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예견된 일"…가상자산 운용 '무법지대'
국내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업체가 하루인베스트가 갑자기 입출금을 중단하고 SNS와 사무실을 폐쇄하면서 소위 '먹튀'를 의심하는 시선이 커졌다. 다만 가상자산 업계는 운용 서비스가 제도권 밖에 놓여 있던 만큼 이런 상황이 나타나는 건 시간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미비한 제도에 유의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랐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13일 파트너사에서 문제를 발견해 상황 조사 및 해결을 위해 입출금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최근 내부 점검 중 위탁 사업자가 제공한 특정 정보가 허위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에게 급히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각종 SNS를 폐쇄하는 등 사업을 정리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에 투자자 자산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는 '러그풀'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단 하루인베스트 측은 러그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그풀이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 가상자산 투자자로선 운용 서비스 이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자체가 금융 당국 관할 밖에 있기 때문이다. 특정금융정보법 상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 매도·매수 ▲가상자산 간 교환 ▲가상자산 이전 ▲가상자산 보관·관리 ▲가상자산 매도·매수 및 교환에 대한 중개 관련 사업자로서 신고할 수 있다. 가상자산 예치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비롯한 운용 사업은 규정에 빠져 있다.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업계가 제도가 완비되기까지 과도기에 놓여 있는 게 사실"이라며 "투자 서비스는 수익률이 사실상 경쟁의 핵심이다 보니 무리한 운영을 하는 업체들이 존재하고, 그런 업체들이 위험하다는 심증은 갖지만 확증이 없다 보니 외부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운용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을 가진 투자자라면, 그럼에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마친 업체 서비스를 택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은 기업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 당국의 지도를 받게 되고, 사업자 불수리 처분도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며 "신고 사업자 지위를 잃게 되면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팍스가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 힘쓰고 있는 점을 일례로 들었다. 이 관계자는 "고팍스는 제네시스의 예치 상품을 중개했을 뿐 엄밀히 말하면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없으나 투자자들이 자금을 돌려받도록 해결을 모색 중"이라며 "고팍스가 전체 고파이 이용자에 대해 책임지고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힘쓰는 이유는 특금법 상 사업자 지위 유지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