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는 통합 사상가…삼성, 할 수 있는 것보다 해야하는 것 집중해야”
로저 마틴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삼성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앞으로 사업이 더 커지고 더 성공할수록 삼성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저 마틴 교수는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로저 마틴 교수는 경영 자문회사 '로거 L. 마틴' 대표이자,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다. 지난 2017년 싱커스50 선정 세계 1위 '경영 사상가'에 선정된 경영 컨설턴트다. 로저 교수는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많은 산업이나 세그먼트에 진출해서는 안 된다"라며 "사실 이것을 지키기는 어렵다. 기업이 커지고, 강력해지고, 자원이 많아질수록 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지지만, 그 중에서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미국 아마존은 크고 훌륭한 기업이지만,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잘하는 분야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라며 "이런 점에서 삼성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故이건희 회장은 전략 이론가·통합적 사상가" 앞서 로저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이건희 회장은 전략 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라고 정의내렸다. 그는 "신경영 선언 당시 이건희 회장의 어록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유한 전략 이론가로서의 면모가 엿보였다"라며 "그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발굴하고 발명했고, 과거에 묶여 있지 않았다. 관련된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에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해 회사의 미래를 여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건희 회장은 상반되는 모델들의 갈등 속에서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개별 모델들의 요소를 포함하지만 각각보다 우수한 새로운 모델의 형태로 창의적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삼성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구성인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삼성과 같이 고속 성장한 기업들은 대규모 조직의 관리를 위해 표준화 등 수단을 이용했으나 이는 직원 몰입도 하락을 초래한 결과를 나았다고 주장했다. 로저 교수는 "공동체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현대 사회에서 이런 접근법을 하지 않는다면 규모에서 오는 장점을 누릴 수 없다. 삼성이 직원의 몰입도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건전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행복의 3위 일체' 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