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전기차 지각생에서 모범생으로...렉서스 '올 뉴 ES350e'
가속 페달을 밟자 렉서스 올 뉴 ES350e는 가속음보다 먼저 속도를 높였다. 동력은 급하게 차체를 밀어붙이기보다 미끄러지듯 매끄럽게 이어졌고, 거친 노면과 고속 주행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실내에서 한 겹 걸러졌다. '정숙성의 대명사'로 불려 온 렉서스가 첫 전기 세단 ES350e로 보여준 것은 단순히 엔진 소음이 사라진 이동이 아니라, 전기차 시대에 맞춰 다듬은 편안한 주행 감각이었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시 플로팅플로우를 오가며 렉서스 올 뉴 ES350h와 ES350e를 시승했다. ES350h는 77.5㎞, ES350e는 67.6㎞를 각각 달렸다. 도심과 교외, 고속화도로가 섞인 구간에서 두 모델은 같은 ES이면서도 서로 다른 전동화 해법을 드러냈다. ES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인 350e는 출발부터 전기차다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모터의 힘이 지체 없이 전달됐다. 시승의 중심은 ES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인 ES350e였다. 출발부터 전기차다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모터의 힘이 지체 없이 전달됐다. ES350e의 최고출력은 227마력(PS)이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거나 변속 충격이 이어지는 과정 없이 동력이 끊김 없이 연결되는 점이 강점이다. 운전자를 긴장시키는 빠른 반응보다, 운전자의 조작에 맞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가속하는 ES의 성격을 전기차 방식으로 풀어냈다. 정숙성은 ES350e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전기모터 특유의 조용함에 더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풍절음도 상당 부분 차단했다. 속도를 높인 뒤에도 실내는 차분했고, 대화나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는 소음은 크지 않았다. ES350e에는 1·2열 어쿠스틱 글라스와 차음 구조를 적용했다. 조용해진 실내는 시승차에 탑재된 마크 레빈슨 3D 서라운드 사운드 레퍼런스 오디오 시스템의 장점도 키웠다. 17개 스피커가 내는 소리는 저음이 과도하게 부풀지 않으면서도 보컬과 악기 소리를 또렷하게 분리했다. 외부 소음에 음량을 높일 필요 없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새 플랫폼과 하체 구성은 안정감으로 이어졌다. ES350e는 74.69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배치해 무게중심을 낮췄다. 후륜에는 ES 최초로 5링크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코너에서 차체가 과도하게 기울거나 흐트러지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스포츠 세단처럼 날카롭게 코너를 공략하기보다, 조향 입력에 맞춰 차분히 자세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ES350e의 실제 전비는 8.0㎞/kWh로, 정부 공인 복합전비 6.0㎞/kWh를 웃돌았다. 지난 8월 개편된 공공 급속충전 단가인 348.4원/kWh를 적용하면 100㎞를 달리는 데 드는 전력비는 약 4400원이다. 주행 환경과 운전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도심과 교외 도로를 오간 시승에서 효율도 확인할 수 있었다.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478㎞다. DC 최대 150kW 급속충전과 AC 최대 11kW 충전을 지원한다. 가격은 전기차의 문턱을 하이브리드보다 낮췄다. ES350e 프리미엄은 7160만원부터 시작해 ES350h 프리미엄(7290만원)보다 130만원 저렴하다. ES350e는 7160만~8390만원, 사륜구동 전기차 ES500e는 7700만~8490만원, ES350h는 7290만~8080만원이다. 실내는 새 디자인이 적용됐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배치했고, 스티어링 휠과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손을 가까이 대면 기능 아이콘이 표시되는 응답형 스위치를 적용했다. 물리 버튼을 줄인 구성이지만, 주행 중 자주 쓰는 기능은 스티어링 휠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ES350h는 렉서스가 다듬어 온 하이브리드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2.5ℓ 가솔린 엔진에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구동 모터와 트랜스액슬, 전력제어장치를 하나로 통합한 eAxle을 적용해 시스템을 소형·경량화하고 전력 손실을 줄였다. 이와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출력 향상과 전용 제어 로직, 모터 제어 최적화로 엔진 회전수 상승을 억제하고 전기모터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핫토리 타카유키 렉서스 인터내셔널 차량 퍼포먼스 리더는 현장에서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전기모터가 주행에 개입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실제 주행에서도 저속 구간과 완만한 가속 상황에서는 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엔진이 작동하는 순간도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시승 당일에는 도로 정비 구간과 도심 정체, 잦은 신호 대기가 이어졌다. 효율에 유리하지만은 않은 조건이었지만 ES350h의 시승 후 연비는 15㎞/ℓ로 나타났다. 렉서스는 올 뉴 ES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 하나만을 정답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ES350e는 매끄러운 가속과 한층 강화한 정숙성으로 전기차 시대의 렉서스다운 프리미엄을 보여줬다. ES350h는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엔진 개입을 줄이고 전기모터 활용도를 높이며, 익숙한 방식 안에서 전동화의 해법을 제시했다. 한줄평: 전기차 지각생인 줄 알았더니…전동화 모범생이 된 올 뉴 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