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마지막 퍼즐은 손재주"...리얼월드 'RLDX 모델' 공개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실 세계로 들어오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퍼즐은 무엇일까. 피지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얼월드가 최근 첫 번째 브랜드 필름을 공개하고 기술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류중희 대표는 영상 도입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진짜 세상으로 들어오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요소는 더 좋은 하드웨어도, 더 똑똑한 인공지능도, 컴퓨터 비전도 아니다"라며 "바로 '손의 섬세한 조작 능력', 즉 손재주(dexterity)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체 노동의 절반은 여전히 로봇이 대체하지 못한다"며 그 이유로 '물리적 지능'의 부재를 꼽았다. 류 대표는 "단순한 작업은 이미 산업용 로봇이 처리하고 있지만, 정교한 손동작이 필요한 일들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며 제조업, 물류업, 서비스업 모두에서 '사람의 손처럼 일할 수 있는 로봇'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성준 수석연구원은 리얼월드가 '손재주'를 로봇에 구현하기 위해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최 수석은 "우리는 인간의 손 구조와 사람들이 도구를 잡고 사용하는 방식을 연구했다"며 "이 연구를 통해 로봇이 사물을 다루는 데 필요한 효과적인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는 통찰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교한 조작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 단순히 모션 캡처나 동작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세밀한 장면 이해, 물체-행동의 3D 공간 인식, 그리고 멀티모달 센서 융합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형 AI는 인간을 닮은 지능을 의미한다. 하지만 로봇의 모터는 인간보다 빠르고, 센서는 더 민감하고 정밀하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인간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그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재경 CTO는 "현재 로봇 학습의 가장 큰 장애물은 고품질 데이터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우 수석연구원은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려면, 사람의 행동 데이터를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정밀한 장면 이해와 센서 융합을 통해 인간과 물체,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우 최고과학책임자는 리얼월드가 기존 AI 개발 방식과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고품질 데이터를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 직접 수집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얼월드는 로봇이 스스로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는 인간이 일일이 라벨링한 데이터를 학습하던 기존 AI 모델과 달리, 로봇이 실제 환경 속에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류중희 대표는 '노동의 미래'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남겼다. 류 대표는 "이제 우리는 인간 노동의 특이점(Singularity)에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의 인간 노동은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리얼월드가 공개한 이번 브랜드 필름은 'RLDX'라는 이름의 로봇용 대규모 학습 모델이 지향하는 기술적철·학적 비전을 담고 있다. RLDX는 로봇이 실제 물리 환경에서 지각, 조작, 학습 능력을 종합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유튜브 채널에서 손재주 중심 로봇 데모 시리즈 영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