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분기 D램 흑자전환…내년 시설투자 확대(종합)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조7천919억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다만 3분기 적자 규모가 올해 상반기(1분기 3조4천23억원, 2분기 2조8천821억원) 보다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3분기 D램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주 등에 힘입어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은 9조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7.5% 감소했고, 지난 2분기 보다 24% 증가했다. 순손실은 2조1천847억 원(순손실률 24%)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26일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경영실적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대표적인 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분기 대비 매출은 24%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3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HBM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대비 출하량이 약 20% 늘어났고, 평균판매가격(ASP) 또한 약 10% 상승했다. 낸드(NAND)는 전 분기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SSD(Solid State Drive) 판매 확대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한자릿 수 중반의 성장을 기록했다. 낸드 ASP는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한 메모리 감산에 따른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메모리 수요가 하반기 들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재고가 연말에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고, D램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중에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 D램과 낸드 산업의 전체 생산 증가율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내년에 플러스로 전환되나 한자릿 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내년 HBM 캐파 솔드아웃...2025년 캐파도 고객사와 논의중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형 AI 붐과 함께 시황이 지속해서 호전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 시장 성장에 힘입어 내년도 HBM3와 HBM3E 캐파가 모두 주문 완료(솔드아웃, sould out)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 고객사로 엔비디아, AMD 등을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 HBM3E은 고객 추가 문의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을 포함해 중기적으로도 다양한 AI 플레이어들과 잠재고객, 프라이머 벤더(핵심 공급사) 등과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논의하고 있고, 고객들도 당사의 제품력과 대규모 양산 경험을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HBM2에서 HBM3, HBM3에서 HBM3E, 그다음 HBM4으로 제품 전환 속도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라며 "이런 점은 우리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고, 대다수 고객사 및 파트너사들과 2024년뿐 아니라 2025년도 캐파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이 향후 5년간 60~8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 10% 중후반 정도로 예상하고, SK하이닉스 비중은 이 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내년 시설투자 올해보다 늘린다…선단 공정에 집중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올해보다 늘리기로 결정했다. 다만 투자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 투자 우선순위를 고려해 증가분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작년 투자 규모는 19조원으로, 올해는 작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증가하는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려면 올해와 같은 수준의 투자와 생산 규모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특히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 투자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주력제품과 TSV를 중요한 투자 영역으로 보고 있다. 또 2024년 말까지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공정전환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는 "투자 증가와 가동률 회복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점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업계 전체적으로 감산 전 최대인 2022년 4분기 캐파 수준으로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낸드 당분간 보수적 운영 유지..."키오시아·웨스턴디지털 합병 동의 안해" SK하이닉스는 D램 보다는 낸드의 업계 재고 수준이 높은 상황임을 고려해 낸드의 보수적 생산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업계 전반에 걸쳐 진행된 웨이퍼 투입 감소는 주로 레거시(구형) 공정 제품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아울러, 내년도 시설투자 역시 생산량 증가(Capa-up) 보다는 선단 공정으로 전환을 위해 우선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는 원가절감의 제약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ASP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적절한 자원 배분을 통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해 사업 변동성을 축소시키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생산업체인 일본 키오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경영 통합 추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양사 통합에는 키오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 동의가 필요하다. 키오시아 최대 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 특수목적법인(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를 통해 2018년 키오시아홀딩스에 약 4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15%가량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동의하지 않는 구체적인 사유는 당사와 배인캐피털 간 비밀유지 계약으로 인해 언급할 수 없지만, 주주는 물론이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