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경계 허무는 혁신 기술…모빌리티에 줄 서는 빅테크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글로벌 기업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가전이나 디스플레이 업체가 자동차를 만들고, 글로벌 빅테크는 차량용 소프트웨어(SW)를 내놓는다. 카메라 업체는 로봇과 가상현실에, 헬스케어 업체는 오디오 기술에 손을 댔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전기차 '아필라(AFEELA)' 시제품을 선보였다. 소니는 원래 가전·배터리·카메라·엔터테인먼트 분야 강자다. 특히 고화소·고감도 카메라를 개발하며 쌓아온 이미지 센서 기술력은 수준급이다. 콘솔 게임기 브랜드 지배력도 상당하다. 닌텐도, 엑스박스와 함께 세계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아필라에는 이런 소니의 강점이 고루 담겼다. 소니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달리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제시했다. 더 빠르고 강력한 엔진·모터로 경쟁하는 자동차 업계와는 다소 주안점이 다르다. 속도보다는 차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주목했다. 운전자가 이동하며 즐길 수 있도록 자율주행 기술도 강조했다. 차량 외부에 카메라와 레이더 등 45개 센서가 달린다. 미즈노 야시히데 소니혼다모빌리티 회장은 4일(현지시간) 모빌리티를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 “소니의 경험을 활용한 독특한 EV를 선보이겠다”며 자율주행, 증강, 친밀감 3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합작사인 혼다에게도 이번 협업은 중요했다. 혼다는 아직 전기차 라인업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 혼다는 2017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터쇼에서 '어반EV 콘셉트'를 내놓고, 2020년 소형 전기차 '혼다e'를 출시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소형 플랫폼 한계로 배터리 용량이 35.5kWh에 미치지 못했다. 한 번 충전하면 220km을 갈 수 있는 수준이다. 혼다는 지난해 약 80조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업계 처음으로 직접 콘셉트카를 만들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알리고자 참전했다. 조향 장치를 빼고 완전 자율주행 모델로 꾸몄다. 대신 57인치 LCD 센터 디스플레이가 차량 전면을 덮었다.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도 '모빌리티'에 주목했다. 구글은 차량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안드로이드 기기와 연결해 차량 디스플레이에 맞게 최적화한 플랫폼을 볼 수 있다. 차량 장치를 음성과 터치로 조작해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전화와 문자부터, 음악, 네비게이션 등 프로그램을 손쉽게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와 협업했다. 아마존이 만든 인공지능 '알렉사'를 차량에 탑재한 스마트카를 공개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차량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메라 업체들도 새 먹거리를 찾았다. 일본 카메라 제조사 니콘은 로봇 팔을 만들었다. 광학 기술을 활용해 정밀한 조작 능력을 선보일 전망이다. 니콘 측은 “인간의 눈보다 우수한 동체 시력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살아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유연하게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논은 카메라 기술을 가상현실(VR)에 접목했다. VR 소프트웨어 패키지 '코코모(Kokomo)'를 착용하면 실제 영화 속 배경으로 참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캐논 측 설명이다. 헬스케어 가전기업 바디프랜드는 고품질 사운드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자체 스피커를 개발했다. 이번 전시에서 오디오 감상실을 마련해 힐링 사운드와 안마의자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