은하 M87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을 관찰한 결과 제트 내부에서 파동이 전파되는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통해 블랙홀 근처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의 확산 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트는 기체와 액체 등 물질의 빠른 흐름을 말한다. 노즐 같은 구조를 통과하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방출되며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변 강력한 자기장, 부착원반(또는 여기서 나오는 방출류)과 블랙홀 상호 작용을 통해 강력한 제트 방출 현상이 발생한다. M87은 태양 질량 약 65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을 중심으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하는 천체다.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 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과 일본 국립천문대의 VERA(일본우주전파관측망)를 결합한 한일 공동 우주전파관측망(KVN and VERA 에레이 : KaVA)을 활용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22GHz 대역에서 총 24회에 걸쳐 짧은 주기로 모니터링 관측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블랙홀 반경 약 1,000배 이상 지역인 약 12밀리아크초(mas) 이내 영역 제트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노현욱 한국천문연구원 관측인프라운영본부 박사후연구원은 "지난 2023년 발표한 연구에서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약 0.94년 주기 미세한 수직 방향 흔들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제트 가장자리를 따라 나타나는 수직 방향 흔들림이 단순한 국소적 진동이 아니라, 하류 방향으로 이동하며 전파되는'횡방향 파동'임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파동이 약 0.94년의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전파되며, 파장 길이는 약 2.4~ 2.6광년(9~10mas)에 달한다는 것을 측정했다. 또한 파동 겉보기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약 2.7~2.9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물리적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이 아니라, 제트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과 매우 좁은 각도로 비스듬히 운동할 때 나타나는 상대론적 착시 현상인'초광속 운동'의 결과물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2가지 파동 기원설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운데 하나가 '알페인파'다. 이는 M87 제트에서 자기장이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줄처럼 진동하며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가설이다. 이 경우 파동은 블랙홀 인근 가스 소용돌이와 뒤틀린 자기장이 상호작용하며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방출할 때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가설은 제트 전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에 의한 현상이라는 것. 마치 빠르게 흐르는 강물 표면에 잔물결이 일어나는 것과 유사하다는 관점을 연구팀은 피력했다. 제트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미세한 왜곡이 하류로 내려가며 증폭되면서 파동 형태로 관측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관측과 수치 시뮬레이션 등 이론 연구를 병행해 어떤 메커니즘이 이 현상을 주도하는지 명확히 규명할 계획이다. 공동 연구자인 모토키 키노 일본 코가쿠인대학교 교수는 “우리가 검출한 파동은 약 1년 주기를 가지지만, 이보다 더 긴 주기 파동이 존재할 가능성도 크다"며 "이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즈히로 하다 일본 나고야시립대학교 교수는 “현재 동아시아 VLBI 네트워크에서는 86GHz 대역 관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블랙홀 인근에서 파동 전파가 시작되는 기원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3월호에 게재됐다.

2026.04.09 10:39박희범 기자

현대차 "호르무즈 피해 아프리카 우회…매주 공급망 회의"

현대자동차가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가 커지자 선박 항로를 아프리카 경유로 전환했다. 공급망 충격과 관세, 지정학적 긴장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고 현지 조달 비중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선박 항로를 남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으로 우회했다"며 "리드타임(운송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뇨스 CEO는 "이번 조치가 공급망 충격과 관세, 지정학적 긴장으로부터 회사를 방어하기 위한 운영 재조정의 일환"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 유럽으로 부품을 운송하는 대신 유럽 현지에서 더 많은 부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한국발 유럽행 공급망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의존도가 높다. 그는 "현대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를 더 많이 확보해왔다"며 "과거 연 1회 수준이던 공급망 관련 의사결정 회의도 현재는 사실상 매주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뇨스 CEO는 "공급과 수요를 최대한 맞추고 의사결정을 내려 현재 보유한 생산능력을 가능한 한 극대화해 생산 차질을 막으려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상황이 어려우며,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이날 17% 넘게 급락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다만 무뇨스 CEO는 현대차가 확보한 생산 유연성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생산은 대체로 유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변동성에도 대응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매력 부담, 휘발유 가격 상승,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 등이 판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전동화 차량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뇨스 CEO는 전기차 수요가 과거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의 현대차 신규 조립공장은 원래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생산 전용으로 계획됐지만, 내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하고 2027년부터는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도 생산할 예정이다. 서배너 공장은 올해부터 알파벳 산하 웨이모의 무인차 사업을 위한 개조형 전기차 생산도 시작한다. 초기 생산 물량은 수천 대 수준이지만, 향후 수만 대 규모 로보택시로 확대될 것이라고 무뇨스 CEO는 밝혔다. 장기적으로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생산능력을 약 30만대 늘려 총 120만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공급망의 80%를 미국 내에서 현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세와 공급망 충격에 대한 방어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CEO는 "세계화는 끝났다"며 "완전히 끝났다"고 말했다.

2026.04.09 09:14류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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