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당구장 이어 대형 인쇄소 취직한 '서빙로봇'
서빙로봇이 식당에 이어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 인쇄소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인쇄 업체가 상품 운반 용도로 공장에 서빙로봇을 도입해 화제다. 인쇄·굿즈 제작 업체 레드프린팅은 올해 초 공장 내부에 비로보틱스 서빙로봇 '배민로봇S 와이드' 2대를 도입했다. 이곳 공장은 사진이나 버튼, 스티커 제품을 생산한다. 하루에 주문 약 5천 건을 처리한다. 기존에는 직원이 물건을 가지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운반해야 했다. 제품은 인쇄, 코팅, 재단, 버튼제작, 커팅 검수, 포장 등 공정 라인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공간이 넓은 공장이 아닌 복도를 기준으로 방마다 역할을 분담하는 형태라서 대형 물류로봇을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환경이다. 도입한 서빙로봇 2대는 완행과 직행 방식으로 각각 운행한다. 한 대는 소량 제품을 싣고 여러 경유지를 거치도록 설정했고, 다른 한 대는 수량이 많고 잦은 이동이 필요한 작업을 돕는다. 두 로봇은 배경음과 색상으로 구분을 지었다. 이곳 로봇은 직원들과 출퇴근을 함께한다. 하루 가동 시간은 평균 6.5시간이다. 레드프린팅 직원들은 서빙로봇이 작업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직원들 피로를 낮춰줘 결과적으로 생산 업무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로봇 도입 전까지 직접 카트를 이용해 제품을 옮기던 박규태 대리는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니면 힘이 들기도 하고 카트에 발이 다치는 경우도 생겼다"며 "다른 작업하다가 실시간으로 나오는 불량품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로봇 도입을 주도한 최원기 레드프린팅 제작사업부 팀장은 "서빙로봇 도입 전에는 담당자가 30분마다 카트를 이용해 물건을 옮겨야 했는데, 담당자가 자리를 비울 때 업무 흐름이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식당에서 서빙로봇을 발견하고 도입을 계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서빙로봇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호평했다. 자동화가 이뤄지면 직원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순간적으로 생각하면 돈 나가는 상품이겠지만, 길게 본다면 직원들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장점이 많다"라며 "서빙로봇이 단순 업무를 해줄 때 직원들이 전문적인 영역에 신경 쓸 수 있어서, 결국 비용 측면에서도 절약이 된다"라고 말했다. 비로보틱스 관계자는 "최근 외식업장 외에도 스크린골프장, 당구당, 물류, 제조회사 도입사례가 생기면서 상담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서빙로봇으로 업무 편의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