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한잔 40초만에 뚝딱'...로봇카페 경쟁 후끈
로봇이 식음료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엔 다관절 팔 로봇이 카페에서 음료를 제조하는 용도로 쓰임새가 확대되면서 상업성을 높이고 있다. 공간에 그대로 두고 바로 쓸 수 있도록 모듈러 형태로 설계된 제품이 여럿 등장했다. HD현대와 두산 등 대기업부터 중소 로봇 어플리케이션 업체도 대열에 합류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11~14일 열린 '2023 로보월드'에서 로보슨과 협업해 만든 카페 로봇을 선보였다. 로봇은 로보월드 HD현대로보틱스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에게 음료를 제공했다. HD현대로보틱스 카페 로봇은 직접 커피와 각종 음료를 만들어주는 무인 모듈러 형태다. 모듈러는 로봇 팔과 에스프레소 머신, 제빙기, 컵·시럽 디스펜서 등으로 구성됐다. 로봇은 소형 산업용 로봇 'HH4'를 활용했다. 해당 로봇은 외부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투명 창 안에서 로봇이 음료를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로봇은 모듈러 내부에 준비된 일회용 컵을 꺼내서 얼음을 따르고 음료를 내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제공하기까지 약 40~50초가 걸렸다. 로봇이 음료를 완성해서 정해진 위치에 두면 고객이 음료를 찾아갈 수 있도록 안전문이 열린다. 메뉴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커피 메뉴 외에도 에이드 등 음료 11종을 제공하고 있었다. 카페 로봇은 영업 효율성을 높이면서 보는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년 전부터 로봇 팔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식음료 분야 어플리케이션 활용 사례도 늘고 있다. 대기업부터 소규모 서비스 로봇 시스템 통합(SI) 업체도 관련 모듈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1년 모듈러 카페 로봇 '닥터프레소'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무인 음료 제조시스템 전문기업 플레토로보틱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닥터프레소는 협동로봇 A0509를 적용한 제품이다. 로봇이 음료 컵 뚜껑을 닫을 수 있는 정밀도를 갖췄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RB5-850EN' 활용한 '레인보우로봇카페' 제품 2종을 제공하고 있다. '커피 앤 에이드' 플랫폼과 '아이스크림 앤 슬러시' 플랫폼 두 가지로 개발했다. 제품 내에 키오스크와 CCTV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모듈형 카페 로봇을 만드는 업체는 비트, 스토랑트, 리또 등이 있다. 특히 비트는 2018년부터 인천공항에서 국내 최초로 로봇 카페 상용화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중소기업 SI 업체도 식음료 분야 로봇 제조에 도전하고 있다.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적합한 주요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기도 한다. 엑스와이지는 커피 로봇 솔루션 '바리스'를 만들었다. 무인형 스테이션부터 협업형 핸드드립 로봇, 에스프레소 로봇 등 라인업을 갖췄다. AI 기반 비전인식 기술과 자체 드립 알고리즘, 회전형 레일 시스템을 접목하기도 했다. 이 기술을 자체 브랜드 '라운지엑스'에 적용해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로브로스는 카페 한 곳에 로봇 2대를 동시에 활용하는 매장 '베러댄유어스'를 지난 1월 성수동에 열었다. 이곳은 음료 재료를 선택하고 양을 조절해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내세웠다. 로브로스는 성수동을 중심으로 시험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식음료 업계에서 부족한 일손을 보충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음료 제조 분야에서 맛과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영향력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