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용광로서 최후…"터미네이터처럼 사라지다" [영상]
미국 로봇 기업 피규어AI가 은퇴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용광로에 폐기하는 영상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과학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30일(현지시간) 피규어AI가 자사 로봇의 독점 하드웨어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F.02 휴머노이드 로봇을 용광로에서 녹여 폐기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용광로로 들어가 최후를 맞이한다. 그 모습을 터미네이터에 출연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지켜보는 모습을 담았다. 이번 연출은 슈워제네거가 회사 측에 로봇을 녹여서 폐기하라는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터미네이터'에 출연했던 슈워제네거가 해당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피규어AI는 F.02 로봇들을 핀란드 이마트라에 위치한 주조 공장으로 보냈다. 로봇들은 이곳에서 75톤 규모의 용광로로 직접 뛰어들었고, 이후 용광로에서 녹아 금속으로 재활용됐다. 이례적인 폐기 작업은 피규어AI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F.03이 도입된 이후 진행됐다. 회사 측은 구형 로봇을 계속 운용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각 로봇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엔지니어링 작업이 차세대 F.04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빼앗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피규어AI는 맞춤형 부품과 독점 기술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은 채 구형 로봇의 하드웨어를 폐기해야 했으며, 용광로가 이를 위한 해결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피규어AI는 미국과 멕시코의 주조 시설에도 폐기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로봇 내부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 때문에 해당 시설들이 이 방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회사는 핀란드까지 로봇을 운송했다. 로봇을 용광로에 넣기 위한 별도의 훈련도 진행됐다. 피규어AI 엔지니어들은 대형 에어백을 설치한 뒤 로봇이 2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도록 훈련하며 용광로에 뛰어드는 동작을 익히게 했다. F.02 로봇들은 결국 용광로 속으로 사라졌지만, 녹아 만들어진 금속은 핀란드에 남지 않았다. 피규어AI는 로봇에서 나온 금속을 막대 형태로 만들어 미국으로 다시 운송했다. 회사는 회수한 재료를 가공해 F.02를 기념하는 한정판 기념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피규어AI는 이번 프로젝트가 극한 환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자율 제어 능력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 측은 공개된 영상이 디지털 방식으로 합성된 것이 아니라 실제 로봇을 핀란드로 운송해 용광로에 뛰어드는 실험을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