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돈 갖다 쓴 FTX, 지적한 직원 해고했다
회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11월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이용자 자금을 가져다 쓰고, 이 문제를 지적한 내부 직원도 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미국시간) 더블록, 코인데스크 등 외신은 최초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FTX 파산하기 몇 달 전, FTX 미국 법인이 인수한 렛저X 소속 직원들이 FTX 거래소 코드가 미국 규제를 준수하는지 살펴보다 이용자 자금을 빼돌릴 수 있는 백도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를 이용해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다. 법원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융통 가능했던 자금 규모는 최대 650억 달러(약 87조 5천억원) 수준이었다. 직원들이 이 사실을 부서장에 보고하면서, 해당 부서장은 당시 최고경영자(CEO)인 샘 뱅크먼 프리드와 니샤드 싱 FTX 기술 이사에게 보고를 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백도어를 없애지 않고, 이 부서장을 해고했다. 지난 6월 현 FTX 경영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FTX는 사기 혐의를 폭로하겠다고 한 내부 직원에게 입막음 대가로 금전을 제공했다. 미국 검찰은 샘 뱅크먼 프리드 전 FTX CEO에 유죄 혐의를 제기하는 핵심 근거 중 하나로 이 백도어를 지목한 바 있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은 지난 3일부터 샘 뱅크먼 프리드에 대한 재판을 개시했다. 재판은 이날부터 6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전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니샤드 싱은 미국 검찰이 제기한 사기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