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르모어, 전략·전술성 강조한 턴제 RPG"
웹젠이 지난달 31일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인디 턴제 전략 RPG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르모어)' 미리 해보기(얼리 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르모어는 인간과 곤충이 뒤섞인 변종 괴물들이 창궐한 중세시대풍의 가상 세계관을 배경으로, 여러 캐릭터를 조종해 턴마다 명령을 내려 적을 물리치고 살아남는 전략성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2021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에서 '비포 더 던'이라는 명칭으로 공개돼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르모어는 편력기사 '윌리엄', 먼 땅에서 건너온 이방인, 홀로 살아남은 민병대원 등 서로 다른 출신과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한데 모여 생존을 위한 여정을 그렸다. 이번 얼리액세스 버전은 튜토리얼을 포함한 7개 스테이지에서 캐릭터 3종과 14종 이상의 무기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르모어는 내년 상반기 글로벌 정식 출시가 목표다. 웹젠은 르모어 얼리 액세스 서비스와 관련해 정극민 블랙앵커 스튜디오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대표는 "내부 개발팀의 테스트에서나 비공개 테스트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에, 이제는 정말로 이 게임을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기실 수 있는지 최종 검증을 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르모어가 다른 턴제 전략 PRG 게임과 비교했을 때 세 가지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맵을 직접 탐사하고 운영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대부분 이 장르의 게임들은 '전투'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르모어에서는 생존을 위해 직접 '전장의 안개'에 가려진 맵을 뒤져가며 음식이나 무기, 제작 재료 등의 물자를 파밍해야 한다"며 "최대한 시야에 걸리지 않고 유리한 위치를 점한 채 전투를 시작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전략 RPG의 경험에는 분명히 독특한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위협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한 것'이다. 정 대표는 "플레이어 캐릭터는 3명인데 반해, 적의 시야에 감지 당하게 되면 적들이 소리를 질러 첫 스테이지부터 4~5명가량의 적이 몰려드는데, 적들은 플레이어 턴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달라붙고, 이렇게 적에게 붙잡히게 되면 행동력이 있어도 적을 떼어내거나 죽이기 전에는 이동조차 할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이렇게 숨이 턱 막힐 듯한 위협이 뒷받침 되어야만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다양하고 강력한 해결 수단이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주어진 행동력을 활용해 각 캐릭터들은 초반에도 각자 최소 2~3회, 무기와 캐릭터의 성장이 동반되는 중후반에는 4~6회 이상의 공격을 가할 기회까지 주어진다"며 "이 과정에서 모든 종류의 무기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교체해서 쓸 수 있으며, 적이나 아군을 당기는 '갈고리', 적의 이동/공격 루트를 가로막는 '방어벽' 등의 도구 등 AI 캐릭터들은 사용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수단들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웹젠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이유에 대해 "웹젠 담당자 분과의 미팅이 가장 인상 깊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스타 B2B 부스에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요, 저희 이전에는 웹젠에서 패키지 게임의 퍼블리싱이나 개발에 투자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여러 퍼블리셔와 만나고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직접 만나보자고 말씀을 주신 퍼블리셔는 당시 웹젠이 유일했다. 또한글로벌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재미'라는 본질로서 승부할 수 있는 PC/콘솔 게임을 서비스하고자 하는 의지나 사업적인 목표가 강력하고 분명하다고 느꼈다. 결국 계약을 맺게 되었고, 지금까지 좋은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 명을 르모어로 바꾼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정 대표는 "비포 더 던 시절에는 아포칼립스 영상물에서 볼 수 있는생존자들끼리의 갈등, 혹은 도덕적 기준의 변화와 같은 요소를 구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욕심이 조금 과했던 것 같다. 테마를 살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게임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고 털어놨다. 어어 "결국 전략/전술을 중심으로 게임의 기반을 새롭게 쌓아 나가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지금의 르모어가 탄생했다. 사실 그동안 게임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저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모두 힘들어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그 결정 이후로 기반에 대한 흔들림 없이 훨씬 빠른 속도로 완성도를 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극민 대표는 "재미와 난이도, 게임 관련 모든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기다리고 환영한다. 큰 방향성은 유지하되 많은 이용자 분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게임에 녹여내고 싶다. 조만간 완성도 높은 정식버전으로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