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누가 될까?...YB vs OB '격돌'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을 전·현직 임원 등 4배수로 압축한 가운데, 최종후보가 YB(Young Boy) 대 OB(Old Boy) 구도를 띠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KT 그룹인포메이션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이상 가나다순) 등으로 압축된 대표이사 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해 오는 7일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후보들은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 공개된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이 진행된다. KT 안팎에서는 경영 능력이나 KT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 등의 측면에서 박윤영 전 사장과 임헌문 전 사장 등 OB 후보들에게 좋은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 모두 KT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각각 28년, 30년을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반면, 신수정 부사장과 윤경림 사장 등 YB 후보들은 KT에 임원으로 뒤늦게 합류해 KT맨으로서의 입지가 약하다. 신수정 부사장은 정보보안 전문가(전무)로, 윤경림 사장은 상무로 영입돼 약 8년을 근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22년(남 22.7년, 여 19년)이고, 민영화 20년을 맞이한 KT의 CEO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정통 KT맨의 의미는 남다르다”며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32년 만에 사장이 된 구현모 대표가 주목받았던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통신사들이 '탈통신'을 외치며 미래 성장 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반대로 경쟁력의 본질인 통신(네트워크)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OB들에게는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KT의 경우 최근 3년간 KT 아현지사 화재, KT 부산 및 부·울·경 통신장애 등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에게 2위 자리를 위협받는 상태다. 실제,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2019년 46%, 31.8%. 22.1%에서 지난해 39.9%, 20.9%, 20.8%로 크게 변화했고, KT의 점유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시설투자와 부실 관리 측면에서 소홀했고 이것이 인터넷 먹통 사태나 개인정보유출 등으로 이어져 국민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며 “통신사의 주요 수익 창출원이 이동통신사업이란 점에서도 KT의 본원적 경쟁력 회복은 중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여당과 대통령실에서 민간기업인 KT 대표이사 경선에 대한 성명과 입장을 내놓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정상적으로 경선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로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다”며 “KT 차기대표 인선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통령실에서도 KT의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 발표 이후 “민생에 영향이 크지만 주인이 없는 회사는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고 손해는 국민들이 본다”는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민영기업인 KT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자율성·자치권이 보장돼야 하며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안정상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민간기업의 자율성과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권력의 불간섭·불개입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공정의 진정한 의미”라면서 “정부와 여당 정치권이 간섭·개입하려는 구태적 음모를 즉시 중단해야 하며 낙하산 CEO 투입을 획책하는 것은 범죄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최종 선정한 대표이사 후보 1명은 3월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