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리스크 여전…中 지분 25% 넘는 합작사 보조금 못받아"
미국 정부의 해외우려집단(FEOC) 세부 규정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한국 기업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미 IRA 해외우려기관(FEOC) 해석 지침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이하 IRA)은 '해외우려기관(FEOC)'의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사용을 각각 2024년과 2025년부터 금지하고 있으나, FEOC의 기준과 세부 내용이 마련되지 않아 관련 기업의 혼란을 발생시켜 왔다. 이에 미국 에너지부와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IRA 전기차 세액공제(IRC Section 30D) 상 '해외우려기관'(FEOC)의 해석과 이행에 대한 지침 초안을 각각 발표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에 나섰다. 에너지부 해석 지침 초안에서는 '해외기관', '우려국 정부', '관할권', '소유, 통제 또는 지시받는 대상' 등 법상 핵심 용어와 표현을 명확히 규정했다. 해외기관은 ▲외국 정부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자연인 ▲외국법에 의해 설립되거나 본거지를 두고 있는 법인 ▲상기 정부 또는 자연인·법인에 의해 미국법 하에 설립된 법인을 의미한다. 우려국 정부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중앙·지방정부 기관 및 기구 ▲우려국 집권·지배 정당 ▲전·현직 고위 정치인 본인과 직계가족 포함이다. 특히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앙정치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 전·현직 의원 등 구체적인 중국 고위직 소속을 명시했다. 또한 우려국 정부가 이사회 의석수, 의결권, 지분의 25% 이상을 누적 보유한 상태를 '소유·지배·지시'로 보고, 이러한 기관을 해외우려기관(FEOC)으로 정의했다. 합작 투자의 경우 우려국 정부가 합작 투자 25% 이상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경우 해외우려기관(FEOC)으로 간주된다. 기술제휴(licensing)의 경우, 제휴 기업이 배터리 핵심 광물 및 배터리 부품 소재의 ▲생산량·시기 결정 ▲생산품 판매 자율권 확보 ▲전 생산 공정 접근 및 관여 등에 제약이 있는 경우에는 유효한 통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해외우려기관(FEOC)으로 간주될 수 있다. 보고서는 해외우려기업(FEOC) 해석 지침 초안 발표로 국내외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반도체와 동일한 수준(지분의 25% 이상)으로 해외우려기업(FEOC) 규제 기준이 설정됨에 따라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우리 기업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반도체 규제(국방수권법, 반도체과학법) 목적이 국가 안보에 따른 기술 이전·유출 방지인 것과 달리 배터리의 경우(인프라투자고용법, 인플레이션감축법) ▲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과 기후 변화 대응인 점 ▲현실적으로 배터리 소재·부품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반도체보다는 완화된 기준으로 설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했으나, 반도체와 동일한 기준이 채택됐다. 보고서는 배터리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협력 중국 기업의 정부 관여 정도(지분율·이사회 구성 등)에 따라 조달선 교체, 합작 투자 지분율 조정 등의 대책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해외우려기관(FEOC) 해석 지침 마련으로 배터리 업계 부담이 커진 부분도 있지만, 일단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모든 중국 배터리 기업이 해외우려기관(FEOC)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 만큼 이번 해석 지침 초안의 세부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해석 지침 초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기간 동안, 대중 강경파 정치권과 미국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배터리 공급망의 현실적 한계가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우리도 의견을 전달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