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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일본 반도체 공장 설립 검토"...그간 입장 반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팹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최 회장은 일본 내 반도체 공장 투자 가능성을 지속 언급해왔는데,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날 최 회장은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일본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검토 중이고, 검토가 끝나면 공개하겠다"(We are in the process of studying. As soon as we finish, I'll let you know.)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생산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일본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한 합작법인 설립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SK하이닉스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란 부분이 사실이 아니란 의미다. SK하이닉스가 그간 밝혀 온 일본 내 설비투자 계획은 현지 고객·협력사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일본 주요 낸드 제조업체 키오시아 지분 14.19%를 간접 보유하면서, 사실상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핵심 공급망도 일본에 다수 위치해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과 히타치, 고대역폭메모리(HBM) 소재업체 나믹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한일간 경제연대 강화를 위해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역시 회장단 회의에서 "한일이 서로 시장을 넓혀주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 맞춰 해외 반도체 팹 증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주에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최첨단 메모리 패키징 팹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해당 팹에서 2029년 3분기부터 HBM4E(7세대 HBM)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8.31 16:25장경윤 기자

미국 연방법원 "앤트로픽, 안보 위험 지정 위법"…국방부 '비판 기업 보복'에 제동

미국 연방법원이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국방부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국방부가 정부 비판 발언에 보복하기 위해 안보 논리를 동원했으며 그 근거도 상당 부분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31일 더레지스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리타 린 판사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의 공급망 위험 지정과 거래 제한 지시가 수정헌법 제1조와 제5조, 행정절차법(APA), 연방법상 공급망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갈등은 앤트로픽이 AI 모델 '클로드'의 군사 활용 제한을 철회하라는 정부 요구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앤트로픽은 완전 자율무기 운용과 미국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감시 등에 클로드가 쓰이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거부 입장을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군사 활용을 거부한 앤트로픽 측에 클로드의 '모든 합법적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면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이 국방 시스템에 배치된 클로드 모델을 원격으로 변경·중단하거나 성능 저하, 편향, 백도어 삽입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연방기관의 제품 사용 중단을 지시했다. 국방부 계약업체와 협력사가 국방 업무와 무관한 분야에서도 앤트로픽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도 내려졌다. 법원은 정부가 내세운 안보 위험의 핵심 전제에 대해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배포된 클로드 모델은 앤트로픽이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수정·업데이트·비활성화할 수 없다는 회사 측 설명에 대해 국방부가 반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정 방침을 먼저 발표한 뒤 위험 평가 문서를 작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법원은 앤트로픽을 위험 기업으로 분류한 근거가 지정 이후 작성된 4쪽 메모에 대부분 담겼다며 정부가 이미 정해진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논리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앤트로픽의 공개 발언이 불이익 조치의 실질적 동기였다고 판단했다. AI의 군사·감시 활용 한계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행위는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표현 활동인데, 정부가 이를 이유로 광범위한 사업상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다. 판결문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앤트로픽을 '급진 좌파, 워크 기업'이라고 비판한 발언과 헤그세스 장관이 회사의 '실리콘밸리 이념'을 언급한 사례가 인용됐다. 국방부 내부 문건에도 앤트로픽이 언론을 통해 "점점 더 적대적인 방식"으로 행동했다는 평가가 담겼다. 린 판사는 "정부 비판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자유로운 토론의 중심에 있다"며 국가안보를 내세운다고 해서 정부 비판에 대한 보복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수정헌법 제5조상 적법절차 위반도 인정됐다. 법원은 정부가 앤트로픽에 구체적인 지정 근거를 사전에 알리고 반박할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봤다. '국가안보 위험' 기업이라는 낙인이 정부 계약과 방산 관련 사업, 민간 거래에까지 중대한 손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공급망 위험 지정의 법적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연방법 10편 3252조는 적대 세력의 사보타주나 악성 기능 삽입, 시스템 전복 같은 구체적인 기술 위협이 있을 때 공급자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이 계약 조건에 이견을 내거나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는 해당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린 판사는 "IT 공급업체가 까다로운 질문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의 잠재적 적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원은 위험 지정에 앞서 더 완화된 대안을 검토하고 그 내용을 의회에 설명하도록 한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부 기록에는 "덜 침해적인 조치는 이용할 수 없다"는 결론만 있을 뿐 일반 조달 절차를 통해 제품 구매를 중단하거나 계약상 위험을 관리하는 방안이 왜 불충분한지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행정절차법 위반도 인정됐다. 법원은 헤그세스 장관이 국방 관련 계약업체와 협력사에 앤트로픽과의 모든 상업 활동을 금지한 지침은 법률상 권한을 넘어선 최종 행정행위라고 판단했다. 행정절차법은 행정기관의 결정이 자의적이거나 재량권을 남용하고, 법률상 권한이나 필수 절차를 위반했을 경우 이를 취소하도록 규정한다. 대통령 지시에 따른 연방기관의 앤트로픽 제품 사용 중단 조치 가운데 국방부와 재무부, 국무부, 국토안보부, 에너지부 등의 결정도 위법 판단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보건복지부와 상무부, 보훈부, 증권거래위원회, 항공우주국(NASA) 등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사용 중단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앤트로픽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앤트로픽이 제기한 대통령 권한 남용 및 권력분립 위반 주장, 이른바 '울트라 비레스' 청구는 기각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 조치가 표현의 자유와 적법절차를 침해하고 행정절차법을 위반했다는 핵심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린 판사는 정부가 통상적인 조달 절차에 따라 앤트로픽 제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다른 AI 기업을 선택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안보와 조달 권한이 정부 비판 기업을 처벌하고 민간 거래까지 차단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안보라는 공허한 호출은 정부 비판자를 처벌하고 보복하기 위한 백지수표가 아니다"라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2026.08.31 10:02남혁우 기자

中 CXMT, 고유전율 D램 소재 양산 적용...삼성·SK '맹추격'

D램 업계 후발주자인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추격이 거세다. 기존 메모리 선두업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고유전율(High-k) 소재를 최신 D램 제품에 성공적으로 양산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초격차를 통한 경쟁력 우위를 위해 4F스퀘어, 3D D램 등 차세대 구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수석부사장은 27일 메모리 산업 동향 웨비나에서 최첨단 D램 기술 개발 로드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테크인사이츠는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이다. 中, 고성능 D램 소재 'High-k'도 본격 도입…선두 업체 맹추격 글로벌 D램 시장은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 소위 빅3 기업이 주도해 왔다. 이들 기업은 12나노미터(nm)급 D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상용화로 AI용 고부가 메모리 출하량을 적극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거세다. 현재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인 CXMT는 G4(16나노급) 공정을 기반으로 DDR5 및 LPDDR5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D램 내 트랜지스터에 기존 선두업체들만 적용하던 고성능 소재도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부사장은 "중요한 점은 당사 조사 결과 CXMT가 G4 공정 및 LPDDR5X 제품에 High-k 메탈 게이트(HKMG) 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igh-k는 회로 간 누설 전류를 막는 절연막에 쓰이는 소재다. 동일한 전압에서 더 많은 전하(전자의 흐름)을 저장할 수 있어, 기존 절연막 소재(실리콘산화물, SiO2) 대비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데 용이하다.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4~5년 전부터 이 소재를 도입하고 있다. HBM 기술 역시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CXMT는 G3(18나노급) 공정을 사용해 HBM2E(3세대 HBM)의 리스크 양산(초도생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G4 공정 기반의 HBM3는 샘플링을 진행 중이다. 최 부사장은 "CXMT는 선두업체보다 약 2세대 정도 기술이 뒤쳐져 있으나, 더 높은 성능의 메모리 솔루션을 향해 HBM 로드맵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며 "G5(15나노급) D램 공정도 개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D램 3강, 4F스퀘어·3D D램으로 기술 변혁 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10나노미터 미만의 차차세대 D램(D0A) 개발로 기술 초격차를 꾀하고 있다. 특히 기존 D램의 구조를 바꾼 4F스퀘어, 3D D램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최 부사장은 "현재 당사 평가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F스퀘어 D램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마이크론은 3D D램으로 바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4F스퀘어 D램은 메모리 셀(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의 구조를 기존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배치하는 차세대 D램이다. 스퀘어란, 셀 내 트랜지스터에 전압을 인가하는 구성 요소가 얼마나 큰 면적을 갖고 있는지 나타내는 척도다. 기존 D램은 6F스퀘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셀 면적이 줄어들수록 D램의 집적도가 높아져, 데이터 처리 성능 및 전력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업계가 4F스퀘어 구조에 주목하는 이유다. 3D D램은 비트라인 혹은 워드라인을 세워, 기존 수평으로 집적되던 셀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기술이다. 비트라인과 워드라인은 셀 내 트랜지스터를 동작하게 하는 구성 요소다. 3D D램 구조에서는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셀을 넣을 수 있고, 트랜지스터 간격이 넓어져 간섭 현상도 줄어든다. 다만 3D D램은 새로운 소재와 본딩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등 4F스퀘어 대비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최 부사장은 "3D D램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과제로, D0A에서 상용화되기에는 상당한 공정 복잡성과 수율 문제를 야기한다"며 "이러한 이유로 4F스퀘어 D램이 D0A 세대에서 보다 실용적인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08.27 14:02장경윤 기자

엔비디아 "AI 인프라 호황에 내년 매출 70% 이상 성장 전망"

엔비디아가 26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투자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회계연도 기준 2028년) 매출이 올해 대비 70%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5~7월, 회계연도 기준 2027년 2분기) 매출은 962억 2100만 달러(약 133조 1600억원)로 전년 동기(467억 4300만 달러, 약 64조 69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날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전체 매출은 올해 대비 70%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공급망 제약이 없다면 70%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을 이끄는 핵심 변수는 에이전틱 AI다. 콜렛 크레스 CFO는 "AI 에이전트가 추론과 계획, 도구 사용을 반복하면서 인간이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때보다 15~100배 많은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경쟁력이 단순한 GPU 성능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 생성·준비, 사전학습, 사후학습, 에이전틱 추론 등 AI의 전체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는 'AI 팩토리'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SSD 등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시설, 파운드리 등 전체 공급망 제약에 대해 젠슨 황 CEO는 "특정 부품 뿐만 아니라 전력과 냉각, 메모리, 웨이퍼, 각종 시스템 부품 등 공급망 전반에 제약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모든 요소를 전력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늘어날 것이다. 현재 엔비디아가 확보한 공급량은 수요의 약 70% 수준이며, 실제 수요는 그보다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콜렛 크레스 CFO는 "AI 인프라 구축 자체가 메모리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당초 예상보다 컸고 내년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투자도 AI 인프라 확대를 뒷받침한다. 엔비디아는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금융사들과 손잡고 향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000억 달러(692조 2500억원) 이상의 제3자 자본을 동원하는 금융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다. 콜렛 크레스 CFO는 "프런티어 AI 연구소들이 컴퓨팅 자원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엔비디아의 자금 지원은 이들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투자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이며 이들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8.27 09:03권봉석 기자

삼성·SK, HBM4 8단 출하 비중 늘린다…엔비디아 공급망 변화 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량에서 8단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파악됐다. 발열 및 공급망 안정성을 고려해, 다양한 HBM 메모리 옵션을 확보하려는 엔비디아의 수급 전략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차세대 제품인 HBM4E도 8단이 주력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엔비디아향 HBM4 8단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앞서 양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루빈' 시리즈용으로 HBM4 12단 제품을 공급해 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메모리로, 12단은 D램을 12개 쌓았다는 의미다. 해당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 공급 시점은 삼성전자가 올 1분기, SK하이닉스가 2분기로 관측된다. 그러나 최근 엔비디아 HBM 공급망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올 하반기 양사는 엔비디아향 HBM4 출하량에서 12단 대신 8단 공급 비중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HBM4 주력 공급 제품을 12단에서 8단으로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에 맞춰 올 하반기 공급 계획이 수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HBM4 8단에 대한 수요가 일부 있었는데, 올 하반기 해당 제품용 수요가 늘어나 관련 소재·부품 쪽에도 발주 영향이 있었다"며 "정확한 비중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나, 엔비디아향 HBM4에서 8단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는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능 면에서는 발열 문제가 대두됐다. HBM4의 경우 이전 세대 대비 데이터 전송통로인 입출력단자(I/O) 수가 2048개로 2배 늘면서, 개별 칩뿐만 아니라 서버 랙 시스템 전체의 발열이 크게 증가했다. 공급망적인 측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HBM은 글로벌 빅테크의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로 극심한 공급난에 빠져 있다. 반면 HBM4는 성능 및 집적도 향상으로 수율 향상에 불리하다. HBM의 코어 다이인 D램의 수율은 비교적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으나, 이를 12단으로 적층하고 본딩 및 패키징 하는 과정에서 수율은 크게 저하된다. 이에 엔비디아는 기존 HBM4 12단 외에도 8단 제품 수급량을 늘려, 향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에 대한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최신 AI 플랫폼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발열 관리를 제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개별 칩 스펙을 하향 조정한다기보다는, 최적의 조합을맞추는 과정이므로 시장 전체 수요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4의 차기 버전인 HBM4E도 당초 12단에서 8단 출하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HBM4E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울트라'에 탑재될 예정인 제품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HBM4E 12단 및 16단 샘플 역시 논의는 되고 있으나, 고객사와의 논의 상황을 보면 당장 내년 공급될 HBM4E는 8단이 주력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당장은 루빈-울트라도 HBM4E를 쓰느냐, HBM4를 쓰느냐 등의 이슈가 있어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6.08.26 14:04장경윤 기자

LGU+, 유선망 자율운영 글로벌 평가기준 만들었다

LG유플러스가 글로벌 통신사업자의 유선 가입자망 자율 운영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통신산업 협의체 TM포럼에서 유선 가입자망 장애관리 분야의 자율 운영 네트워크(AN) 수준을 측정하는 평가표 제정을 주도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선 가입자망은 인터넷과 IPTV, 와이파이 등 이용자 서비스와 직접 연결되는 네트워크 영역이다. 통신사들은 장애 예방과 복구 시간 단축을 위해 네트워크 자동화를 확대해왔지만 사업자별 수준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할 수 있는 공식 평가체계가 없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TM포럼에 유선 가입자망 장애관리 영역의 AN 평가표 개발을 제안했다. 이후 글로벌 사업자들과 제정 작업을 진행했으며, 완성된 평가표는 TM포럼 공식 승인 절차를 통과했다. TM포럼은 세계 각국의 통신사업자와 장비 제조사 등이 참여해 통신산업 표준과 평가체계를 개발하는 협의체다. 이번에 마련된 평가표는 향후 유선 가입자망 분야의 AN 레벨을 인증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는 공통된 기준으로 자사 가입자망의 자율 운영 수준을 진단하고 다른 사업자와 비교할 수 있게 된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자동화가 부족한 영역을 파악해 향후 네트워크 고도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통신장비 제조사 역시 평가체계를 참고해 통신사업자가 요구하는 자율화 수준에 맞춰 제품과 솔루션의 개발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평가표 제정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자와 자율 운영 네트워크 표준화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성우 LG유플러스 NW AX그룹장은 “그동안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었던 유선 가입자망 자율화 역량을 글로벌 기준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글로벌 통신사업자들과 협력해 자율 운영 네트워크 표준화 활동을 확대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네트워크 품질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8.26 10:44박수형 기자

삼성·SK, 中낸드 생산거점 강화…내년까지 설비투자 집행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중국 낸드플래시 생산거점 투자를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올해와 내년 현지 최첨단 낸드 전환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SK하이닉스도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월 3만장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중국 낸드 양산라인용 설비투자를 활발히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중국 시안 X2 라인에서 V9 낸드에 대한 전환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V9 낸드는 셀을 280단대로 적층한 최첨단 제품으로, 월 4~5만장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해당 팹의 V9 낸드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보완투자 계획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 제조 핵심인 식각 공정용 설비를 추가 도입하는 게 골자다. 식각은 반도체 회로가 새겨진 웨이퍼 상에서 특정 물질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셀(Cell: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을 수백층 쌓아야 하는 낸드의 경우, 전자가 이동하기 위한 채널 홀(구멍)을 매우 깊게 뚫어야 하기 때문에 식각 기술 중요도가 크다. 이에 삼성전자는 V9 낸드를 안정적으로 양산하기 위한 보완투자를 내년 하반기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관련 설비 구매주문(PO)도 올 연말께 구체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와 내년, 중국 내 최첨단 낸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며 "인공지능(AI) 서버 등 최첨단 낸드 수요 급증에 따른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부터 다롄 2공장의 낸드 제품 고도화를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투자 규모는 월 3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0년 하반기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양수한 공장이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낸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다롄 2공장 착공식을 열었지만, 시황 등을 이유로 설비투자를 보류해 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다롄 2공장에 내년 상반기까지 월 3만장 규모 낸드용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식각 등 핵심 제조장비도 다음달부터 본격 반입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2026.08.24 15:33장경윤 기자

삼성전자, 美 테일러팹 2기 구축 속도…공급망에 장비 '선제 인증' 주문

삼성전자가 미국 내 최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연말 테일러 파운드리 2기 팹 착공을 앞두고, 최근 협력사의 설비 도입을 위한 인증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2기 팹 투자를 위한 인증 획득을 요청하고 있다. 테일러 팹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양산을 전담할 팹이다. 1기 팹의 경우 올해 연말 가동을 목표로 장비 입고 및 설치가 진행되고 있다. 주력 양산 타겟은 업계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nm)로, 미국 주요 빅테크인 테슬라가 핵심 고객사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일러 2기 팹 착공 계획도 공식화했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고자 미국 테일러 2기 팹 역시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공사 착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테일러 2기 팹 투자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복수의 반도체 장비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해당 팹에 설비를 도입하기 위한 'SEMI' 인증을 미리 획득할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SEMI 인증은 반도체 장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장비의 해외 반출 전에 필수적으로 획득해야 한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아직 테일러 2기 팹의 구체적인 스펙이 확정되지도 않았음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예상보다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올 연말께 가시화되겠으나, 그만큼 투자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최첨단 공정에 대한 대형 고객사 확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1기 팹 구축 초기에 고객사 확보 난항 및 시황 악화로 투자 계획을 지속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테슬라가 삼성 파운드리와 지난해 3분기 22조76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하면서, 팹 구축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테일러 2기 팹 역시 테슬라향 공급량 확대, 혹은 추가 고객사 확보 여부에 따라 실제 양산 가동까지의 로드맵이 달라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건설 부문 관련사인 삼성이앤에이(삼성E&A)에서도 테일러 2공장 건설을 위한 수십명의 인력을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삼성전자가 클린룸 구축 후 실제 양산 라인까지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형 고객사 확보가 선제적으로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20 11:24장경윤 기자

팀스파르타, 폐쇄망서 활용 가능한 생성 AI 코딩 에이전트 전면에

팀스파르타(대표 이범규)가 지난 19일 'AI 서밋 서울 2026'에 참가해 폐쇄망 기반 AI 코딩 에이전트 'AX 포트리스'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서 팀스파르타는 외부와 분리된 폐쇄망에서도 활용 가능한 생성형 AI 코딩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워 참관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AX 포트리스 체험존은 인터넷이 차단된 워크스테이션에 개발 과제를 입력하면, AI가 코드 생성과 자동완성, 코드 검토부터 빌드·테스트·배포까지 수행하는 전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스코드가 외부로 전혀 전송되지 않는 구조를 적용해 보안 규제로 생성형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AX 포트리스는 자체 개발한 프런티어급 모델 'K-AX 스파르탄 122B'를 탑재했다. 초경량 버전 'K-AX 스파르탄 1.8B'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연구원(NIA)의 'K-AI 리더보드' 초고난도 추론 평가 HLE(Ko)에서 0.123점으로 국내 1위에 올랐다. 현장에서는 폐쇄망에서도 대규모 레거시 코드를 빠르게 분석하는 처리 성능과 지연 없는 응답 속도, 사용량에 따른 추가 과금 없이 전사 단위로 활용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공공·금융 분야 관계자들은 망 분리 시스템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기존 개발 체계 연동 방식, 기업 내부 코드 기반 AI 구축 방안 등에 대해 주목했다. AX 포트리스는 최대 100만(1M) 토큰 컨텍스트를 지원해 A4 문서 약 1500장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으며, 초당 50 토큰(TPS 50)의 속도로 응답한다. 파이썬 코딩 정확도는 BFCL V4 기준 95.25%를 기록했고, 자동완성 응답 시간은 워크스테이션 한 대 기준 0.3초 미만으로 측정됐다. 사용량에 따른 추가 과금이 없어 대규모 조직에서도 비용을 예측하며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외부 통신이 차단된 온프레미스 패키지 형태인 AX 포트리스는 데이터 유출을 원천 차단하면서도 코드 자동완성, 리팩토링, 함수 생성 등 상용 AI 수준의 개발 기능을 지원한다. 팀스파르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공공·보안·금융·의료 분야 기업들과 기술 검토 및 도입 협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는 "이번 AI 서밋 서울은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싶어도 보안 규제로 쉽게 적용하지 못했던 기업과 기관들이 폐쇄망에서도 프런티어급 AI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보안이 중요한 산업이 AI 전환을 현실화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8.20 10:21백봉삼 기자

[AI 고속도로] 구글, 브로드컴 넘어 마벨까지 품었다…AI칩 공급망 다변화

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확대를 목표로 반도체 설계 기업 마벨과 손잡는다. 기존 핵심 파트너였던 브로드컴에 더해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맞춤형 반도체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벨은 구글과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보통주 약 5900만 주를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구글에 부여했다. 구글이 모든 권리를 행사할 경우 투자 규모는 121억 8000만 달러(약 16조 9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AI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글은 마벨 제품 구매 실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지분 인수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대부분의 신주인수권은 마벨 제품을 5억 달러(약 6900억원)어치 구매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부여되는 구조다. 구글이 모든 구매 조건을 충족할 경우 마벨이 확보할 수 있는 누적 매출은 최대 1200억 달러(약 16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협력은 구글의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 경쟁력 강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 TPU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완하거나 일부 영역에서 대체할 수 있는 핵심 칩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TPU의 핵심 설계를 직접 수행하고 있지만 세부 설계와 생산 관리, 스토리지와 네트워크를 비롯한 관련 기술은 외부 기업과 협력 중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마벨은 AI 추론 가속기와 스토리지·네트워크 인터페이스·메모리 인터페이스 컨트롤러·니어메모리 컴퓨팅 등 TPU 생태계와 연계된 다양한 맞춤형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구글이 TPU 개발 과정에서 주로 브로드컴과 협력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브로드컴과의 협력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구글은 브로드컴과 2031년까지 TPU와 AI 인프라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인프라 최적화를 목표로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가격이 급등하면서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서비스 특성에 맞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려는 추세다. 마벨은 이미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맞춤형 AI 가속기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칩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광자 기술 기업을 인수하며 데이터센터 연결 기술 경쟁력도 강화했다. 이 소식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마벨 주가는 9.85% 상승한 반면, 브로드컴 주가는 4.61% 하락했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이 AI 기업과 반도체 기업 간 지분 연계형 협력 모델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AMD도 오픈AI와 반도체 구매 규모에 따라 지분을 부여하는 형태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윌리엄 커윈 모닝스타 시장분석가는 "구글이 브로드컴을 마벨로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공급원을 찾아 시장을 키우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6.08.20 09:41한정호 기자

엠로, 맞춤형 구매 세미나 서비스 출시…기업 공급망 대응 역량 강화 지원

엠로가 전략적 구매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세미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엠로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전략 수립과 공급망 대응력 향상을 지원하는 구매 세미나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구매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변동,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재편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구매 조직의 전문성과 전략 수립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엠로가 운영 중인 구매 직무 전문 플랫폼 '바이블(BUYBLE)'의 교육 콘텐츠와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기업 대상 서비스로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기업별 산업 특성과 조직 환경에 맞춰 교육 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 과정은 구매 및 공급망 관리의 기본 개념부터 실무 중심의 심화 과정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구매 프로세스와 공급망 이해, 구매 전략 수립 등 기초 교육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이슈 대응, 구매 협상 전략, 원가 분석 및 전략적 원가관리 등 현업 중심의 전문 과정도 제공한다. 특히 이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습 프로그램을 포함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강의는 조선, 제조, 반도체, 화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구매 전문가들이 맡아 현장 사례와 실무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엠로는 최근 국내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구매 세미나에서도 실무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세미나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은 바이블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엠로는 기업의 구매 조직 현황과 과제를 분석한 뒤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 세미나를 통해 도출된 개선 과제와 전략을 바탕으로 AI 기반 구매 솔루션 도입 컨설팅까지 연계해 구매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 엠로 관계자는 "공급망 리스크와 비용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구매 조직의 전략적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실행 방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석유화학,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EPC 등 공급망 변동성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8.19 16:06남혁우 기자

LGU+, 연세대와 AI-RAN 네트워크 전환 기술 검증

LG유플러스가 연세대와 협력해 AI-RAN망과 5G망 상호 전환 기술을 검증했다. LG유플러스는 연세대와 AI-RAN 환경에서 네트워크가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연결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검증했다고 19일 밝혔다. AI-RAN은 AI가 통신망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차세대 무선망 기술이다. 최근 AI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AI-RAN을 활용하면 통신 품질 저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네트워크 자원을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검증은 LG유플러스 5G망과 연세대가 자체 개발한 엔비디아 GPU 기반 AI-RAN 시험망을 연동해 진행됐다. 양측은 로봇·드론 등 피지컬AI 장비가 AI-RAN 시험망을 벗어나 5G망으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5G망에서 AI-RAN 시험망으로 진입하는 상황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단말이 무선 환경 변화에 따라 최적의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선택하고 안정적으로 연결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검증엔 산업용 모바일 기기 전문기업 포인트모바일의 PM95단말이 사용됐다. 검증은 LG유플러스가 AI-RAN 상용화 시대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양측은 중소기업이 AI-RAN 관련 기술을 직접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나아가 해당 환경을 해외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LG유플러스와 연세대는 앞으로 AI-RAN 기술 검증은 물론 차세대 AI 기반 서비스에 필요한 네트워크 기술 공동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상헌 LG유플러스 NW선행개발담당은 “피지컬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네트워크도 스스로 환경을 분석하고 최적의 품질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LG유플러스는 AI를 활용해 무선망 기술을 지속 고도화하고 미래 산업 서비스에 필요한 안정적인 연결성과 품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2026.08.19 13:53홍지후 기자

삼성전자, 삼성D 차입금 '20조' 미리 다 갚았다…AI 메모리 효과

삼성전자가 과거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빌렸던 차입금 20조원을 전액 조기 상환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주도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급증한 결과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차입한 무담보차입금 20조원을 올 2분기 중 전액 상환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기록된 만기일은 지난 5월 29일이다. 전 분기 말까지 총 20조원의 장기차입금이 기록돼 있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 전액 삭제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3일 해당 차입금을 10조원 상환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5월 하순 나머지 10조원 추가 상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의 장기차입금을 빌린 건 지난 2023년이다. 당시 차입기간은 2023년 2월부터 2025년 8월까지로, 이자율은 연 4.60%였다. 2023년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부진했던 시기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연간 적자 규모만 해도 14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간 유지해 온 '무차입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자금 대여기간을 당초 2025년 8월에서 2028년 2월까지로 한 차례 연장하기도 했으나, 올 2분기 두 차례에 걸쳐 차입금을 전액 상환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차입금 조기 상환은 메모리 슈퍼사이클 효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로 고부가 D램과 낸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DS부문에서 142조 8593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도 지난해 말 125조 821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89조 9530억원으로 약 64조원가량 증가했다.

2026.08.18 09:47장경윤 기자

쏟아지는 재난무전, AI가 돕는다…소방·경찰 '스마트워치' 개발

경찰과 소방 등 재난현장 대응 인력이 사용하는 교신이 폭주하는 무전 내용을 AI가 분석하고 요약해 스마트워치로 전달하는 기술이 개발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행정안전부와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사업을 통해 '재난안전통신망 연동 스마트워치 및 AI 무전요약·알림시스템 개발' 과제를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경찰과 소방, 지방정부 공무원 등 재난현장 대응 인력은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와 무전기, 개인 휴대전화 등 여러 장비를 동시에 휴대하고 조작해야 한다. 대형 재난이 발생해 무전 교신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우 여러 내용이 중첩되면서 현장 인력이 핵심 정보나 지시사항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난안전통신망과 직접 연동되는 스마트워치를 개발한다. AI가 실시간 교신 내용을 분석 요약하고 현장 대응에 필요한 주요 정보와 임무를 스마트워치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장 인력의 안전을 확인하는 기능도 탑재한다. 스마트워치로 이용자의 심박수와 피부 온도, 위치 등을 모니터링해 재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면 대응 인력이 여러 통신장비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긴박한 상황에서도 필요한 지시와 현장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제는 정부가 올해 추진하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11개 가운데 마지막으로 선정됐다. 앞서 산불과 지반함몰, 해양사고, 폭설, 홍수 등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 과제가 선정됐다. 연구기관 공모는 오는 9월7일까지 진행된다. 선정된 연구기관에는 과기정통부와 행안부가 2년간 9억원 안팎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인공지능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을 재난 안전 분야에 적용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형배 행안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재난현장 대응 인력이 장비 휴대 부담에서 벗어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마트워치가 정부의 재난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장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08.17 12:44박수형 기자

삼성전기·LG이노텍, 상반기 패키지기판 가동률 급등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사업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양사의 반도체 기판 생산라인 평균 가동률은 90% 내외를 기록했다. 15일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양사 반도체 기판 양산라인 평균 가동률은 올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반도체 기판 양산라인 가동률은 지난해 평균 70%였다. 이후 올 1분기 가동률이 86%로 급증했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89%로 증가했다. LG이노텍의 구미 반도체 기판 라인 가동률은 지난해 평균 80.8%였다. 올해 1분기에는 91.8%, 올 상반기는 94.0%까지 상승했다. 양사 반도체 기판 라인 가동률 상승은 반도체 수요 폭증 효과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면서, D램·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등 시스템반도체 출하량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플립칩-볼그레이드어레이(FC-BGA) 출하량 확대가 두드러진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칩을 뒤집는 방식)'로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이다. 기존 패키지에 쓰이던 와이어 본딩 대비 전기·열적 특성이 높아, 고성능 반도체에 적용되고 있다. 2분기에는 서버용 CPU, AI 가속기용 FC-BGA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또한 북미 고객사향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용 신제품 공급이 본격화됐다. LG이노텍은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및 무선주파수-시스템인패키지(RF-SiP)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FC-CSP는 FC-BGA와 비슷한 구조이나 소형 칩 패키지에 적합하다. 메모리에서도 활용도가 증가해, 최근 D램향 출하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는 반도체 기판 수요가 중장기적으로도 지속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글로벌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 선수금 확보 등을 기반으로 국내외 기판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 이후 차세대 제품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도 적극 검토 중"이라며 "AI 데이터센터 관련 고부가 패키지 기판 수요 급등에 적극 대응해 FC-BGA 사업 규모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이노텍도 지난 6월 베트남 하이퐁에 1조원을 투자해 RF-SiP와 FC-CSP 패키지 기판 양산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FC-BGA의 경우 베트남과 경북 구미에서 추가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2026.08.15 09:00장경윤 기자

삼성전자, 기흥 신규 R&D팹 '파운드리' 활용 추진…엔비디아 수요 선제 대응

삼성전자가 기흥에 구축 중인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용도를 변경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라인은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에 활용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당초 D램 양산용 라인으로도 투자가 논의됐으나 최근 계획이 수정됐다. 이곳에서 주력으로 노리는 양산품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용 2나노미터(nm) 베이스(로직) 다이다.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 주도로 HBM 공급이 확대될 전망인 만큼, 관련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흥에 구축 중인 NRD-K 2라인 용도를 기존 R&D에서 파운드리 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건설 중인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단지다. 오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해 총 3개 라인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중 첫 번째 라인은 지난 2024년 말 준공됐다. 올해부터 NRD-K 2라인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기흥캠퍼스 내 옛 종합기술원 건물을 철거하고, 현재 부지 조성 등 기초공사 중이다. 다만 NRD-K 2라인 용도는 당초 계획에서 크게 변경될 확률이 높다. 최근 삼성전자는 해당 라인을 파운드리용 센드팹(Send-Fab)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센드팹은 타 양산라인에서 웨이퍼를 받아 와 특정 공정을 대신 처리하는 보조 팹 개념이다. 목표로 검토 중인 주력 양산품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용 2나노 베이스 다이로 알려졌다. 베이스 다이는 HBM에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코어 다이 아래에 위치해,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시스템반도체 간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HBM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다. HBM은 글로벌 빅테크의 공격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라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향후 상용화될 커스텀 HBM과 HBM5(8세대 HBM)에 업계 최첨단 공정인 2나노 기술을 적용해, 경쟁사보다 성능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기흥 신규 팹을 활용해 관련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28년 하반기 개소를 목표로 NRD-K 2라인을 구축 중이고, 파운드리용 팹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NRD-K 2라인의 경우 팹 사이즈가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센드팹 방식으로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팹 오픈 시점이 2년가량 남은 만큼, NRD-K 2라인 용도가 또다시 변경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확정 수준이긴 하나, 실제 설비 구매주문(PO)이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반도체 시황이 언제든 급변할 수 있어, 구체적인 투자 방향과 규모가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까지 NRD-K 2라인을 D램용 센드팹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이를 위해 화성 메모리 사업부가 관련 투자계획도 수립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이달 계획을 수정하면서, D램 양산은 평택캠퍼스로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6.08.14 14:36장경윤 기자

[법과 상식 사이] 망중립성,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다뤄야 할까

인터넷을 이용할 때 모든 데이터는 정말 똑같이 처리돼야 할까? 언뜻 너무나 당연한 질문처럼 보인다. 우리가 주고받는 이메일, 스트리밍 영상,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까지 어떤 데이터든 그 종류나 내용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전달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터넷에서 특정 콘텐츠나 서비스를 부당하게 우대하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라고 부른다. 망중립성은 오랫동안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지탱해 온 핵심 원칙이었다. 인터넷이 단순했던 시절이 있었다 망중립성이 등장했을 당시 인터넷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네트워크는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였고, 이메일을 보내고 웹페이지를 검색하며 음악을 듣고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인터넷의 중심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어떤 데이터도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이끈 훌륭한 원칙이었고, 오늘날의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하지만 오늘의 인터넷은 더 이상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만이 아니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고, 원격수술은 의사의 손끝 움직임을 거의 지연 없이 전달해야 한다. AI는 사람을 대신해 검색하고 분석하며 판단한다. 인터넷은 이제 영화를 보여주는 네트워크를 넘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산업과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기반이 됐다. 인터넷의 역할이 달라지면서 네트워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달라졌다. 모든 데이터를 일률적으로 전달하는 방식만으로는 새로운 기술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5G는 단순히 더 빠른 이동통신이 아니다. 5G는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통신 품질(QoS)을 보장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시청할 때는 데이터가 잠시 늦게 도착하더라도 미리 받아둔 영상이 이어서 재생될 수 있다. 반면 원격으로 기계나 로봇을 제어하거나 응급환자의 생체신호를 전송하는 서비스는 아주 짧은 지연도 허용하기 어렵다. 이처럼 서비스마다 요구되는 통신 품질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해 5G는 초고신뢰·초저지연 통신(URLLC)과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과 같은 기술을 도입했다. 기술은 이미 서비스마다 요구되는 통신 품질이 다르다는 사실을 전제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의 해법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연 응급환자의 생체신호를 전달하는 데이터와 8K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데이터를 정말 똑같이 처리해야 할까? 아마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과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항상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망중립성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망중립성은 앞으로도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지키는 중요한 원칙이어야 한다. 다만 인터넷이 달라진 만큼 이제는 망중립성을 유지할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이 아니라 변화한 환경에서 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필요한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부당한 차별은 막는 것이다.

2026.08.14 13:13안정민 컬럼니스트

네이버웍스, 공무원 업무에 AI 검색·에이전트 잇는다…범정부 협업툴 진화

범정부 공식 협업 도구 '네이버웍스'가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해 공공 AI 전환(AX)에 앞장선다. 행정망에서도 외부 최신 정보와 내부 문서를 함께 검색하고 협업부터 지식 축적,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수행까지 연결하는 'AI 워크스페이스'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오는 13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공공 AX 전략 세미나'를 열고 AI 업무 협업툴 네이버웍스의 AX 신규 기능 3종을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능은 행정망 내 '네이버 AI 검색'과 문서 협업·지식 관리 서비스 '페이지(Page)', 에이전틱 AI 구축 솔루션 'EASY(Enterprise Agent Solution for You)' 등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세 기능을 통해 외부 최신 정보를 검색하고 내부 문서를 함께 활용하는 것부터 문서 작성·지식 축적, AI 에이전트를 통한 업무 수행까지 행정 업무 전 과정을 AI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행정망에서도 네이버의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탭을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연동해 'AI 스튜디오'에서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달 중 제공할 예정이다. 공무원은 이를 활용해 최신 외부 정보를 탐색하는 동시에 소속 부처의 내부 문서를 한 화면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보안 문제로 외부 검색 활용에 제약이 있었던 행정망에서도 내부 자료와 외부 정보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문서 협업·지식 관리 서비스 페이지도 선보인다. 여러 구성원이 하나의 문서를 함께 작성하고 결과물을 조직의 지식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한글문서를 비롯해 엑셀·워드·PDF 등 다양한 형식의 파일을 불러와 이어서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AI 스튜디오와 결합하면 여러 곳에 흩어진 자료를 AI가 찾아 취합한 뒤 하나의 페이지로 정리한다. 이처럼 만들어진 페이지는 다시 부처의 지식 베이스로 축적돼 구성원의 검색과 질의에 활용되는 구조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운영할 수 있는 EASY도 공개한다. 별도의 AI 전문 지식이 없어도 자연어로 필요한 업무를 설명하면 각 부처 업무에 맞는 실행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솔루션이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기관의 통제 아래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 상반기 EASY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가 EASY를 활용해 기관별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공공기관 고객과 함께 발굴·개발할 계획이다. 개별 AI 기능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행정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 활용 사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기능 확대를 기반으로 공공 AX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네이버웍스는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지능형 업무관리 플랫폼' 사업을 통해 공공부문에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웍스는 지난 3월 시범사업 종합 평가를 거쳐 행안부·과기정통부·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식 협업 플랫폼으로 채택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전국 공무원 70만 명 이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성민 네이버클라우드 제품전략 총괄은 "자료를 찾고 취합·정리하는 일은 AI에게 맡기고 공무원은 정책을 고민하고 국민을 살피는 행정 본연의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네이버웍스는 협업 도구를 넘어 공공 업무 혁신을 이끄는 AI 워크스페이스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12 16:21한정호 기자

[현장] "SBOM 공유 및 관리 플랫폼 '스패로우 시큐어허브' 시선"

공급망 보안 전문 기업 스패로우(대표 장일수)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국재 보안 컨퍼런스 'ISEC 2026'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주기에 걸친 통합 보안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 올해 새로 출시한 솔루션도 함께 출품, 시선을 모았다. 특히 스패로우는 공급망 보안 핵심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자재명세서(SBOM)의 무결성을 검증하고 수요사와 공급사 간 안전한 유통을 지원하는 SBOM 공유 및 관리 플랫폼 '스패로우 시큐어허브'도 전시했다. 스패로우 시큐어허브는 스패로우가 올해 새롭게 출시한 솔루션으로, SBOM이 위·변조되지 않았다는 무경설을 보장함과 동시에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될 때마다 SBOM을 일일이 검토해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유통 플랫폼'이다. 분산된 SBOM을 중앙에서 통합 관리해 최신 상태로 운영하며, 권한 기반 접근 제어와 무결성 검증으로 SBOM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컴포넌트 및 새롭게 발견되는 취약점 변화를 지속 모니터링해 공급망 위험에 대응한다. 장일수 스패로우 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스패로우 시큐어허브는 SBOM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유통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위·변조된 SBOM이 공유되면 실제와 다른 정보로 공급망 관리에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무결성 검증과, 취약점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같은 기능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선보임으로써 공급망 참여자들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SBOM 공유 환경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스패로우 시큐어허브'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생성 코드 보안 어시스턴트인 '스패로우 MCP'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였다. 스패로우 MCP 역시 올해 6월 처음 스패로우가 선보인 솔루션이다.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AI는 사용자의 프롬프트에 따라 코드를 생성할 뿐, 해당 코드가 안전한지 아닌지 여부는 판별하지 않는다. 또한 AI 기반 개발 환경에서는 코드 생성과 수정이 빠르게 반복되기 때문에 특정 시점의 점검만으로는 생성되는 코드 전체를 검증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환경이다. 이에 스패로우는 '스패로우 MCP'를 통해 AI 기반 개발 환경 전반에 통합 보안을 적용해 지원한다. 장 대표는 "코덱스, 클로드 코드 등 AI 코딩 에이전트가 생성한 코드가 자동으로 스패로우 MCP 서버로 이동하고 보안 분석을 수행하는 원리다. 이후 스패로우 시큐어코딩(SAST) 등 분석 엔진이 안전한 코드만 다시 MCP 서버로 보내고, 사용자가 수정된 코드 및 조치 방향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MCP 서버에는 3가지 분석 모델이 작동하며, 화면 전환이나 AI 개발 워크플로우에 지장을 주지 않는 환경에서 개발 흐름이 계속되면서도 시큐어 코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스패로우는 SBOM 생성 및 오픈소스 분석·관리 솔루션 스패로우 SCA, 소프트웨어 취약점 통합 분석 플랫폼 스패로우 엔터프라이즈 등 제품도 선보였다.

2026.08.11 18:16김기찬 기자

SK하이닉스, 日키오시아 최대주주 등극

SK하이닉스가 일본 최대 낸드 제조기업 키오시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10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키오시아는 회사 최대주주가 기존 도시바에서 특수목적법인(SPC) 'BCPE 판게아 케이맨2(Pangea Cayman2), 이하 SPC2)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SPC2는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CB)로 투자한 회사다. 도시바는 키오시아 지분을 15.10% 보유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총 7차례에 걸친 매도를 통해 지분을 14.06%까지 줄였다. 이로 인해 키오시아 지분을 14.19% 보유한 SPC2가 회사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총 2개 SPC를 통해 키오시아에 약 4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 중 베인캐피탈 등과 함께 출자한 SPC1은 지난 6월 베인캐피탈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지분이 전량 매각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약 1조 3000억원을 투자한 SPC2를 지속 보유해 왔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SK하이닉스는 키오시아에 대한 의결권을 가진 주주가 될 수 있다. 키오시아는 일본 최대 규모 낸드 기업이다. 현재 전 세계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키오시아 경영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가 의결권을 확보하려면 각국 경쟁법·독점금지법상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역시 자국 반도체 공급망 보호 측면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6.08.11 09:56장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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