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연, 리튬인산철(LFP)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낮은 가격을 앞세워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다 쓴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 KIGAM)은 저온 건식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리튬인산철(LFP) 폐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공정이 단순해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줄일 수 있다. LFP 배터리는 2030년 세계 전기자동차의 55% 이상에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는 주로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배터리에 집중돼 왔다. KIGAM 자원활용연구본부 김병수 박사 연구팀은 친환경 저온 건식재활용 기술을 LFP 계열에 적용했다. 폐배터리의 선별 공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 파쇄할 수 있다. 또 질소가 아닌 일반적 대기분위기의 1200℃ 이하 환경에서 부분용융해 흑연 함유량을 대폭 낮춘 블랙매스와 흑연의 분리 회수가 가능하다. 블랙매스는 배터리 셀을 파쇄한 가루에 양극재와 금극재가 혼합된 검은 가루를 말한다. 연구진의 기술을 활용하면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95% 이상 분리하고 흑연 함유량은 3% 미만인 블랙매스를 얻을 수 있다. 흑연은 80% 이상 분리할 수 있다.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광석에서 금속을 빼내고 남은 찌꺼기인 슬래그가 배출되지 않으며, 기존 기술보다 공정 온도가 200℃ 이상 낮아 CO₂배출을 줄였다. 배터리 집전체로 쓰이는 알루미늄과 구리, 알루미늄-구리 합금의 녹는점이 비교적 낮다는 특성을 활용해 이 기술을 니켈-코발트-망간(NCM)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튬(NCA)계 배터리에도 적용 가능하다. 또 현재 상용화된 용융환원 공정과 달리, 에너지를 많이 쓰는 용해 과정이 필요없어 운용이 쉽고 시설 투자비가 저렴하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재활용 기업들이 친환경·저비용으로 리튬, 코발트, 니켈 화합물을 회수하는 원천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병수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개발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친환경 리튬인산철 배터리 재활용 기술로, 기존 상용화된 기술의 복잡한 공정은 물론 환경적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한 혁신적 기술"이라며 "앞으로 친환경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평구 원장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리튬이온배터리의 수명연한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혁신기술의 총아가 될 수 밖에 없다"라며 "친환경 자원재활용 초격차 기술 개발과 국가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