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 산화물 배터리, 전기차 주행거리 1.5배로 늘렸다
리튬을 양극재로 쓰는 일반 배터리보다 2배의 용량을 낼 수 있는 바나듐 산화물 양극재 기반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용량을 기존보다 50% 키우는 기술이 나왔다. 9일 지스트(총장 김기선)에 따르면, 이 학교 신소재공학과 엄광섭 교수 연구팀은 리튬을 쓰지 않는 바나듐 산화물 기반 양극 소재의 특성을 개선, 기존 바나듐 산화물 기반 배터리에 비해 1.5배 증가한 용량을 갖는 리튬 금속 배터리를 개발했다. 음극재로 리튬, 양극재로 고용량 바나듐 산화물을 쓴 차세대 배터리를 만든 것이다. 현재 음극재에 흑연 대신 리튬을 사용해 에너지 저장 용량을 키운 리튬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리튬 금속 배터리 양극재로는 코발트나 니켈, 망간, 철 산화물 등이 쓰이나 이 소재들로는 에너지 용량 증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리튬 배터리의 새 양극재 소재로 꼽히는 바나듐 산화물 양극 소재의 특성을 높였다. 바나듐 산화물 양극재는 이론 용량이 29mAh/g에 달해 기존 전이 금속 산화물 양극 소재보다 1.5-2배 높다. 하지만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구조가 붕괴될 수 있어 안정성이 낮고, 이온·전자 전도성이 낮아 전기화학적 반응이 느리다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수열합성법에 결정 성장 억제제를 첨가하고 이후 열처리를 진행하는 새로운 합성법을 적용, 나노플레이트가 적층된 계층 나노구조의 바나듐 산화물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구조 내부에 리튬이온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고, 리튬이온 이동 거리를 감소시켜 빠른 충·방전 전류 조건에서도 높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견고한 계층 나노구조를 가져 충·방전 동안 안정적으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개발된 양극 소재로 제작한 리튬 배터리는 100회의 충·방전 이후에도 약 80%에 달하는 용량 유지율을 확인했다. 기존 나노벨트 구조 바나듐 산화물의 용량 유지율은 평균 60% 이하이다. 연구팀은 개발된 양극 소재와 리튬 금속 음극을 완전 셀로 구성해 고성능 리튬 배터리도 구현했다. 엄광섭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차세대 고에너지 리튬 금속 배터리 개발에서 고용량 리튬-프리 양극 소재의 중요성과 양극 소재 나노 구조화를 통한 전기화학 반응속도 성능 확보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현대자동차 및 지스트 차세대에너지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재료 분야 학술지 '스몰(Small)' 4일 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