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췌장 내 콜라겐 분해+항암제 동시 처리…치료효과 6.4배
췌장암은 치명률이 매우 높다. 이유는 조직 내 콜라겐이 유난히 많아 약물 전달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극내 연구진이 콜라겐 장벽을 분해, 항암제의 췌장 종양 심부로 약물 침투와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리포좀 나노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 임형준 교수(교신저자)와 황지은 박사과정 연구생(공동 제1저자) 연구팀이 수행했다. 이들은 항암 치료제 젬시타빈을 내부에 탑재하고, 리포좀 표면에 제1형 콜라게네이스(콜라겐 분해효소)를 결합한 기능화 리포좀(GLCL)을 개발했다. 약물과 콜라겐 분해효소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지은 연구생은 전화통화에서 "정확히 췌장관선암(PDAC)을 대상으로 실험했다"며 "GLCL을 콜라게네이스의 효소 활성을 유지하면서 췌장관선암의 콜라겐이 풍부한 세포외기질을 분해하고, 젬시타빈을 종양 내부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상용화 관련해서 황 연구생은 "현재는 기초연구단계다. 임상까지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자별 콜라겐 비율에 따른 콜라게네이스 투여량 등 후속 연구가 엄청 많은 상황"이라며 "피부 등 콜라겐이 많은 부위 암종에 확대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이를 췌장암 마우스 모델에 투여한 결과 GLCL의 종양 성장 억제율은 69.8%로 나타났다. 동일한 젬시타빈 용량을 투여한 콜라게네이스 비결합 리포좀의 10.9%보다 약 6.4배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 또한 반복 정맥투여 후 주요 장기의 조직 손상이나 유의한 간·신장 독성이 관찰되지 않아 우수한 생체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나노과학·나노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IF=17.3)에 지난 2월 18일자로 게재됐다. 임형준 교수는 "췌장암의 섬유화성 기질을 단순한 치료 방해 요소가 아니라 약물전달 향상을 위해 직접 조절할 수 있는 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췌장암뿐 아니라 콜라겐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약물 침투가 제한되는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는 기질 표적형 나노약물전달 플랫폼의 개발과 임상 중개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