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에 자취 감추는 '사람'…24시간 운영 '로봇 공장' 온다
태양광 패널이 천장을 가득 채운 자동차 공장 내부는 적막하다. 내부는 무인운반차량(AGV)이 모든 공간을 누비고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모든 과정을 검사한다. 자재가 생샌라인에 들어가고 출고할 때까지 사람의 손길은 단 하나도 없다. 이 과정을 거치는 공장은 24시간 쉼없이 움직인다. 자동차 생산 공장이 대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일본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토요타의 부품 계열사 덴소가 새롭게 짓는 무인공장을 예상한 것이다. 이처럼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제조공정을 무인화하겠다는 열망을 품고있다. 덴소, 6천500억원 투자해 무인 공장 만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덴소는 최근 아이치현 니시오시에 위치한 젠묘 공장을 확장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덴소는 준공을 2027년 1월에 완료하고, 2028년 회계연도가 시작할 4월 무렵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총액은 690억엔(6천521억원)이다. 덴소는 토요타그룹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완성차에 부품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1차 부품협력사(티어1)이다. 새로 짓는 공장은 계획 단계부터 차세대 공장을 표방했다. 공장 내 생산 과정에는 노동자가 아닌 로봇이 배치된다. 또,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된다. 현재 공장에는 1천309명이 근무하고 있다. 덴소는 신공장을 현실과 똑같은 모습으로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 카메라, 센서 등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생산 라인을 정비하는 인력만 사람으로 구성하고 하역부터 출하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이 대신한다. 전력은 태양광 패널을 통해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 같은 무인 공장을 자국에 적용한 것은 덴소가 처음이다. 테슬라가 미국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전통 완성차 제조업체에서는 주로 노조가 없는 나라에서 적용해왔다. 덴소는 "노동력 감소와 환경 문제 등에서 사회적 과제를 혁신적인 제조 방법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인화 꿈꾸는 車업계…노조 리스크 없는 '로봇' 공장 한 곳에 수천명이 일하는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노동조합의 파업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단 한 번의 파업으로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노동자 임금 인상 문제도 있다. 지난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미국 빅3(제너럴모터스·포드·스텔란티스)와 3주간 파업을 벌여 42억달러(5조6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일으켰다. 이들 파업의 핵심은 임금인상이었다. 임금인상을 하면 차량값이 오르게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된다. UAW 파업 이후 미국에 공장을 둔 제조업체들은 임금 인상을 잇달아 밝히기도 했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혼다, 닛산, 토요타, 스바루 등은 모두 생산 노동자 임금을 높였다. 원가절감을 절실히 원하는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로봇을 통해 생산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와 BMW는 로봇을 자동차 공장에 투입하고 현대차는 싱가포르와 미국 조지아 공장, 기아 오토랜드 화성 등에 적용하거나 시험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무인공장 전환에 대해 "미래에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자동차 운전석에 인간 운전자가 필요 없다면,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에도 생산 라인을 작동하는 근로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