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세종 데이터센터, 진도 9.0 지진도 거뜬"
“하이퍼클로바X 출시부터 최근 디지털트윈 기술 수출, 여기에 각(閣) 세종 개소까지. 운 좋게 항상 반보 앞서 성과를 냈는데, 이는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서다. 각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21세기 장경각이 되도록 큰 책임을 갖고 정진하겠다.” 6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3년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는 후대에 전해져야 한다'는 방향을 갖고,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세웠다. 10년이 지나 각 세종이 문을 열었다. 각 세종은 네이버가 그간 축적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출범한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다. 세종시 집현동 부용산 인근에 있는 각 세종은 축구장 41개에 달하는 연면적 29만4천제곱미터(㎡) 규모로 본관 지하·지상3층, 북관(서버관)의 경우 지하 3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됐다. 각 세종 서버관은 2025~2026년까지 세 차례 걸쳐 순차 가동될 예정이다. 현재 11㎏, 15.4㎏ 랙(선반)당 20킬로와트(㎾)까지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향후 최대 60만 유닛 서버를 수용해 270메가와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이곳에선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 약 100만배 수준인 65엑사바이트(EB)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최수연 대표는 “방대한 부지를 넘어, 초대규모 인공지능(AI) 세상을 맞아 고사양 서버를 담아낼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진도 9.0에도 버티는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특등급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체뿐만 아니라 랙 단위까지 적용했다. 화재 발생 시 불길이 각 세종에 닿기 전에 진압할 수 있도록 방수총을 본관과 북관, 워크스테이(심야 작업 점검자를 위한 공간)에 설치하기도 했다. 외부 조경 공간엔 스프링클러와 숨은 불씨도 발견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역시 구비했다. 자동화된 통합 관제시스템…이원화 체계로 서비스 장애 '끄떡없어' 각 세종은 자동화된 통합 관제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상주 인력을 배치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비상시 즉각 필요한 조치들을 취한다. 관제센터 모니터링 화면은 각 세종 내부 주요 공간들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와 수만개 센서를 통해 수집된 실시간 데이터로 주요 설비 온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퍼실리티 모니터링(PM), 그리고 사건, 사고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뉴스 채널 세 가지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통신 이입과 출력이 중요하다. 각 세종은 세종 변전소로부터 서로 다른 두 개 전력선을 공급받아, 한 개 전력선이 문제를 일으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전력은 전기실부터 UPS(무정전 전원공급장치), STS(이중전원장치), 서버실까지 '액티브 스탠바이'로 이원화해 공급된다. 가령 세종 변전소에서 공급되는 두 번째 선로가 중단되면 UPS에서 서버보다 빨리 정전을 인식하고, UPS가 백업 프레임을 15번 작동한 뒤 비상발전기에서 72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될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 각 세종 목표 PUE(전력효율지수, 데이터센터 총에너지 소비량을 IT 장비 에너지 소비량으로 나눈값)는 1.25. IT 부하가 차고 있는 단계지만, 1.2 내외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각 춘천이 랙당 320기가바이트(GB) 트래픽을 처리했다면, 각 세종은 800GB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확보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독립적인 기술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가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나가는 건 글로벌 시장에서도 드물다”며 “단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아닌, 슈퍼컴퓨터를 클러스터 형태로 엮어 성능을 최적화한 점에서 각 세종은 아시아 데이터센터 중 단연코 최대급”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온도 유지도 네이버 기술로…"각 세종=친환경" 데이터센터는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네이버는 각 춘천에 도입한 AMU(Air Misting Unit)을 개선해,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온도를 낮춘 NAMU(NAVER Air Membrane unit)로 고도화했다. 각 세종은 한층 진일보한 나무(NAMU-Ⅲ)를 더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나무는 기후 환경에 따라 직접 외기와 간접 외기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일자 형태로 외기가 들어왔다 나갈 수 있어 공기 저항감을 줄이고 냉방 에너지를 효율화했다. 외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는 자연 외기를 에어필터에 통과시킨 다음 바로 서버실을 냉각하고, 서버실 열기를 머금게 된 공기는 옥상 외부로 배출한다. 꽃가루나 황사, 미세먼지가 많거나 온도, 습도가 높아 외부 공기를 활용할 수 없을 는 간접 외기 모드로 서버실을 냉방한다. 또 양방향에서 자연 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채꼴 형태로 꺾어 건물을 배치했으며, 서버실에서 내뿜는 열기는 복층을 통해 빠르게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해 공조 효율을 높였다. 에너지 개선 효율성을 수치로 환산하면 AMU과 나무, 나무3 순서대로 57%, 61%, 73%다. 각 세종은 204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고 점수인 95점을 받아 LEED(v3) 최고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한 각 춘천보다 한 단계 엄격한 LEED v4 플래티넘에 도전한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각 세종 외벽에 친환경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등 자재부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설계했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 데이터센터장은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만들고자 재생에너지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며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LEED 86점 획득이 목표”라고 했다. 자동화 로봇부터 자율주행 버스까지 여타 데이터센터에선 볼 수 없는 자동화 로봇도 각 세종만의 특장점이다. 자산관리 자동화 로봇 '세로'는 IT 창고에서 핵심 자산인 서버 불출과 적재를 사람 없이 수행하고, 각 서버별 자산번호를 인식해 자산 흐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한다. 2㎜ 단위로 자산을 정확하게 집계 후 안전하게 적재한다. 3m 높이까지 적재할 수 있어, 면적당 자산 수용량을 높였다. '가로'는 서버실과 로봇 창고를 오가며 고중량 자산을 운반하는 자율 운송 로봇이다. 최대 400㎏까지 적재 가능하며, 최대 주행 속도는 2m/s이다. 가로는 작업자 개입 없이 스스로 이동하지만, 파워 어시스트 모드로 전환되면 핸들을 제어하며 수동 운송할 수 있다. 각 세종에는 세로, 가로 로봇 각각 두대씩 운영되고 있다. 자율주행 셔틀인 알트비(ALT-B)는 각 세종 직원들의 이동을 돕는다. 알트비의 '비'는 버스(BUS)를 뜻한다. 알트비는 네이버랩스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로 움직인다. 네이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트라이브(ALTRIV)'를 탑재했다. 알트비 역시 세로, 가로와 마찬가지로 각 세종에 두대 구비됐다. 세로·가로와 알트비는 네이버클라우드에 구축된 아크(ARC,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와 ARM-system (Adaptive Robot Management-system)을 통해 공간, 서비스 인프라와 실시간 연동된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로봇 현재 위치와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알버트 왕 네이버랩스 테크리더는 "사람 주변에서 일하는 로봇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맵핑, 고중량 운반·정리 제어 기술들을 녹여냈다"며 "로봇과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연결해 업무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