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이크론 제재, 삼성·SK하이닉스 미묘한 상황"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단행한 제재로 한국 기업들은 미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마이크론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이번 조치를 기회로 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제재 조치 발표 이후 중국 반도체업체 주가는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 미국 상무부 "핵심 동맹국들과 칩 시장 혼란 공동 대처"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 제재 조치를 발표한 직후 미국 상무부는 “핵심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행동으로 야기된 메모리 칩 시장 혼란에 대처하겠다”고 공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압력을 가할 경우 삼성과 SK하이닉스에겐 상당히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22%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D램의 12%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수 지도자인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은 미국 정부와 좀 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에 참여하면서 중국의 강한 항의에 직면해 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한국 기업들의 반응에 따라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 지 상당부분 판가름날 것이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의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은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기술력이나 생산 능력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트레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는 지난 해 D램 시장의 95%, 낸드 시장의 64% 가량을 점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은 일본이나 네덜란드와 달리 중국 제재에 적극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두 회사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 중국 반도체 주가는 일제히 상승 반전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지난 21일 국영은행과 통신사 등에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금지시켰다. 사이버 심사 결과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이 금지 이유다. 이번 조치로 마이크론은 30억 달러 가량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해 12월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포함하는 36개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이번 조치 발표 이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주가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CNBC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2위 메모리업체 화홍반도체 주가는 3.14% 상승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체 SMIC 주가도 2.64% 반등했다. 기가디바이스반도체와 인제닉반도체 주가 역시 각각 3.64%와 8.0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